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남들보다 딱 한 스푼만 더 하자

한 스푼은 특별함을 만든다.

by 배부른기린

한 달 넘게 막혀있던 일이 있었다.


협력 업체의 이슈로 두 달 가까이 정신이 없었다. 이슈가 있는 동안 매일 임원 보고를 했고, 관련 미팅은 하루 수차례 진행되었다. 주말 출근은 기본이었고, 심지어 연휴 내내 출근을 했다. 특근비가 나오지만 준다 해도 일하고 싶지 않은 것이 직장인의 삶이다.


회사가 바빠지면 힘든 것은 가족이다. 아이는 아빠와 놀지 못해 아쉽고, 와이프는 혼자 모든 집안일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며칠 전 최종 결과가 확인되었다. 좋은 결과로 끝이 났다.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와이프에게 전화로 알렸다.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다. 갑자기 잡힌 벙개 회식도 같이 전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만큼 기뻐했을 것이라 믿는다.




중국 고전에 편작이라는 명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천하제일 명의가 누구냐는 제후의 물음에 편작이 답한다.


“큰형이 가장 뛰어나고, 다음이 둘째, 나는 제일 못합니다”


“그런데 왜 네가 제일 유명하냐?”


"큰형은 발병 전에 고쳐서 사람들이 모릅니다. 둘째 형은 병이 시작되면 고쳐서 가족들이 압니다. 저는 병이 심해진 뒤에야 고치니 사람들이 감탄하고 소문을 냅니다"



사고가 터지지 않게, 문제가 되지 않게 미리 준비해서 만드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이다. 편작의 첫째 형처럼 말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인정받는 이들은 편작 같은 사람들이다. 다만 그 이슈를 잘 대응하고 처리할 능력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다. 능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바닥이 드러나고 되려 안 좋게 찍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똑똑한 이들은 일부러 일을 더 키우기도 한다. 본인의 어필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난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퇴근 후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 물론 그럴 능력도 안된다.


첫째 형처럼 살다가 가끔 발생하는 이슈에 편작처럼 대응하며 살고 싶다. 이슈가 생겼을 때 "저 친구한테 맡겨도 되겠다"라는 이미지 정도가 나에겐 딱이다. 원하지 않게 일을 더 받게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게 또 마음이 편하다.


남들보다 딱 한 스푼 더 하는 회사 생활!


내가 회사 생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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