미국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기란

한국 친구들은 축복받았다고 말하지

by Bora

한때 한국에서의 취업을 희망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한국에 있던 친구들은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 글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 생각 & 느낌입니다.)




내 인생의 절반, 15년을 미국에서 살아가면서 느낀 점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라는 것이다. 분명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함께 하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바탕에는 개인주의적인 사상이 깔려있는 것은 분명하다.


직장을 구하기 전, 한국 사장님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일과 관련된 업무는 물론, 개인적인 일, 하다못해 자녀의 전학 문제와 쓰레기통 주문까지 시키는 걸 보며 이게 맞는 건가 싶었다.

공문서들을 읽어보고 처리해야했고 퇴근 시간에 퇴근할 때도 눈치가 보였다.

이런 게 직장 생활이라면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미국에서 살면서 미국 사람들처럼 개인주의적으로 바뀐 건지, 나의 삶을 바꾸라고, 일에 맞추라는 식의 업무요구가 너무 싫었다.


그러고 나서 미국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

회사는 Non-profit Organization으로 직원이 다 해서 17명정도 되는 회사였는데 아시아계 인은 내가 혼자였다. 지극히 미국스러운 회사에서 혼자 동양인으로 일한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고 또 두렵기도 했다.

내 두려움과는 반대로 직원들, 상사들은 나를 배려해주는 것이 느껴졌고 또 일개 말단직원이 아닌 동등한 한 사람으로써 대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일을 하면서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2-3시간에 한번씩 법으로 휴식을 취하게 되어있다면서 잠깐 나가서 커피 사서 오라던지, 오늘은 업무가 그리 바쁘지않으니 점심시간을 평소보다 더 길게 써도 괜찮다고 하기도 하고. 한가한 날이면 평소보다 30분 일찍 퇴근해도 좋다고 하는 상사와 일한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예전 한국 사장님 밑에서 일할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을 때도 직원들 모두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를 더 좋아하는터라 한국같이 우르르 몰려가서 함께 상사가 고르는 메뉴를 억지로 먹지 않아도 되었다. 델리에 가서 샌드위치 하나에 물 한병 사들고 가까운 잔디밭이나 벤치에 앉아서 점심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다. 점심시간에는 일과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면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정해진 시간에는 퇴근을 하라고 종용한다. 그 시간보다 더 남아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이 무능해서 해야할 일을 주어진 시간에 못했다는 뜻도 되며, 또 그렇게 남아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할 만큼 급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인드 덕분에, 일을 끝내고 퇴근하고나서는 직장에서 따로 연락한다던가 터치하는 부분은 절대, 네버 없다.


한번은 여름 내내 휴가 없이 쭉 일하고 있을 때, 내 직속 상사는 요새 피곤해보인다며 몇 일 정도 휴가를 내고 쉬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휴가를 쓰지 않는 직원에게 휴가를 다녀오라고 권유하는 회사.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비교해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이런 장점들보다 나를 힘들게 하는 다른 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확실히 일을 하는 환경에 대한 조건을 따져본다면, 왜 그 때 친구들이 반대했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내가 미국화된것일수도 있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으로 바뀐 것일수도 있다.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기도 할 것이다. 티비나 인터넷으로 보고 듣고 읽은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우리는 회사에 젊음과 청춘을 바치며 열정페이도 감사하게 생각해야하는 존재는 아닌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회사에 이바지가 되면서 나의 능력도 향상이 되는, 비례하며 나아가는 관계가 되어야할 터인데, 청춘을 바치고 열정으로 일하라는 한국의 직장문화는 내게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다. 어디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느냐에 따라, 어떤 환경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어떤 대우, 어떤 존중, 어떤 취급을 받으며 일하냐에 따라 내 개인적인 삶의 행복의 수준까지 결정되기 때문에.


"한국이 싫어서"라는 장강명 작가의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조금씩 더 느껴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