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칸야마의 츠타야 서점에 가보고 싶습니다.
1. 서점 비즈니스의 혁신
츠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CCC(Culture Convenience Club)은 책, 비디오, 음반 대여사업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일본 전역에 140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 최대의 서점 프렌차이즈 회사이다.
책을 판매하는 뻔하디 뻔한 서점 비즈니스에서 엄청난 회사가 2개가 탄생했다. 하나는 미국의 아마존, 하나는 일본의 츠타야. 서점이라는 공통점에서 시작했지만,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아마존과 오프라인 라이프에 깊숙히 들어가는 츠타야는 너무나도 다른 행보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변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오프라인에서 혁신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는 츠타야 궁금하다. 가보고 싶다.
2. 상품 판매보다 라이프 스타일 제안
CCC의 창업자인 마스다 무네야키는 CCC의 사업을 '기획을 파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책, 음반, 영화는 그 나라의 문화를 정확하게 대변하는 사회적인 산출물이다. 그런 책, 도서, 영화를 단순히 파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매개로 하여 기획을 하고 고객들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츠타야 서점의 매장을 꾸미는 방식은 국내의 대형 서점과는 사뭇 다르다.
가사 및 주방에 관련된 서적 옆에는 실제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작은 부스를 열어 놓기도 하고, 유명한 영화 평론가들이 선정한 고전영화 Top 30과 같은 공간을 꾸미기도 한다. 책을 사지 않아도 그 책을 츠타야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읽어도 아무도 제재하지 않는다. 잡지는 비닐 포장을 다 벗겨놓아서, 누구든지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확인 할 수도 있다. 국내 대형 서점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들은 앞으로 또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낼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3. 프리미어 에이지 타겟 비즈니스
우리나라의 대형 서점은 역세권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들에 있는데(ex : 광화문 교보, 신논현역 교보 등). 하지만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T-Site는 다이칸야마 지하철역에서 약 20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푸르른 녹음으로 둘러싸인 한적한 곳에 있다. 그 이유는 타겟이 프리미어 에이지(1946~1954년생) 세대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고령화가 우리나라보다 더 급속하게 진행이 되며 노인 인구가 계속 급증하고 있고, 그들은 일본 경제 성장의 황금기를 누렸던 세대답게 경제적인 여유도 충분하기에 다이칸야마 츠타야 T-SITE는 그 프리미어 에이지세대를 타겟으로 기획이 되었다.
판매하고 상품과 서비스 구성부터, 영업시간, 편의 시설, 주변 경관 등 프리미엄 에이지의 라이프 스타일에최적화된 공간 구성과 서비스. 도심속에 존재하는 조용하고 멋드러진 숲속 리조트.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를 갖춘 프리미어 에이지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밖에 없는 공간. 그들의 삶을 동경하는 젊은 세대들 또한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는 곳. 그곳이 바로 다이칸야마 츠타야 T-SITE이다.
1.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 중 하나는 바로 '기획'. 마스다는 CCC를 서점 회사나 생활잡화 판매업이 아니라 기획회사라고 부른다. 과연 그 기획이란 무엇일까?
IT기업에서 이야기하는 '기획자'의 업무뿐만 아니라, 재무팀도 재무기획, 영업팀에도 영업기획 등 기획이란 글자는 정말 다양한 곳에 붙어 있다. 그만큼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모든 부분에 기획은 존재한다. 그들이 말하는 기획을 간단히 정리해본다면, 기존 비즈니스에 안주하지 않고 이익이 날만한 사업 기회를 계속 찾아내는 것.
세상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고 기존의 경쟁력은 언제든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꾸준히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며 수요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CCC가 책을 팔든 가전을 팔든 뭘 팔든 잘 해낼 수 있다. 그런 의지와 결심이 마스다가 꿈꾸는 세계 최고의 기획회사 CCC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변화해 갈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2. 디테일의 정수
B급 색채를 가진 행사가 디테일도 B급이면 그냥 어설픈 게 되어버리거든요. B급이란 A급보다 모자라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기다운 거죠. 달라도 괜찮다는 거예요. B급이 디테일을 끝까지 챙기면 콘트라스트가 강해지면서 진짜 반짝거리게 됩니다. 말로 하자면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이야?'예요. 한마디로 '쓸고퀄'. 디테일의 품질을 높이려면 '이 정도면 됐다'하는 기준이 높아야 합니다(마케터의 일 p125)
디테일에 미친 듯이 신경 써야 하죠. 우리가 하는 행동은 둘 중 하나입니다. 브랜드를 살리는 행동과 브랜드를 죽이는 행동.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해당됩니다. 표지판이 비뚤어지거나 직원 한명이 미소를 짓지 않거나 은행에 활기찬 분위기가 유지되지 않으면 우리의 메시지를 해치는 거죠(차별화의 천재들 p28)
마지막까지 디테일을 얼마나 챙겼는지는 어떤 기획의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현대카드만 봐도 라이브러리를 가보면 디테일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다. 퍼블리(publy)의 도쿄의 디테일이라는 콘텐츠에서 츠타야 서점의 디테일에 대해 보여주었는데,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고 나의 시각으로 발견한 디테일을 찾아보고 싶다.
츠타야 서점, 분명 디테일의 정수를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3. 온라인 혁명에 맞서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해법
오프라인 서점에서 도서나 문구만 판매하는 비즈니스 자체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을 만들어낸 츠타야 서점. 책을 읽고 지름신이 강림했을 때 바로 관련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상품 구성, 차별화된 매장 경험 등으로 앵커 테넌트로서의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츠타야. 매장 잘되면 임대료 올려서 나가게 만들 수 있기에 계약도 매출 연동 수수료가 아닌 정액제로 들어가고, 더 나아가 T-Site를 통해 보여준 부동산 디벨로퍼로서의 역량도 충분하다.
단, 일본에서 잘 된다고 국내에서 무조건 잘되란 법은 없다. 츠타야처럼 서점 공간을 엄청 여유롭게 만들 수 있는 국내 서점 업체가 과연 있을까? 츠타야만큼의 협상력을 가지거나 결국 부동산 사업과 긴밀하게 연결되야만 할 수 있는 것인가? 오프라인 서점의 미래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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