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돈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부자는 이모부다.
이모부는 동대문에서 옷감 장사로 돈을 버셨다. 버신 돈으로 평생 부동산을 차곡차곡 모으셨다. 그 결과 강남에 300억 대 빌딩이 3개가 있다. 양재동에 큰 평수의 땅도 가지고 계신다. 내가 모르는 자산이 더 많다. 1,000억을 훌쩍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계신다.
어린 시절 명절 때마다 사촌 형제들은 이모부를 기다렸다. 다른 어른들보다 0이 하나 더 들어간 용돈을 주셨으니 기다릴만했다. 사촌들끼리 놀다보다 이모부가 오셨다는 소리에 인사를 드리러 나간다.
아니나 다를까 이모부는 가슴팍 주머니에서 흰 봉투를 꺼내 10명 넘는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건네주신다. 나는 이모부가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서 용돈 주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항상 봉투에 넣어서 주신다. 그 안에는 빳빳한 신권이 있다.
내가 결혼한 이후에도 용돈을 주셨다. 하지만 이제는 나에게 주지 않으신다. 꼭 와이프에게 건네신다. 그것이 우리 가족이 된 사람에 대한 예의고, 배려라고 생각하셨나 보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조문객들께 조의금을 받지 않으셨다. 장례식을 잘 이끌어주던 장례지도사에게도 흰 봉투를 건네셨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마움의 표시를 자주 하고 다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모부의 돈을 대하는 자세를 공부해 보자.
첫째, 신권을 봉투에 넣어주는 것에서 돈을 소중하게 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쓸 곳을 미리 정해두신다. 봉투를 준비하셨다는 것을 보면 지출에 대한 계획과 준비가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상시를 대비해서 차에 봉투와 현금을 보유하고 계셨을 수 있다.
셋째, 돈을 어디에 써야 효과적인지 알고 있다. 와이프에게 용돈을 주며 나오는 효과, 서비스업 분들에게 주는 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잡는다.
내가 아는 지인 중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은 봤지만, 이모부처럼 행동하는 분은 드물다. 묵직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돈보다 사람을 먼저 챙긴다. 그런 이들에게 돈은 모이게 된다. 허투루 쓰는 이들에게는 돈이 달아난다.
나는 이모부에게 부자의 품격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