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를 보고 오시는 분들 중에서 스페인 자영업비자를 보시고 유입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걸 알았다. 그런데 다들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은 말들이 있다. 대체 얼마나 알아보셨길래 스페인 자영업비자를 취득하려고 하시는걸까? 온 가족이 함께 가신다고 하는 분, 이미 스페인에서 거주를 하고 있다가 자영업비자로 새롭게 출발을 하고 싶다는분, 현재 스페인을 가고 싶은데 당장 갈만한 비자가 없어서 자영업비자라도 받으려고 한다는 분 등 정말 다양한 분들이 블로그 글에 댓글을 남겨 주신다. 그리고 쪽지를 보내시고 연결되어 있던 톡톡으로도 연락을 주시곤 한다. 뭐 가끔은 이메일도 온다.
그런데 그분들에게 비자 준비부터 비자거절까지 경험하고 왔다 갔다 했지만 2년여간을 스페인에서 살았던 내가 궁금한건 딱 한 가지..
그래서 알고 있는게 어디까지신데요?
나도 스페인에 대한 환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나의 스페인 생활은 적어도 한국에서만큼 일을 하고 고생하고 그런다면 훨씬 더 크고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같다. 아주 작지만 않다면 작은 상점을 하나 열어서 아기자기하게 간판을 꾸미고 실내를 꾸민 뒤, 내가 가장 잘하는 김밥과 눈꽃빙수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한국노래가 흘러나오고 한국 영상이 송출되고 그 곳에 오는 모든 외국인들이 K-pop이라는것을 알고 한국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배우기 위해서 관심이 생기게 하는 그런 문화사절단 같은 그런 역할로서의 내가 될 수 있겠지? 라는 그런 행복한 상상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잔혹하리만큼 비참하고 처참했다. 우선 거주를 할 집이 구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한다. 그게 불법이던 합법이던 말이다. 요즘 스페인은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 에어비앤비로 집을 내주는게 유행인듯 번지고 있다. 일반 가정집인데 에어비앤비로 내준다. 그러면 하루에 최소 80유로에서 250유로까지도 받을 수 있다. 세금은 합법이 아니기 때문에 내지 않는다. 오롯이 그 사람들의 돈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돈의 맛을 본 사람들은 일반 월세를 절대 내주지 않는다. 그냥 에어비앤비로 계속 사람들에게 숙박업을 시행한다.
그런 집에도 단기임대라는 것은 존재하는데 짧게는 보름 길게는 4개월까지도 단기임대로 숙소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 그렇게 해서 가격을 알아보면 최소가 1100유로부터 시작을 한다. 그런곳의 집주인들은 아예 자기들이 살던 집을 자기들 휴가 간다고 통으로 내놓는거라서 관리감독없이 길게 세를 내주고 목돈을 받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현재 나와 있는 가격으로는 최소 1100유로부터 최대 2500유로까지 있다. 원룸인데 비싼곳은 해안가 근처일 확률이 높다. 방이 2~3개인데 원룸보다 저렴하다면 시내권이거나 외곽지역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집을 보러 갈 때 반드시 위치랑 근처 환경을 아주 자세히 봐야한다. 버스정류장은 어디에 있는지 거기서부터의 거리는 어느정도 인지, 주변에 대형마트나 슈퍼를 가는 동선은 괜찮은지 등등.. 아프리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들은 비교적 저렴하다. 하지만 그만큼 치안이 문제가 있고 위치도 딱히 좋은 편이 아니다. 여하튼 그렇게 집을 구하고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줄어들고 있어서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 현실이다. 내 예로 들자면 비자까지 받고 그 많은 짐을 들고 스페인에 도착한 뒤로, 임시 숙소로 계속 해서 들어갔던 돈이 원화로 무려 500만원이 넘어갔다. 집을 구할 수 없었고 장기임대는 우리에게 정말 큰 벽이었다. 변호사는 지금 집이 중요한게 아니라며 아예 집을 구해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내가 인터넷에서 집을 찾아 보내주면 처음엔 같이 가주고 쳐다라도 보더니 하루이틀 시간이 지나자 그마저도 귀찮았는지 지금은 집이 중요한게 아니라면서 다른 짓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집은 우리 개인의 문제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직접 내가 발벗고 나서서 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4개월짜리 단기임대 아파트를 겨우 구하게 된 것이다.
거주하는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장사를 하려면 상가가 필요했는데 그것도 문제였다. 적당히 괜찮은 곳이 있어서 설명을 자세히 듣고 상가주인도 만나서 가계약서까지 작성을 했던 그곳은 주방이 없었다. 지하실에서 몰래 몰래 음식을 하면 된다고 이야기 하던 이탈리아 사람. 그리고 필터가 들어간 환기구 자체도 설치가 절대 불가능 하다는 주인. 둘의 등살에 우리는 2300유로를 삥뜯겼고 그렇게 사기를 당했다.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 이탈리아 사람이 잠수를 탔기 때문이다. 상가주인과 이탈리아 사람 둘 다에게 난 분명 스페인어로 소통을 잘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말하는건 무조건 그렇게 해야하고 내가 하는건 다 안된다고만 하더니 나한테 소통이 잘 안되는 것같다는 희한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어떤 분이 내 블로그에 글을 남기셨었다. 예전에 스페인 북부에서 사셨는데 그때 한국식당에서 일을 하신적 있다고 한다. 그걸 보시고 한식당이 장사가 잘되는걸 보시고는 본인도 식당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사업을 하실건데 사업자 비자에 대해서 알아보시다가 현지에서 변호사를 고용하고 일을 진행했다고 하신다. 한국에서 현지로 나가지도 않으셨는데 5년짜리 상가를 계약하셨다 그러고 월세는 계속 나가고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변호사와 일을 같이 진행한 결과는 너무나 처참했다고 하신다. 사업자 비자가 거절당했다고 하셨다. 최초거주가 거절당하신거겠지? 쓸데없는 상가비용은 계속 나가고 가지고 있는 돈은 마지막인데 전부 사용을 하게 되어서 이제 재기도 안된다는 식의 말.. 최대한 도와드렸고 최대한 연결도 해드렸지만 결국 비영리 비자로 무작정 한국에서 출국하는게 목적인 것처럼 그렇게 나가버리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스페인에서 어떤걸 하시고 살 수 있을까? 비영리 비자는 말 그대로 스페인에서 돈버는 일을 할 수 없는 비자인데 말이다. 기간이 정해져 있고 연장이 되지 않는 그런 비자.
