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이지만 나는 한국인이다.

2025년 7월2일 눈뜨고 코 베일수도 있는게 바로 해외다!

by 다정한 똘언니

정말 한 가지씩 해결이 되어가고 있는 이 현실이 너무 신기한건 사실인 것같다. 다만, 한국 계좌는 점점 잔고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과 한번씩 한국에 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것도 무시를 못하는 사실이다. 지금 있는 집 주변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비어있는 상점이 하나 나왔다. 집이랑 가깝고 눈에 보이는 즉시 바로 확인을 하러 방문을 했다.


역시나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장소였다. 겉은 문이 잠겨 있어서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우리를 자주 도와주는 부동산 친구 Ivan에게 연락을 했다. 흔쾌히 해당 장소에 연락을 했고 바로 약속을 잡아줬다. 다음날 아침이 되서 Ivan과 함께 해당 장소에 방문을 했다. 저 멀리서 헐레벌떡 외국인 한 명이 다가왔다. 우리를 보자마자 인사를 했고 본인이 가게에 대해 광고를 올린 사람이라고 이야기 했다.


스페인은 0개월 아이들의 옷도 있어서 진짜 인형옷 같은 사람옷이 정말 많다.

우리를 보자마자 인사를 하며 너무 반가워 하던 이탈리아 사람. 그 사람도 이탈리아 사람이었다. 지난번 이탈리아 식당 하던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너무 말도 안되는 권리금에 대한 속음을 당한지라..사실 크게 좋게 보이는건 아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참 파격적인 제안들을 해오기 시작했다.


광고에 나와 있던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중인데 만약 인테리어를 여기서 멈춘 상태로 들어올거면 권리금 15,000유로

-인테리어를 계속 해서 본인 원하는대로 인테리어 방향을 변경해서 들어오면 권리금 25,000유로

-월세는 1000유로


처음 전화를 했을 때, 이탈리아 사람은 Ivan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인테리어를 하는 중이지만 10,000유로만 받겠다, 테라스 비용으로 1,700유로를 들였으니 그 비용만 줬으면 한다, 다만, 5000유로씩 나눠서 줘도 상관없다.


매장을 볼 겸 직접 만난 그 날, 그 사람은 또 말이 바뀌어 있었다.

-테라스 신청하고 승인까지 기다리는 중이지만 들어간 돈이 1,700유로다, 하지만, 그 돈을 안 받겠다, 승인이 나면 그냥 사용하셔라, 그리고 인테리어도 너희가 해달라고 하는대로 지금부터 변경을 해주겠다, 10,000유로만 내면 된다, 돈은 천천히 줘라, 이 인테리어는 3주면 끝날것이다.


갈수록 금액이 점점 내려갔고 알 수 없게 자꾸만 급해보이는 그 사람이 뭔가 이상해 보이기도 했고 혼자 마음이 급한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그 분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지금부터는 그분의 TMI이다.


-나에겐 아들이 하나 있어. 난 이탈리아 사람이고 아들과 함께 피자, 파스타 사업을 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왔어. 얼마 안됐지. 하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이 짧은 시간동안 아들은 스페인 여자를 만났어. 그리고 집을 나간 뒤, 이탈리아로 돌아가버렸어. 난 피자 화덕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화덕용 주방을 만들어야 해. 그런데 아들이 없어서 사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넘겨야 할 것같아. 난 피자가게로 인테리어를 하려고 했지만 네가 하려고 한다면 네 방향으로 인테리어를 바꿔줄 수 있어. 대신 네가 나한테 돈을 주는건 조금씩만 줘. 난 괜찮아.

백화점 입구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구매한 수제버거. 맛은 있는데 짜고 비싸다.

참 황당하면서도 기구한 사연이었다. 사실 믿지도 않았지만 안 믿지도 않았다. 우리나라만 봐도 아니? 당장 내 현실만 들여다봐도 얼마나 황당무계한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생각해본다면 그 사람의 말이 영 틀린말은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하지만, Ivan은 좀 다르게 생각했다. 그 동네에 살고 있던 Ivan은 본인이 좀 더 알아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위의 기구한 사연을 뒤로 하고 일단 그 매장만 봤을 때, 우리한테는 크게 도움이 되거나 쉽지 않을거라는걸 너무 잘 알 수 있었다. 이유는 딱 한가지. 그 곳은 원래 카페테리아, 식당 등을 하던 곳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라이센스는 있다고 했지만 그 곳은 조리대가 없이 운영되던 편의점 같은 작은 슈퍼였고 슈퍼는 이 곳에선 캔에 든 음료수 밖에 판매를 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라이센스를 올바르게 체크를 한 뒤, 불가능한거라면 라이센스를 새로 취득하는 등의 다양하고 복잡한 일들이 한 가득이라서 사실 패스를 해야 한다는 국룰의 내용이 있다.


