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행정 vs 대한민국 행정

by 다정한 똘언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과연 어떤 행정을 선택을 할지 궁금한 내용이 있는 이야기가 될 것같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공무원 분들을 "철밥통" 이라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든 공무원 분들이 그렇지 않지만 일부 몇몇의 공무원분들이 본인들에게 주어진 일 조차도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고 답답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고 시키지 않으면 절대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며 시키는 일 조차도 제대로 안하는 분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이건 실제로 있던 일이다. 내가 큰 애 교육부 관련하여 스페인에서 비자를 신청하는 문제 때문에 출석일수와 함께 등등의 것들을 지역교육청 중학담당자와 통화를 해서 질문을 하고 그런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분에게 현재 우리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을 했고 왜 우리에게 검정고시라는 선택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리고 그분에게 돌아오는 답은 이랬다.


"저도 이런적이 처음이라 잘 모르겠는데... 인터넷에 선생님이 좀 찾아보실래요? 저도 한 번 찾아보도록 할게요. 그리고 찾아보고 저도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그는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 심지어 다시 확인을 했을때는 잊어버린 상태였다. 중학교 배정에 대해서 재 문의를 드렸었는데 그때 나에게 또 다시 헛소리를 시전했다.


"검정고시 합격자예요? 그렇구나.. 1월 00일에 중학교 재배정을 해요. 그때 와서 재배정 받으세요"


그렇게 너무 확답처럼 이야기를 하길래 당연히 그런줄 알았다. 그리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우리는 아이의 학교 입학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고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을 때였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우리 아이에게 중학교 재 배정은 애초에 필요가 없었단 사실이었다. 우리 아이는 정원외 인원이었고 어짜피 원적교가 없는 학생이라서 교육부 관리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중학교 재배정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고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니게 될 경우에는 살고 있는 지역에 배정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의 중학교에 말을 해서 해당 학교에서 입학을 허가 할 경우에 학적을 직접 만들어서 교육부에 등록을 해주시는 시스템이라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기들 내부에서 조금만 찾아봐도 되는 일을 찾아보지도 않고 알아볼 생각도 없이 부탁을 하는 사람이 있고 알아봐야 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일을 하지 않는 불량 공무원들이 존재를 한단 것이다. 다만, 그들은 아무리 그래도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근무는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웬만한 업무들은 방문이나 공무원들을 통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자 강점이 있다.


그러면 이제 스페인에 대해서 알아보자. 스페인은 내가 직접 경험을 했던 일들만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또한 현지에서 현지인들 조차도 불편하게 느끼고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들만을 써 볼 생각이다.


우선 정말 느리다. 모든 행정은 전부 다 매우 느리다. 예를 들어 TIE신청을 위해 방문 예약을 하는 것조차도 기본 일주일 이상이 소요된다. 그리고 신청을 하러 입장해서 예약을 하고 간거지만 제 시간에 운영이 되지 않는다. 또한, 신청을 하고 난 뒤, 진짜 빠르면 2개월 늦으면 9개월 이상도 걸리는 참사를 경험하게 된다.


일단 근무시간부터 다르다. 오전 8시에 시작을 해서 오후 1~2시면 모든 업무는 종료가 된다. 심지어 입장조차도 안 시킨다. 그리고 마감을 할 시간이 되면 빈둥빈둥 일 조차를 잘 안하려고 한다. 행동 자체가 굼떠진다.


정말 황당하게도 내가 국제 경찰서 즉, 중앙 경찰청을 갈 일이 생겼었는데 방문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어서 예약을하러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한 적이 있다. 그런데 접속이 안되서 이게 왜이러는걸까? 라는 의문을 가진채 예약을 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그때 왜 그게 예약이 안되는건지를 알아보게 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온라인 실시간 예약이 아니라 그냥 온라인 실시간 창구를 열어놓은 것이었다. 다시 말해, 경찰서에서 PC전원을 켜서 프로그램을 켜면 온라인 예약 접수 창구 즉 온라인 사이트가 열리는거고 PC전원을 끄고 퇴근을하면 온라인 사이트도 퇴근(?)을 하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온라인 예약이라고 하는건지.. 방문을 하지 않고 그냥 온라인으로 실시간 예약을 신청하고 그걸 실시간으로 보고 예약을 수동으로 잡아주는 그런 시스템을 중앙 경찰청이 운영을 하고 있다.


