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락이 없는 삶이면 충분하다
학창 시절, 공부로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축구도, 농구도 꽤 잘하는 편이었지만 1등은 아니었다. 스타크래프트 실력도 나쁘지 않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그런 학생이었다. 무엇이든 평균 이상은 하지만, 어디서나 최고는 아닌 사람이었다. 못하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잘하지도 않는 그 어중간한 지점에 있었다.
점수로 따지면 늘 80점 정도였다. 한때는 그것이 단점이라 생각했다. 최고를 향해 파고드는 끈기와 간절함이 없는 성격이라 여겼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왜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할까?’
노력도 하고, 마음을 다잡아보려 했지만 결국 바뀌지 않았다. 사람의 성향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80점짜리 인생을 살고 있다.
회사에서 일 잘한다고 인정은 받지만, 위에서 특별히 밀어주는 정도는 아니다. 부동산 투자를 오래 해왔고, 책도 썼고, 나름 성과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말하진 않는다. 글쓰기를 좋아해 이렇게 꾸준히 쓰고 있지만, 작가라 불릴 만한 필력은 아니다.
이렇듯 나라는 사람은 여러 영역에서 100점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80점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100점을 받지 못하는 인생은 실패한 삶일까?
하지만 나의 자존감은 고개를 젓는다.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평균 80점의 인생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락이 없는 삶이다. 가족, 회사, 투자, 건강, 마음, 공부 등 하나하나 점수를 매겨보면 완벽하진 않아도 모두 70~80점은 된다. 어느 하나 버틸 수 없을 만큼 부족한 영역이 없다.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이다.
결핍이 행복의 기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는 꽤나 안정적인 행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언젠가 온라인에 글을 올렸을 때, 한 팔로워분이 댓글을 남겼다.
"(중략)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 내 이야기를 OUTPUT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 면에서 님은 전문가이십니다"
감사한 댓글을 보며 나 스스로에게 너무 박한 점수를 주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결국 삶의 점수는 타인의 평가로 정해지는 것도, 스스로의 채점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 분야를 뾰족하게 파고드는 삶도 좋다. 그런 열정과 집중력이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100점이 아니라 해도 괜찮다. 과락이 없는 인생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것이다.
당신도 나처럼, 여러 영역에서 평균 80점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걱정하지 말자. 우리는 이미 충분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