스페인은 상가 월세가 정말 신기한 구조인게 우러세가 930유로라면 그 930유로는 주인의 순수익이라고 한다. 그리고 930유로에서 추가로 7%? 9%?의 추가비용을 더해서 월세를 매월 납부를 해야한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이런 말도 한다.
진짜 우리 입장에서 들으면 무슨 미친소리인가? 할 수 있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들 재산의 세금을 세입자한테 내라고 안 하니까 생색을 낸다고? 본인 재산이지 내 재산이 아닌데 이 무슨 헛소리인가 싶은거다. 정서적으로 정말 너무 안 맞다. 맞을수가 없다. 스페인 사람들은 페루사람들이랑 너무나도 비슷하고 너무나도 동일하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마음을 갖지 않는다. 내 실수와 내 잘못으로 타인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서 그저 내 일이 아니니까 아무렇지 않아한다. 나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어쩌라고? 누가 나 만나래?" 라는 식이다. 물론 한국사람들도 염치없고 뻔뻔한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을 따라가려면 정말 멀었다. 거의 한국에서 의료사고가 일어나면 의료소송을 걸었을 때, 의사들이 하는 그런 행동들과도 흡사하다. 그들을 절대 우기는걸로 이길수가 없다.
게다가 스페인은 이민국가가 아니다. 미국처럼 이민자들이 만들어낸 그런 나라가 아니란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투자를 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이라면 대환영을 하지만 당장 투자가 아닌 그냥 비자로 이렇게 들어오려고 하는사람들은 거부를 하거나 불편해한다. 스페인에 보면 중국사람들이 상당히 많은걸 알 수 있는데 그들은 과연 다를까? 그렇다. 그들은 다르다. 중국은 얼마전 시진핑이 직접 스페인을 방문해서 대통령이나 시장들이랑 만남도 가졌고 심지어 중국에서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돈이나 그런것들이 어마어마하기도 하다. 중국이 미국이랑 사이가 안 좋아지고 난 다음부터 시진핑은 미국권이 아닌 유럽권으로 눈을 돌렸기때문에 중국인들은 비자를 신청하는 것도 입국하는 것도 생활을 자리 잡는 것도 정말 수월하다. 사업을 여는것도 아주 수월하다. 중국인들 사이의 커뮤니티가 아주 잘 되어 있어서 가만히 있어도 모든 중국인들이 다 도와준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그런게 전혀 없다. 그래서 자리잡기 더 어렵고 힘들고 외로움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높은 것같다.
자영업비자를 준비하는 분들, 이미 시작하신 분들, 기다리는 분들 등등 모두에게 말 하고 싶은건 단 한 가지다. 현지에서 3개월만 살아보시고 그 후에 결정을 하시라고.. 시간과 돈이 낭비된다고는 하지만 그건 낭비가 아니다. 경험의 비용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2년을 넘게 비자준비부터 왔다갔다 한 비용 등 다양한것들을 다 고려했을때 들어간 비용이 12만유로가 넘어간다. 지금도 스페인에서는 월세가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스페인에 살고 있지 않아서 먹는것에 대한 비용이 안 들어가서 전기, 수도, 인터넷, 월세만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아주 조금 줄어든 셈인거고 비자를 준비하기 시작한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숙소, 비행기, 생활비, 세금, 변호사, 서류, 게다가 한국을 완전 정리한게 아니니 한국에서 나가는 돈 까지 모두 다 하면 12만유로를 넘어서고 있다.
처음에는 우리도 아이들 때문에 선택을 한게 가장 크다. 하지만 아이들이 진짜 행복한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이다운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고 학원보다 학교 그리고 친구에 집중해서 지내기를 바란다는게 우리의 목표이자 생각이었다. 근데 그건 내가 그저 한국을 불신하고 주변에서 극단적인 상황만을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떤 한 가지를 정해놓고 그것만 향해서 가다보면 어느새 시야가 매우 좁아져 있는걸 경험할 수 있다. 아마 우리가 그랬던 것같다. 그 시야가 스페인이라는 한 국가에만 맞춰져 있다보니 아이들에게 여기가 진짜 즐거운 곳이 맞는지 진짜 행복한게 맞는지 아이들이 앞으로 여기서 어떤걸 하면서 지내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던 것같다. 진정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던게 아니었단 소리가 된다.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어디까지 알고 계신걸까? 잘 맞는 루트일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경험의 비용을 많이 쓰지 않으시길.. 그 나라는 우리는 세금만 내는 사람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