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글쓰기, 두 세계의 교집합
나는 부동산 투자를 좋아한다.
동시에 글쓰기도 좋아한다. 얼핏 보면 전혀 다른 두 세계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묘한 교집합이 있다. 숫자와 감정, 계산과 기록, 그 두 가지가 내 삶 안에서 묘하게 공존한다.
투자는 숫자다. 수익률을 계산하고, 기회비용을 따져야 한다. 내 자산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해하려면 철저히 숫자와 데이터에 집중해야 한다. 잘못된 계산 하나가 몇 천만 원, 몇 억 원의 손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정함과 이성의 영역이다.
반대로 글쓰기는 감정이다. 숫자가 아닌 마음을 담는다. 머릿속의 생각과 가슴속의 느낌을 문장으로 옮긴다. 계산기는 필요 없고, 그저 솔직함이 필요하다. 하루 동안의 사소한 일상, 우연히 읽은 책 한 구절, 가족과의 대화 한마디가 모두 글감이 된다.
각각의 모임 스타일도 확연히 다르다.
투자 모임에 나가면 대화의 중심은 수익률과 물건 이야기다. 어디에 좋은 매물이 있는지, 대출이 어떻게 막혔는지, 앞으로의 시장은 어떨지 같은 주제로 밤새 이야기할 수 있다.
반면 글쓰기 모임에 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누군가는 어제 읽은 문장 하나를 소개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감정을 담은 글을 읽어 내려간다. 온도차가 확실히 있다.
온라인에 글을 쓸 때도 이 온도차가 은근히 신경 쓰인다.
어느 날은 따뜻하고 잔잔한 글을 쓴다. 다음 날은 투자 수익률과 세금 계산을 논한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다루다 보면 가끔은 문학적인 글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한 쪽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나는 돈을 좋아한다. 동시에 글쓰기도 좋아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다. 둘 다 내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둘 다 기록일지도 모른다.
투자는 숫자로 기록한다. 언제 어떤 물건을 샀는지, 얼마의 수익을 남겼는지, 실패한 경험은 무엇이었는지 숫자와 데이터로 남긴다.
글쓰기는 문장으로 기록한다. 내 마음이 흔들린 순간, 따뜻했던 기억, 두려웠던 순간까지 문장으로 남긴다.
나는 두 가지 모두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를 통해 삶을 꾸리고, 글쓰기를 통해 삶을 기록한다. 둘을 억지로 분리할 필요도 없다. 융합하는 것이 나의 몫이고, 그것이 곧 나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숫자로 쓰는 글쟁이” 혹은 “글 쓰는 투자자”라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투자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그것이 내 삶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기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