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스페인도 문제는 결국 부동산..

by 다정한 똘언니


한국에서 나는 내집마련을 해본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같은 경우는 내가 결혼을 하고 만 12년동안 정말 악착같이 안 입고 안 먹고 안 쓰고 죽으나 사나 모은 돈들로 법원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던 집.


그런 집을 두고 스페인으로 가기로 결정을 하기 까지 사실 우리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누가 나가라고 하지도 않고 월세 낼 날이 돌아오는걸 기다리고 있지 않아도 되는 그런 집. 우리는 언제나 늘 집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집 때문에 정말 무던한 노력을 했던 것같다. 전세로 살아본 기억은 딱 한 번, 그것도 LH전세임대에서 살아본 기억이 있고 그 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월세에서만 거주를 했었다.


돈이 많아서 월세 거주를 했느냐고? 아니. 그건 더더욱 아니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월세로 거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월세로 살고 있어도 우리는 불행하거나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 적없이 생활을 해왔다.


그렇게 애써가며 결혼생활이 만 10년, 11년, 12년이 지나고 있을 무렵, 법원경매를 통해 31평 아파트를 받을 수가 있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것같다. 김오빠의 평생 소원이라고 했었던 이사 그만 다니고 싶다는 말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 우리는 스페인행을 선택했다. 물론 한국의 집은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이 집까지 정리를 해버리게 되면 아무래도 우리가 오갈곳이 없어지는 것같아 집을 팔아야 하는거냐는 김오빠 질문에 잠시 보류를 하자고 했었다.


그렇게 스페인으로 시장조사를 향해 건너갔다. 그때는 별 문제가 없었다. 도시별로 돌때도 그렇고 우리는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결정하기만 하면 됐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고 숙소의 이동시간만 좀 걸렸을 뿐, 문제를 몰랐다.


막상 2024년 5월 모든 비자들을 정리한 뒤, 스페인 라스팔마스에 입성을 했을 때부터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로 다가왔던 것은 바로 집이었다. 어쩌면 다른 분들 같은 경우에는 집을 쉽게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누군가 보증을 서주면 될테니까.. 또는 1년치 집세를 다 주면 될 테니까..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할 이유도 없었다. 집을 구하기 위해 진짜 몇날 며칠을 고생을 했지만 우리에게 집을 내준다는 사람은 정말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하물며, 괜찮은 사람이라서 우리를 선택하고 싶다고 한 사람조차도 "미안해, 우리 아들이 안된다네" 라는 핑계를 대가며 집을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때부터 이중고가 시작됐던 것같다.


스페인 어느 지역이나 사실 정말 비싸고 또 비싼건 사실이다. 스페인 정부 자체에서도 요즘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정도로 대서특필이 되는 내용은 바로 부동산. 일반 가정집이 있는 사람들이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사업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무작위로 불법으로 에어비앤비에 집을 내놓는다. 그렇다보니 여행객이나 단기숙소를 구하는 이들에게는 정말 편하고 좋은 집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 집을 구해야 하는 생활권 반경의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되는 그런 경우.


바르셀로나에서는 실제로 여행객들을 보면 물총을 쏘거나 시비를 거는 등, 폭력사태가 빈번하게 발생을 한다. 여행객이라면 합법적인 호텔을 가라는게 그들의 취지이다. 왜냐하면 여행객들이 이용하게 되는 에어비앤비, 즉, 일반 가정집을 여행객들에게만 내주는 집주인들 때문에 실제로 바셀에서 거주를 하는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정작 집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을 구했다 치면 평소의 월세보다 2배 이상은 비싼 가격으로 구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공급은 없는데 수요만 많은 상태다보니 정말 애석한 일이 발생을 하고 있는 것.


스페인 정부에서는 스페인 전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상황을 해결하지 않는다. 대통령에게 욕을 하고 국회의원들에게 달걀을 집어 던져도 그냥 그때뿐이다. 정말 진짜 해결책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있던 라스팔마스도 사실 다른건 없었다. 특히 바셀이나 마드리드, 다른 스페인 도시들처럼 동일하게 여행객들이 1년 내내 오는 곳이라 훨씬 더 어려우면 어려웠지 쉬울리가 없는 그런 곳이었다. 그렇다. 우린 그런 곳으로 갔던 것이다.


집을 구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상점을 구하는 일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권리금이랑 그들이 말 하는 권리금은 아주 달랐다. 우리는 보통 부동산 계약을 하게 되면 원상복구의 의무가 주어지는데 그들은 달랐다.