시청에 거주등록을 하러 갔다. 시청 방문은 거의 예약을 잡을 때 빠르면 2주 뒤 진짜 느리면 두 달 뒤의 기간만 잡히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원은 정말 많다. 일 하는 사람도 넉넉하고 각 부서별로 사람도 적당히 있다. 그런데 예약자들을 한 시간에 2명 정도씩만 받는것도 이해가 되지 않고 가장 이해가 안되는건 민원창구여도 업무는 분명 분담이 되어야 하는데 업무 분담이 전혀 아예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거주등록을 받아주던 곳에서 벌금을 처리 하고 있고 그랬던 창구에서 의료복지 업무를 처리 하고 있고 그랬던 창구에서 다시 사업관련 복지에 대해서 처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처리가 아니라 그냥 접수만 받는 것이고 접수를 다 정리해서 각 부서별로 올린다. 그러면 부서별로 일이 배정이 되고 그 배정 받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다시 또 일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처리가 우리나라에 비하면 정말 느리다. 그만큼 일을 처리하고 확정짓는 권한이 없다는 것에서부터 아마 이 느림의 미학은 시작되는 것같다.


그리고 스페인 행정들은 가이드라인 즉, 기준이 없다는게 가장 큰 단점인 것같다. 선교사로 계시던 한 가족이 가족 전체가 신분증 연장을 신청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연장이 되었지만 아이들만 연장 거절이 되어 본국으로 돌려보내라는 통보를 들은 분들도 있었다. 이분들은 행정소송을 걸어서 1년여가 걸린 뒤, 거주증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사업을 영위하며 말짱하게 몇년째 살고 있는 상황에서 신분증 갱신을 위해 신청을 했는데 거절을 당한 사례도 있다. 3년여를 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된 것. 행정소송을 또 걸었고 그로부터 9개월이나 걸려 신분증을 다시 받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달 뒤 다시 갱신을 해야하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


이런식으로 가이드 라인이 올바르게 있지 않다. 이번 내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내 경우에는 이민청에 세 번이나 문의를 했던 사례였다. 내가 아직 비자 취득을 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는데 미성년 자녀들의 학업 때문에 스페인을 와야 하는 경우 어떤 방법이 있는지를 문의 했다. 그리고 그들은 답을 해줬다. 무려 세번이나...


그래서 나는 가족들을 한국으로 보내놓고 내가 9월에 한국으로 들어온 뒤, 한국에서 130여만원을 들여가며 서류를 준비했다. 그리고 스페인 현지에서도 집에 대한 서류부터 준비를 해야할 것들이 제법 있어서 내 현지 친구가 직접 나 대신 다니면서 서류를 준비 해줬다. 그렇게 온라인 신청을 통해 직접 아이들 거주 승인을 위한 신청을 했다.


그리고 두 달 반을 기다렸는데 돌아온 답변은 "승인을 거절한다." 였고 사유는 "엄마가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절한다" 였다. 난 그들이 하라고 하는대로 했다. 그들이 가능하다고 했고 미성년 아이들에 한해서는 다 가능하다고 변호사들도 이민청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가 1년이 안 되서 아이들의 거주 허가를 승인할 수 없다고 답변을 들은 것이다. 그리고 난 문의를 했다.


-당신들이 이렇게 해도 된다고 해서 신청을 했고 아이들 학교부터 모든걸 다 준비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안된다고 한다면 난 어떡해야 하는 것이냐.


-그러게.. 우리가 그렇게 안내를 했지? 맞아. 미성년 자녀들은 그렇게 해도 되는게 맞아. 그런데 1년이 안 되서 거절을 한건 어쩔수가 없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를 모르겠다. 아직도 난 이해가 안되고 있는 중이다. 자기들이 가능하다고 해서 안내를 했다. 그래서 되는거니까 바로 신청을 하라고 했다. 근데 신청 후에 거절을 당했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 1년이 안되서 그런다고 한다. 된다고 했다가 안된다고 했다가 당연하다고 했다가 대체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런 행정에 대한 문제는 한 가정 한 사람의 생활의 지속성에 대한 문제인데 이렇게 뭣도 없이 행동을 하고 대처를 한다는게 황당하기만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다.


-네가 지금 할 수 있는건 행정소송을 거는거야.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리는 12월 24일부터 3주간 크리스마스 휴가가 있어. 그래서 그 휴가가 끝나고 나면 업무를 시작해. 빠르면 1월 중순 아니면 1월 말 정도에 방문 예약을 잡고 와서 행정 소송을 걸 수 있어. 그때 걸고 나면 아마 4개월 정도 걸릴거야. 그 정도가 되면 아마 너의 신분증 갱신을 하는 날이 돌아올거야. 그때 신분증 갱신을 하고 받으면 그 후에 가족 비자를 신청하면 돼. 그러면 아마도.. 2027년도 3~4월에나 가족들 비자까지 다 처리 되지 않을까?


정말 남의 일을 말하듯이 이야기를 했다. 우리 가족들에게는 진짜 생활 자체가 걸려있는 문제인데 그들에게는 받아주기 싫은 이민자 중 한 가족일 뿐이었다. 내 신분증을 한 번 신청하는 날짜도 하필이면 6월이라 그때부터 휴가 기간.. 스페인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가 휴가 기간이다. 관공서에서는 보통 적게는 2주 길게는 한 달하고 반 정도를 쉬는데 통으로 쉬는건 아니고 직원들이 교대로 돌아가면서 휴가를 장기로 떠난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일머리가 있고 융통성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원래 100인분의 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절반으로 인원이 줄었어도 느려도 100인분의 일을 50명의 인원이 천천히 느려도 해결을 하지만, 스페인은 100인분의 업무가 있고 100명이 있어도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한다.


