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이지만 나는 한국인이다.

2025년 6월 11일 집이 있어서? 아니면 집이 없어서?

by 다정한 똘언니

요즘 스페인은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쩌면 없는 중이라고 하는게 가장 정확할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여행객들한테 집으로 돌아가라고 물총을 쏘거나 침을 뱉고 물건을 던지는 등 각종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 뉴스기사를 보면서 마드리드 사람들은 바르셀로나를 손가락질하며 마드리드로 오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외국인 입장인 내가 스페인을 바라볼 때, 이 나라는 사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특이한 것은 없다. 그저 유럽이라는 것과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가 있다는 것, 프라도 미술관과 왕족들이 지내는 왕궁이 있는 마드리드, 알람브라의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 오렌지하면 떠오르는 세비야, 클럽의 섬 이비자 섬, 환상적인 숙소뷰를 가지고 있는 마요르카, 윤식당의 촬영지가 있는 테네리페 섬 등등 나열을 끝까지 다 하지 못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고 보존되어 있는 과거가 많은 곳이다.


지구상 어느나라라도 이런 관광지의 역할을 하는 나라별 고유의 문화유산들은 다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경복궁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은 문화유산들이 있고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인 곳들도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유럽은 좀 더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유럽이라는 그리고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선택한걸테니까..


바르셀로나에서 일부 세입자들이 쫓겨났다는 뉴스 기사를 봤다. 9년 이상을 잘 살고 있는 세입자를 무작정 쫓아냈고 집을 구할 시간은 단 2주밖에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집이 빈 순간부터 그 곳은 여행객들을 받을 수 있는 에어비앤비로 둔갑했다. 이게 바르셀로나의 시위의 이유이다. 지금 세입자들은 집을 구할수도 없고 구하더라도 월세가 평소의 두세배 가까이 올라버렸으니 어디가서 살 수 있는 상황이 못되는 것이다.


나만 봐도 그렇다. 이 섬에서 고작 한 가족이 살 집을 구하는데 무려 한달이 걸렸다. 심지어 이 마저도 임시숙소이고 단기임대라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한달 1100유로.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하자면 4개월 17일을 사는데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비용이 다 포함된 가격으로 월세를 낸다. 원화로 17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략 175만원정도? 방은 두개, 욕실 한개, 작은 창고방이 하나 있지만 집주인의 짐이 있어서 사용불가, 작은 베란다, 주방 겸 거실. 마치 예전 우리 호반아파트에 살 때를 보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앞으로 나는 집을 또 다시 새로 구해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들이 들어오려면 이 집에서는 단기임대라 이도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다른 도시들이랑 상황이 다를바 없는 이 곳에서 또 다시 소리없는 부동산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한국이나 여기나 지구촌 모두가 그런건지.. 부동산은 늘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인 애물단지 같은 존재이다.

채광이 정말 잘 들었던 연장을 3주나 했던 숙소. 청소할 분들은 늘 피곤할 것 같다.
지난 3주간 늘 비슷한 시간이 봐왔던 먼 바다뷰. 섬의 장점은 뷰에서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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