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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몬 Feb 02. 2019

뜻밖의 회심

좌파 레즈비언 영문학 교수의 진솔한 고백

목사님께서 작년에 꼭 읽어보라고 강조하셨던 책이어서, 구매는 했으나 읽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등록교 인문 답 4주차 교육의 숙제가 "뜻밖의 회심"을 읽고 서평을 내는 것이었다. 부서이동으로 매우 분주했지만, 모처럼 칼퇴한 날에 맘 잡고 다 읽어버렸다.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1. 하나님의 인도하심


"그 편지는 내 책상 위에 놓였고 한참 동안 나를 신경 쓰이게 했다"(p30)


켄 목사가 버터필드에게 편지를 보냈을 때, 그녀는 왠지 모르게 거기에 반응하였다. 레즈비언의 대표 지성인이었던 그녀에게 말씀을 전하려던 신앙인이 그전에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 상황 속에서 특별히 성령님께서 그녀에게 역사하셨고, 씨 뿌리는 자로 켄 목사를 활용하셨다. 


나를 포함한 모태신앙이 아닌 크리스천들 대부분 우연히 신앙에 관심을 갖게 된 경험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이해가 안 되는 순간들이 많았지만 괜히 마음이 갔고 더 알아보려고 노력을 했던 순간들. 그리고 우연하면서도 우연하지 않은 사람과 상황을 통해서 나에게 임하셨던 하나님.


이 책을 보면서 나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님에 대해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꼭 거두지 않더라도 뿌리는 자로써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씨앗을 뿌리는 곳이 회사일 수도 있고, 취미생활에서 만난 사이일 수도 있고, 신앙생활에 고민이 많은 학교 동문들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그 순간을 위해, 그리고 나의 신앙을 위해 매일매일 경건 생활과 교회 신앙 프로그램에 더욱더 힘써야겠다.



2.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좋은 선생은 사람들에게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 입장을 바꿀 수 있도록 해준다"(p41)
"교회는 부드럽게 나를 감싸주었다. 그들은 그들의 삶과 기도로 나를 애워쌓다"(p115)
"이빨을 뽑기 전에 마취약이 효과를 발휘하도록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우리도 기도하면서 기다렸다. 우리는 로자리아가 우리의 친구관계를 통해 성령의 감동을 받아 교회로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p278)


켄과 클로이는 버터필드를 초대한 후 거의 2년 넘게 교제를 했다. 절대 서두르지 않았고, 그녀가 하나님에 의해 변화되기를 인내하며 기다려주었다. 당연히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우선이지만, 켄 부부의 온유하고 서두르지 않았던 전도의 방법들은 분명 버터필드가 기독 신앙에 긍정적인 인상을 받게 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작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배웠던 사랑학개론이 생각났고 나를 되돌아보는 순간들이 떠올랐다. 올바른 신앙을 가진 사람은 매일 거룩한 삶을 위해 전진을 하게 되고, 이것은 필히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품의 변화로 나타난다고 배웠다. 급하고 급한 성격을 가진 나에게 이렇게 '오래 참고 온유한' 사랑의 성품이 깃들길 진심 소원하고 바란다.




3. 의지적인 결단


"한 걸음씩 나는 전심으로 주님께 복종을 시작했다. 우선 동성 애인과 이별을 했다"(p55)
"하나님의 기준에 맞춰 사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 배워야 할 삶의 태도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절제된 생활을 연습함으로써 성결한 삶을 귀히 여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p68)
"믿음은 기독교적 세계관 위에 서서 삶의 우여곡절들을 넘어서는 것이다"(p113)
"정지해 있는 차의 방향을 돌릴 수는 없어요. 삶의 방향을 바꾸고 싶다면 움직여야만 해요!"(p117)


그녀는 하나님을 만난 후 의지적인 결단(성경에 대한 공부, 교회 출석, 동성 애인과 이별)을 거행하고 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하였다. 그리고 경력, 평판, 인간관계에서 오는 부정적인 손해가 너무 명백하게 예상되었지만, 이 모든 것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참으로 대단한 의지의 소유자이며, 회심했다는 증거가 삶으로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보여진다.


과연 나의 자연인의 몸과 마음은 원하지만 신앙적으로 부정해야만 하는 다양한 가치들 앞에서 나는 어떤 의지적인 결단을 내려왔는지, 그리고 최근에 내리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것들을 결단해야 하는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분명 쉽지 않겠지만, 전진해야만 한다. 꾸준히 쭉



4. 은사를 활용하시는 하나님


"그분은 내 삶의 사소한 것들을 통해서, 그분이 내 앞에 제시하시는 다양한 선택들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계셨다"(p125)
"내게 훌륭한 선생들과 롤모델들을 보내주신 데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하고 담대히 기도하기 시작하자 하나님은 말씀에 주리고 진리를 찾는 학생들의 무리를 내게 보내어 사역을 하게 하셨다"(p154)


종신 대학 교수라는 안정적이고 존경받는 직장을 가지고 있었고, 레즈비언 세계에서 추앙받는 지식인이었지만 신앙을 갖고 나서 그녀의 삶은 흡사 쓰나미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혼란스러워졌다. 결국 그곳을 떠나게 되었지만, 하나님은 새로운 곳에서도 그녀의 학구적이며 가르치는데 능한 은사를 적극 활용하시며 일용할 양식과 삶의 터전을 지켜주시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쓰임 받게 하셨다.


하나님이 활용하시는 나의 은사는 어떤 것일까? 그것이 교회를 세워나가는데 어떻게 쓰임 받을 것이며, 내가 속한 다양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발현이 될 것인지 궁금하다. 분명 그 은사는 나의 삶 속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훈련될 것이며, 적절한 때에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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