그리고 100인분의 업무를 50명의 인원이 있더라도 내 일이 아니면 건들이지 않는다. 그건 그 나라의 문화일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로 시작을 했다가 결국 분노로 끝나는 마무리가 된다.


그렇게 그들이 알려주는대로 우리 가족들의 거주에 대한 내용을 처리 한다면 우리 가족들은 최소 1년은 무조건 떨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이 된다. 작은 아이는 어리니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야하는데 아이도 제 나이에 맞게 유치원을 보내는게 아주 중요한거고 큰 애는 의무교육 기간의 아이라서 검정고시로 초등학교는 졸업 했지만 중학교부터는 다녀야 한다. 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광주광역시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다. 우리는 광주광역시에서 더이상 살고 싶지도 않지만 살 수도 없는 여러가지 상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을 벗어나야 한다.


큰 애는 이 지역의 학교를 결국 다녀야 하고 아빠는 원래 야간 업무를 하던 사람이라 아이들 둘을 케어하면서 일도 다시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나는 한국으로 올 수 없다. 현지에서 하기로 한 사업을 끝까지 준비해서 혼자서 오픈을 하고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족들이 3개월 마다 한 번씩 스페인을 오거나 내가 한국에 와 있거나 이렇게 되는 것도 그렇게 되면 어려워 진다. 이유는 가족들이던 나던 스페인과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 값도 만만치가 않고 또한 그럴 시간 자체가 없어진다. 아이들의 학교와 유치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출석의 문제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사업자 비자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만났던 변호사도 어떤 큰 업무를 제대로 해준건 없었다. 내가 느끼기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비싼 돈을 불러서 변호사 비용을 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류비용 들어가는 것을 내가 다 냈고 결국 나는 그들에게 돈이라는 명목으로만 존재를 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가족들 비자까지 다 도와주는걸로 해서 500여만원을 더 받아갔지만 가족들 비자에 대해서는 도와주는 일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 흔한 서류 처리 자체도 아예 일절 모르고 있었던 사람.. 중간에 한국인이 끼면 안된다고 하던 그 한국인 분도 본인이 아무것도 모르고 방해를 하게 된 상황에 돈만 받아간 상황이라는걸 과연 알고 있을까? 하지만 누구를 원망하랴.. 선택은 우리들의 몫이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이번 기회에 진짜 기가막힌 스페인의 본 모습을 알게 된 것같아서 그리고 그 사람들의 진짜를 본 것같아서 난 별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이런건 있었다. 스페인이 완전 이렇게 무너지고 나니까 내 자신이 정말 한심스럽고 가족들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스페인, 가족들도 함께 좋아하게 됐던 그 스페인의 본 모습이 이렇게 드러나고 내가 말하고 우리가 계획했던 것들이 단 하나도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지 않았을 때마다 진짜 가족들에게 너무나 미안 했었는데 완전히 가지도 못하고 돌아와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되어 버리고 나니 가족들 얼굴 볼 면목이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내 마음도 사실 그랬던게 아주 많이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후회라는걸 하지도 않았고 할 성격도 아니었지만 돈이 없어도 늘 당당하게 살던 내가 그동안 악착같이 모았던 그 돈들을 다 퍼붓고 진짜 해보겠다고 페루에 이은 해외를 또 시작 했던건데.. 이렇게 되어버리니 진짜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국에 들어오고 난 뒤에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잠을 잘 자는 것도 아니고 밥을 잘 먹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동안 하던 광고대행 업무를 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려서 정말이지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버릴 뻔 했지만, 난 아이들이 있고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밥도 챙겨야 하고 그들의 건강부터 모든걸 챙기고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상실감을 안고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며칠을 입다물고 있다가 가족들에게 처음으로 입을 열었었다.


-사실 나는 너무 상실감이 컸고 기분도 나빴지만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어. 그래서 진짜 무기력증이 왔던 것같아. 그동안 고생시켜서 너무 미안했어.


그 말을 듣고 가족들은 나한테 이렇게 말해줬다.


-사실 우리는 가자면 가고 오자면 올 수 밖에 없었고 스페인어도 그렇고 모든 소통이나 업무처리는 자기가, 엄마가 다 했기 때문에 상실감, 좌절감, 분노 이런거는 우리보단 자기가, 엄마가 더 심하지.. 다 경험이라고 생각해야지 뭐.. 괜찮아.


이래서 가족이 가장 좋은 것같다. 세상이 무너지던 어쩌던 진짜 모든걸 다 터놓고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니까.. 난 오늘도 한국의 행정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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