일단 의심이 되는 것 중 한가지는, 그 곳의 주방이라고 하는 공간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있는 공간이었고 천장이 다른 매장보다 이상할 정도로 넓어서 왜 이렇게 된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 이탈리아 사람은 본인이 화덕 때문에 밖으로 환풍기 공사를 해야해서 천장을 다 뜯어냈다고 했다. 식당이나 카페테리아를 할 수 있는 사이즈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천장은 다 뜯겨있고 이제 막 다 뜯어놓은 그 공간에서 3주면 공사가 다 끝난다는 이야기를 하는 등, 진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너무 주절주절 떠들고만 있었던 것이다.

Triana시내에 한 두번씩 나와서 분필로 길거리 예술을 하는 분인데 정말 그림을 잘 그리신다.

Ivan은 그 근처에 있는 과일가게에 들러 해당 매장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을 했다.


Ivan: 나 여기 빈 가게에 대해서 알아보는 중인데, 내 한국인 친구들이 카페테리아를 운영하려고 가게를 찾아보고 있어. 저 가게에 있는 사람이 이탈리아 사람이던데 어때?


과일가게: 한국사람들이 여기서? 그러면 너무나 좋지! 근데 나는 추천을 안 할거야.


Ivan:응? 왜?


과일가게: 저 사람 이탈리아 사람이고 여기 와서 저 가게를 계약하고 공사를 하고 있는지 1년째야. 저기 너도 알지? 원래 편의점 있었잖아. 근데 그때 환풍기가 없었어. 라이센스는 있었지만 환풍기를 안 달았고 물건도 팔고 자기들 식사용 주방은 뒤에 작게 주인이 만들어줬더라고. 그런데 저 이탈리아 사람은 오자마자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했는데 주인과 이야기가 충분히 되지 않았어. 주인은 환풍기를 달지 말라고 했고 저 남자는 그거 무시하고 다 뜯어내고 난리가 났었어. 그래서 주인이랑 싸우고 난리가 났어. 그리고 테라스에 테이블 허가를 받는데 주인이 허가를 해줘야 하는데 서명도 안 해주고 테라스도 1년째 저러고 있어. 저기 공사 절대 안 끝나.


그랬다. 이탈리아 사람은 아들의 이야기는 모르겠고 1년 전, 이 곳에 와서 피자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해당 장소를 렌탈하고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공사를 하는 도중, 계약서 내용과 달리 주인이 하지 말라고 하는 행동들만 골라서 하는 등, 결국 미움을 샀고 주인에게 잘 부탁하면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을 스스로 거절하도록 만든 셈이었다.


건물의 문화적 보존가치가 있어서 천장을 뜯지 말아달라고 했으나, 그 사람은 철저히 무시를 하고 다 잡아 뜯어버린거고 그로인해 본인도 사람인지라 돈이 들어가는 문제고 생활이 들어가는 문제라서 앞이 안 보이니 다른 사람에게 떠 넘기려고 했던 것. 얼마 전, 해당 가게의 광고가 어플에서 사라졌었는데 이틀 뒤, 다시 복원이 된걸 보니, 만만한 사람 하나가 계약을 하겠다 했다가 아마 그게 어긋난 모양이었다. 아직도 그 상업시설은 광고가 올라가 있다. 아 물론! 지난번 1억 넘는 금액을 부른 이탈리아 식당도 여전히 그대로다. 그 부동산 사람이 나한테 따로 전화, 문자까지 왔던건 안 비밀.


유럽, 스페인, 해외살이. 이런것들에 보통 사람들은 다 꿈이 있고 멋져보이는 지경까지 이른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정말 큰 마음과 대단한 정신을 갖고 있지 않다면 비추천을 하고 싶다. "그런데도 당신은 이미 나가있잖아요!!"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지금 당장 아이들이 없었거나 (한국에서 아이를 안 키운다는 조건) 결혼을 했거나 또는 안 했거나 라고 한다면 한국에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리고 신랑이 다시 해외를 나가자고 (페루 다음으로) 결심을 하게 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큰 애의 말도 안되는 학교폭력의 스트레스, 학원에서 일어나는 아동 성추행 사건, 아이들의 무개념적 생각과 행동들, 그 아이들의 학부모들의 대처까지 아주 환장 콤보로 아이들과 부모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환경 자체가 힘들다는 것. 짜증나고 말도 안 통하고 문화도 성향도 너무 달라서 서로 이해를 해야하고 올바르게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계약서고 뭐고 다 실수 그 자체가 될 수 있다는게 너무 불안한 매일인건 사실이다. 해외살이가 당신의 꿈이라면, 한 번쯤은 다녀와보는걸 추천하는데 그때, 내가 여행을 간 것처럼 즐기며 지내는게 아니라 진짜 여기 사람들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을 꼭 한 뒤, 현지생활을 잠시라도 해보고 그 뒤에 결론을 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복잡한 비자 시스템과 신청하기도 어려운 그런 내용들부터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문화, 생각, 내 마음같지 않은 이 나라의 법까지 다 내가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멘탈이 있고 여유롭게 웃어줄 수 있다면 한 달이라도 살아보기를 해본 뒤, 결정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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