한 예로, 이탈리안 식당을 하던 곳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하고 싶었지만 권리금을 7만 유로(현재 환율로는 원화계산 시, 1억 2천 정도)를 요구했다. 그런데 주방부터 벽에 박힌 못 하나까지도 그대로 두고 본인들은 몸만 빠져나가는걸 권리금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쓰레기로 버리게 된다면 들어가는 사람이 직접 버려야 하는거고 돈 들여 버릴 쓰레기들도 알아서 들어가는 사람이 해결을 해야한다고 했다. 게다가 월세도 굉장히 독특한 상황을 만들었는데, 상가주인에게 월세+세금 이렇게 내야 한다.


즉, 월세가 1000유로라면 거기에 7~9%를 추가로 더 계산해서 추가로 상가주인에게 월세로 납부를 해야한다. 그리고 모든 세금은 3개월에 한 번씩 목돈으로 납부를 해야한다. 정말 돈을 모을 수 있는 구조는 절대 아니라는 것.


뭐, 이유가 어쨌던 다 떠나서 모든걸 받아들인다 가정을 하더라도 말도 안되는 금액의 권리금과 새로 모든걸 시작해야 하는 시작점까지.. 모든게 맞물려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같다. 게다가 너무 기나긴 휴일도 한 몫을 하는 것같다.


집도 알아보고 상가도 알아보고 우리가 지내는건 짐도 하나 못 푸는 에어비앤비에서 불편하게 지내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집과 상가를 열심히 찾아 헤맸던 것같다. 하지만 보러 가는 집마다 부동산 또는 집주인들은 동일한 말을 했다.


"월세를 1년치 미리 납부를 하세요."

"보증인을 걸어야 하는데 없으면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어서 은행 지급보증을 받아오세요."


은행에서는 거주자가 아닌 여행자 전용 임시 계좌를 만들어주는 곳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곳에서 비자가 없는 여행자 신분에게 지급보증을 해주진 않는다. 다시 말해, 은행을 통해 집을 구하는건 절대 안된다는 이야기다.


상가의 경우도 별반 다를걸 없다. 시청에서 운영하는 재래시장이 있는데 시청운영이다보니 직접 시청에서 공실이 발생하면 공고를 통해 사람을 구하곤 한다. 그래서 그 곳의 자리가 빠지는 것도 눈알 빠지게 기다렸던 것같다.


그러던 어느날, 부동산 어플 사이트에 시청 관리의 재래시장이 매물로 나온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의아했다. 시청에서 관리를 하는 곳이라 시청에서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대체 왜 부동산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인가?


심지어 권리금까지 걸려 있었다. 무려 5만유료. 원화 8500만원 정도를 요구하는 금액이었다.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아 부동산측에 연락을 해봤지만 자기들은 문제가 없다는 식이었고 결국 나는 시청에 문의를 하게 됐다.


돌아오는 답은 정말 황당 그 자체였다.


"시청 관할이라 우리가 구하는게 맞죠. 부동산은 개입을 하면 안돼요. 그건 맞아요. (그럼 결국 불법이라는 것) 하지만 부동산에서 그렇게 사람을 구하게 되면 시청에서는 사람을 구하려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권리금은 장사 하던 사람이 받아가는거라서 우리가 뭐라고 못해요. 게다가 그 권리금을 받으면 일부 부동산 중개인에게 지불을 하게 되는데 양측 다 그렇게 해서 세금을 내니까요.. 사실 우리에게 문제가 될 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고 이해를 할 수도 없었다. 결국 이 사람들의 사상과 생각으로는 "불법을 저질러도 상관없으니 세금만 내면 됩니다" 가 주 된 이야기 인 것같다. 그게 맞는걸까?


스페인의 부동산은 정말 현재가 아주 최악이다. 심지어 스페인 사람들 조차도 다른 유럽으로 탈스페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우리가 마치 헬조선이라고 하면서 한국을 떠나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것같다.


하지만 한국과 스페인은 매우 다르다. 우리가 헬조선이라고 하는 이야기와 스페인의 탈스페인은 정말 다를 수가 있다. 스페인에서는 말이 안되는 세금을 너도 나도 내야 하고 1년 중 절반 이상을 쉬는게 스페인이라면 한국은 그게 아니다.


그래도 아르바이트 자리나 일 자리가 있는 한국이랑은 달리 스페인은 그 흔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업률이 높다 높다 해도 스페인을 따라갈 수가 없는 것같다. 60%가 넘어가는 실업률이니까...


아무튼 뭔가 잘못되도 뭔가 한참 잘못됐다는걸 느끼는 어느 시점쯤.. 우리는 코주부 닮은 이탈리아 폼페이 사람에게 사기를 당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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