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나는 몇 년전 남미 페루에서 거주를 했었고 그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사외대라는 곳을 입학했었다. 그리고 스페인어 학부를 전공했는데 사실 회화가 되는 언어를 배우려면 대학교는 좀 아닌 것같다.
여하튼 나는 페루때부터 생존 스페인어를 해왔고 스페인이 무산된 지금까지도 스페인어는 꾸준하게 공부하고 있다. 또한, 원서읽기나 이런 것들도 끊지않고 꾸준하게 계속하고 있는 중이라서 언어는 꼭 마스터를 하고 싶다는 스토리다.
그렇다보니 페루나 스페인이나 한국인 지인들이 생기기도 하고 현지인들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현지에 살고 계신 지인들 같은 경우에는 주로 현지에서 거주를 한지 오래 된 분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서도 내가 한가지 간과를 했던게 있다. 그 분들은 대부분이 결혼비자 또는 커플비자 등으로 현지에서 거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 신청하고 발급받는 기간까지 어려움이 있긴 했을테지만 우리랑은 다소 다른 양상이 있다.
그분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살고 계시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빌바오 등 내가 살려고 했던 라스팔마스보다는 훨씬 대도시이다. 나는 지방 섬지역 소도시이고 지인들은 수도 또는 대도시들에서 살고 있는 셈.
작년 5월달에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스페인을 입국할 때 바르셀로나로 도착을 했었다. 그때 바셀에 사는 지인분이 부탁하신 멸치랑 몇가지를 가져다 드렸는데 그 분이 말씀하시기를 "그래도 살려면 대도시에서 살아아해요" 라고 하셨다.
그말이 맞긴 하다. 이미 페루에서 한 차례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지방보다는 수도나 대도시에서 시작을 하는게 어쩌면 맞을 수도 있다. 그래서 페루때도 우앙까요(Huancayo)라는 지방에서 시작하려고 했다가 다시 리마(Lima)로 내려와서 새롭게 시작을 했었던 적이 있어서 그 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이라서 좀 달랐다고 생각했다. 개도국이라서 선진국이라서가 아닌 그냥 스페인이라서 좀 다르지 않을까? 모든 도시들이 제 2의 수도, 제 3의 수도 라고 칭하니까 당연히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있었다.
대도시들은 이민청 방문예약 잡는 것도 너무 힘들고 (거의 기본 예약이 2~3개월씩 밀려있다고 한다.) 예약이 힘든만큼 접수되는 업무도 많을거라서 업무처리도 너무 느리다는것 또한 단점이었기 때문에 지방으로 택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오산이었던건 아프리카에서 밀고 들어오는 난민들의 수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것과 1년 365일 중에 이 사람들이 공식적으로 합법적으로 대놓고 휴무라고 하는 날들이 200일 이상이며 일처리의 속도가 대도시와 별반 다를게 전혀 없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이리저리 움직인 결과 대사관에서도 생소해하는 자영업비자를 취득했고 남은 가족 재결합비자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충분한 상의를 했고 라스팔마스 이민청에서 안내를 해주는대로 미성년 아이들의 거주허가를 먼저 신청했다.
그렇지만 돌아온 결과는 "불허한다" 였다. 이유는 내 비자가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들이 안내를 한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용납을 할 수 없었고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던 중 한국으로 돌아올 날짜가 되어 귀국을 하게 됐다.
다른 지인들이 말 했던 것처럼 내가 만약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세비아, 빌바오 등 이런 다양한 대도시에서 시작을 했더라면 같은 이민청이었어도 오안내가 없었을까? 아니면 승인을 허가 해줬었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다. 생각은 생각에서 꼬리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고 나도 모르게 자꾸만 수렁으로 빠지는 것같은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뭐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된 것같은 그런 느낌이 너무나 강했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아마 내 인스타 스토리를 보고 다들 놀랐을터..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스페인을 준비한 걸 아는데 이게 엉망이 된 것같아 보이니 걱정의 연락들이 여기저기서 오기 시작했던 것같다.
그러던 중 다양한 분들에게 각자 자기들의 비자스토리를 듣게 됐는데 내가 잘못된건 사실 예견됐던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몇 년이상 거주를 하던 분들도 이유를 불문하고 느닷없이 거주 갱신이 거절되기도 하고 성인들은 거주 연장이 됐는데 아이들만 거절이 되서 언제까지 출국하라고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은 "아, 선진국이라고 말 할게 아니라 내가 살던 중남미보다 개도국이라 불리는 곳보다 행정이나 사람들의 인식이 엉망구나" 이 생각이 딱 들어버렸다. 사람들은 매우 부러워 했었다. 그리고 대단하다고들 이야기 했었다.
어떻게 아이들을 데리고 그 먼 곳까지 갈 수 있었느냐고, 언어가 되느냐고, 거기선 어떻게 뭘 먹고 사느냐며, 늘 외국인들을 보면서 바다도 보고 좋겠다며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마치 지옥이라는 듯이 이야기를 하곤 했다.
당신들이 살고 있는 당신들의 나라와 당신들의 세상은 천국은 아닐테지만 지옥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