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린 만큼 평판이 돌아온다
7~8년 전의 일이다.
모시던 임원분이 퇴직을 하셨다. 임원은 임시 직원이라는 말이 있다. 언제든 나갈 수 있는 계약직이라는 뜻이다.
그분은 운이 나빴다. 임원을 단 첫해에 큰 사고가 터졌다. 이듬해 또 다른 사고가 터졌다. 두 사고 모두 우리 부서의 직접적인 귀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 책임을 져야 했다. 그 자리에 그분이 서게 되었다. 결국 진급 2년 만에 퇴직을 맞게 되신 것이다.
퇴직 통보가 내려진 날, 임원분의 마지막 인사를 듣기 위해 모두가 모였다. 급하게 준비된 자리였다. 한 선배가 송별 편지를 읽었다. 힘들게 읽었다. 울컥하며 중단하기를 여러 번 했다. 여직원들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눈물이 없는 편인 나도 그날만큼은 코끝이 찡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아쉬워했다. 임원분은 오히려 미안하셨는지 짧은 답사만 남기고 자리를 정리하셨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안타깝게 떠나보낸 임원분은 그분이 유일하다.
시간이 흘렀다. 나는 다시 그분을 만나게 되었다. 내가 맡고 있는 업무와 연관된 회사에 계시기 때문이다.
처음 전화를 드렸을 때 예전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예의 바르고, 여전히 상대를 배려하는 말투였다. 선배들도 내게 당부했다.
“잘해드려야 해.”
“그분이 뭐 부탁하면 도와드려야지.”
“너 힘들게 하실 분 아니야. 네가 성심껏 하면 돼.”
워낙 평판이 좋은 분이었고, 나 역시 경험했기에 그 말을 단번에 이해했다. 도리어 내가 조금 부담을 느끼는 관계가 되었지만, 그조차 알아주실 만큼의 센스가 있으셨다.
회사에서의 평판은 결국 자신이 뿌린 씨앗에서 나온다. 어떤 태도로 사람을 대했는지가 훗날 고스란히 돌아온다.
매몰차게 후배들을 대했던 선배들이 퇴직 후 쓸쓸히 잊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반대로 따뜻한 사람은 시간이 흘러도 따뜻하게 기억된다.
후배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직장은 사람이 쌓아 올리는 곳이다.
씨앗을 어떻게 뿌리느냐에 따라 훗날 걷는 열매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