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겨울 방학은 어디로 떠날까?
우연히 세부 지도를 보게 되었는데 10년 전에 태교여행으로 다녀왔던 곳은 공항과 리조트가 밀집한 막탄이라는 작은 섬이고 세부는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부섬의 각 도시마다 특징도 다르고 바다도 내 기억보다 예뻤다.
주변에서 자유여행은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9살 겨울방학을 보라카이에서 너무 잘 지내다 왔기 때문에 필리핀에 대한 좋은 기억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이번에는 배낭 메고! 캐리어 들고! 세부섬을 한 바퀴 돌아보자!
목적지는 세부. 일정은 13박 14일
어느 정도 아이랑 함께하는 여행에 탄력이 붙어서 평소보다 조금 긴 여정으로 계획을 잡았다. 정보를 찾으면 찾을수록 멋진 곳도 많고 아이랑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졌다.
거북이와 정어리떼가 멋진 모알보알 3박
고래상어를 볼 수 있는 오슬롭 1박
휴식과 체력회복을 위한 세부 시내 막탄 3박
화이트비치와 밤하늘 별이 예쁜 카모테스섬 4박
여행 마지막을 즐겁게 마무리하기 위한 막탄 리조트 3박
세부 지도 위에 우리가 방문할 지역을 찍어보면 북쪽을 제외하고 섬을 동 > 남 > 서쪽 방향으로 돌고, 배를 타고 아직 개발이 덜 된 만큼 자연이 아름다운 카모테스섬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막탄 공항에 도착해서 3~4시간 차를 타고 동쪽 바다 모알보알로 이동 > 남쪽 마을 오슬롭으로 이동 > 막탄으로 이동 > 배 타고 카모테스섬으로 이동 > 다시 막탄으로 돌아와서 휴식 후 귀국
아이가 있으니 혹시 중간에 아프거나 필요한 것이 있을지 몰라 여정 중반 세부 시내에서 휴식도 하고 세탁도 하고 한식도 먹으면서 체력을 회복하기로 했다.
주로 여행을 떠날 때 짧은 일정은 [강 > 약]으로, 긴 여정은 [강 > 약 > 강 > 약]으로 일정을 구성하는 편이다. 여행을 시작할 때는 설렘과 활력이 있으니 숙소가 저렴하거나 활동이 힘들어도 다 좋아! 즐거워! 하는 마음이 있어서 의욕적으로 계획하고, 귀국하기 전에는 되도록 좋은 숙소에서 지친 체력을 회복하고 휴식을 하고 돌아오려고 한다. 그래야 마지막까지 좋은 기억으로 또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간직한 채 돌아올 수 있으니까.
항공과 숙소를 정하고 나니, 준비할 것이 별로 없었다. 아프거나 다치지 않으면 (이것은 미리 대비가 불가능하고) 여행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변수는 현지에서 해결이 가능하고, 새로운 상황도 여행의 재미니까 미리 걱정하지는 않는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우연히 방문했는데 맛있고 가격도 저렴하면 더 득템한 기분이 들어서 식당도 미리 찾아보지 않는 편이니 이제 체력준비만 하면 된다!
가장 가고 싶은 곳은 '모알보알'
도시 이름이 왜 이렇게 귀여워? 숙소 앞바다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강아지 보듯 매일 흔하게 거북이를 만날 수 있어서 '개북이'라고 부른다는 마을이다. 산호가 아름답고 바다 절벽을 가로지르는 정어리떼가 있어 다이버들에게 핫한 곳이었다.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지 않고도 거북이와 정어리떼를 볼 수 있다니!
고급 리조트가 있는 곳이 아니다 보니 이용후기가 꽤 괜찮은 독채 숙소가 약 4~5만 원 정도로 저렴해서 객실이 매진되기 전에 서둘러 예약을 했다.
프라이빗 비치가 아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아름다운 바다와 저렴한 숙소 게다가 매일 만날 수 있는 거북이와 정어리떼라니 놓칠 수 없지 않은가.
만족스러운 우리의 모알보알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