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이지만 나는 한국인이다.

2025년 6월 20일 권리금이란 과연 무엇일까?

by 다정한 똘언니

우리가 한국에서 자주 마주하는 권리금이라는 단어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권리금. 사전상의 의미로는 내가 운영하고 있는 어떤 상가에 대해 좋은 자리이자 잘 닦아놓은 상가자리를 타인에게 넘겨주면서 내가 만들어놓은 장점들에 대한 일종의 내 노력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비용을 이야기 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내가 있는 이곳 스페인도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나 또한 가족들과 함께 아이들에겐 더 나은 교육환경, 우리 부부에겐 좀 더 나은 사업의 기회를 잡아보고자 이 머나먼 스페인까지 오게 됐다. 과거 남미 페루에 갔을 때는 정말이지 한없이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지금 스페인에서는 그때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정말 아는 것도 없었고 언어도 통하지 않아 무대포처럼 그렇게 지냈다면 지금 스페인에서는 어느정도 언어도 되고 예전의 실수들을 만회할 정도는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 때, 자기 전 댕근마켓으로 올라오는 부동산 몇 곳을 보게 됐었다. 우리가 거주하는 아파트 1층에 상가들이 쭉 있는데 그 중에 족발집, 치킨집, 호프집 등 다양한 업종의 매장들이 인수해갈 사람을 찾고 있는 광고들이었다. 호프집은 역전할매 였는데 완전 오토로 돌아가는 매장이었고 사장님은 직장이 있는 직장인이라 밤장사를 해야하는 호프집의 특성상 아르바이트 3명을 두고 사장님은 마감비용만 받는 풀오토 매장이었다. 매출이나 보증금, 월세를 보니 아주 나쁜 금액은 아니었다. 권리금으로 5000만원을 적어놨었다.


두번째로는 바로 그 호프집 옆에 있던 푸라닭 치킨이었는데 보증금, 월세는 거의 비슷했고 월 매출에 대해서도 올라왔다. 순매출로는 한달 500만원이 살짝 안되는 순매출이라고 했다. 권리금은 받을 정도는 안된다고 판단을 한다는 글과 함께 광고가 올라와있었다.


세번째로는 족발집이었는데 권리금은 3500만원, 순매출은 1200만원이 넘는 금액이라고 사진으로 매출에 대한 내용을 다 올려놨었다. 보증금, 월세는 다른곳과 다를바가 없었고 다만 한 가지 당부사항을 올려놓으셨더라.


-인수해가시는거니까 부디 반오토나 풀오토로 직원들에게 맡기지 마시고 사장님이 되실 인수자분께서 직접 단 몇시간이라도 근무하실 분을 구합니다.


스페인으로 건너온 뒤, 단기임대지만 집이 생겼고 한시름 놓고 요즘은 시도때도 없이 가게자리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도 권리금이라는 항목이 존재를 한다. 스페인어로는 Traspaso/a.

그런데 문제는 정말 말이 안되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정말 몫이 좋은 자리의 자릿세 명목의 권리금이 50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때, 여기서는 자리를 떠나서 내가 운영하는 이 가게 안에 있는 모든 기구들을 싹 다 가져가는걸 권리금이라고 하고 거기에 자리까지 좋다면 1억을 넘게도 부른다는 충격적인 현실에 마주하게 된 것이다.


10곳을 넘게 발품팔아가며 여러 매장들을 돌아보고 있었다. 월세가 높은건 사실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보증금 수천만원에 월세 얼마 이렇게 된게 아닌 보증금은 내야 하는 월세 한두달치가 보증금이고 월세 한 달치를 내고 총 2~3개월치를 내고 그 후에 가게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인데(물론 집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식당을 하던 곳에서 한국식 분식집을 한다고 하면 과연 내가 쓸 수 있는 주방기구들이 몇 가지나 될까?


이번주 금요일에 실제로 보러 가기로 한 이탈리아 식당이 한 곳 있다. 사실 그 곳은 계약을 할 생각이 아예 없다. 하지만 많은 곳들을 보면 나에겐 좋을 것 같아서 부동산 친구와 함께 같이 가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요구를 한 권리금은 67000유로. 원화로 1억하고도 500만원이 넘어가는 금액이다. 위치상으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탈리아 식당에서 내가 쓸 수 있는 특히 한식을 만들 수 있는 조리도구가 과연 얼마나 된단 말인가.


나에게 맞지도 않는 타인에게 맞을지 아닐지도 모르는 상황들을 그저 내가 돈 주고 샀지만 돈 주고 버려야 하니까 처리불능의 기구들을 말도 안되는 비용을 받아가며 넘기다니.. 이거야 말로 진짜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이야기를 한다. 해외살이에 대한 해외생활에 대한 큰 로망들? 하지만 우리는 로망이 있을거라고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왔기 때문에 답답하기는 해도 화는 나지 않는다. 내 블로그에 끊임없이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다들 너무나 희망찬 이야기만 한다. 과연 해외생활이 희망차기만 할까? 희망보다는 어둠이 더 많고 어둠을 희망과 현실로 바꿀 수 있는건 내 자신이라는걸 명심 또 명심하고 시작해야 한다는걸 다들 잘 알고 있었으면...

라스팔마스인데 마치 바르셀로나의 구엘공원 디자인처럼 만들어놨다.
쇼핑몰 KFC에 오징어게임 이벤트로 매운 후라이드 치킨을 판매중이었다. 간장치킨이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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