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둘 다 나다
주말에 종종 회사에서 연락이 온다.
급하게 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나 당장 자료를 보내 달라는 지시 등이 되겠다.
예전의 나는 이런 상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주말이라 미팅 참석이 힘듭니다!”
속으로는 이렇게 외쳤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할 말 못 하는 성격 탓에 결국 씩씩거리며 회의에 들어갔다. 이러한 주말의 갑작스러운 회의와 상사의 지시는 나에게 큰 스트레스였다.
지난 주말에 갑작스레 회의가 소집됐다. 모바일로 접속해 한 시간 가까이 회의를 했다. 끝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집안일을 하니 옆에 있던 와이프가 묻는다.
“예전에 이런 거 엄청 싫어했잖아?”
“응. 근데 이제 나도 꼰대가 됐나 봐.”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회사의 사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지난 주말의 미팅은 제품 론칭 일정과 직결된 중요한 회의였다. 예전 같았으면 “왜 미리 안 잡고 갑자기 잡냐”라고 불만을 삼켰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의 필요성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예전의 나는 늘 내가 우선이었다. 중요하다면 미리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 내 기준이었다.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건 무조건 매너가 없는 일이라 여겼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다. 어쩌면 전투력이 떨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넘어지면 아프다는 것을, 부딪히면 상처 난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돌이켜 보면 예전의 나도 좋았다. 불합리한 것에 목소리를 내고, 내 의견을 분명히 말하는 나였다.
지금의 나도 좋다.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내 기운을 유지할 수 있는 나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예전의 나도 나고, 지금의 나도 나다.
중요한 건 그때그때의 나를 인정하고, 현재를 충실히 사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