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돼서 가장 좋은 것은?

회사의 높아 보이는 자리, 그 이면의 삶

by 배부른기린

회사 생활 동안 여러 명의 임원분을 모셨다.


돌이켜 보면 내가 모신 모든 임원분들은 회사가 전부인 분들이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6시, 7시에 퇴근한다.
가끔 5시에 퇴근하는 날도 있다. 그건 개인적인 시간이 아니라 술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대부분은 회사와 관련된 술자리였다.


부장 때도 그런 삶을 살아왔기에 임원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일과 술이 이어진 삶을 10년 넘게 지속하는 사람이 내가 본 임원들의 삶이었다.


연차가 낮을 때는 잘 몰랐다. 임원과 마주칠 일도 없었고, 내 위 선배들 지시 따르기도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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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임원들과 부딪히는 일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성향과 생활을 가까이서 보게 됐다.


임원도 결국 사람이다. 당연히 힘들고, 고충이 있다. 그 힘듦을 버텨내는 원동력은 결국 명예와 돈일 것이다.


임원이 되면 회사의 대우가 달라진다.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지고, 웬만한 투자 수익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다. 퇴직을 한다 해도 다른 곳으로 이직이 쉽다. 돈만 놓고 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자리다. 그래서 임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 자리를 얻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희생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그 시간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다른 길을 찾는다. 돈을 벌 확률이 높은 다른 루트로 눈을 돌린다.


나 역시 그중 한 명이다. 그렇다고 회사 생활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내가 모시는 임원분이 잘되기를 바라며, 폭풍 같은 지시에 대응한다. 임원도, 나도, 결국 우리 모두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 모셨던 임원 한 분이 문득 떠오른다.

“임원 돼서 좋은 게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셨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셨던 게 아직도 선명하더라. 그게 가장 좋았었지. 다른 좋은 건 모르겠다.”


회사에서는 높아 보이고, 무게감 있는 자리 같지만 결국 그는 임원이기 전에 한 가정의 아들이었다.


그 말 한마디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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