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9일 스페인에서의 첫번째 집을 계약하다.
스페인에 입국한지 그리고 한국을 떠나온지 한 달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시점이다. 그동안 마음을 졸였던 것중 가장 컸던게 바로 집이었다. 처음 한국에서 일주일간 임시 숙소를 예약했었다. 일을 함께 해주시는 한국인 분과 현지인 변호사분께서는 일주일이면 집을 구하고도 남는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우리도 일주일이면 되겠거니 하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현지에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였고 예약한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을 했을때는 밤 열두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장시간 비행에 지칠만큼 지쳤었다.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곯아떨어졌고 아침 7~8시 사이 다들 눈을 뜨게 됐다. 시차적응이라고 할 것도 없이 오전에 마트에 갔다와서 밥만 얼른 해먹고 나가 변호사와 함께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만났다. 아마 그때부터 부동산의 삐그덕거림은 시작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들어오기 전부터 계속 알아봤던 집들을 나열했고 문자가 가능한 사람은 내가 직접 문자보내서 약속날짜를 잡았고 전화통화를 하거나 부동산에서 내놓은 집들은 변호사가 연락을 하는걸로 쌍방연락을 취하고 있었다. 10번의 연락을 하면 답장이 오거나 연락이 되는 사람은 3~4명이 전부였다. 부동산들도 너무나 연락이 되지 않아서 받을때까지 전화를 해도 도통 연락이 닿질 않았다. 그러기를 며칠째 반복을 하다보니 사실 마음이 불안해지는건 어쩔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 두번째 방법을 생각해낸게 바로 단기임대였다. 예상치도 못했던 돌파구였고 한국이었다면 생각을 했겠지만 한국이 아니라서 애초에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지인이 직접 언급을 해줬고 주말 밤낮 없이 날 대신해 일을 해주고 함께 고민을 해주는 사람들이 고마워서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플랜B,C를 고민하고 실행하려고 했어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버렸고 한국에 말짱한 집을 냅두고 왜 남의나라에 와서 돈써가며 이러고 있는지 내가 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무렵, 정말 더 늦어지기전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했던 것 같다. 가족들에게 말을 하거나 티를 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평생을 살아온 인생동안 가장 크게 고민을 하고 생각을 했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가 뭐라도 다시 생각하고 시작을 할 수 있겠지만 사실상 내가 선택했던 두번째 해외살이에 대한 삶은 시작도 안해보고 사소한 핑계를 대며 스스로 기회를 걷어차고 실패를 자처한 것 밖에는 안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기가 생겼다. 나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라서 나는 박또르라서 악착같이 결과를 내보자는 생각으로 바꿔버린 것 같다.
그 결과 단기임대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내 스스로 생각과 고민을 해가며 스페인어를 쥐어 짜내가며 결국은 집을 구했다. 이사날짜를 잡았고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보증금도 보냈고 한국인이자 외국인인 우리들을 이해하고 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단기임대라서 10월말까지만 그 집에서 살 수 있지만 적어도 10월말까지는 집걱정 없이 충분히 다른 집을 보러 다니면서 여유롭게 다른 집을 구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될거라고 믿어의심치 않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