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배움 그리고 아쉬움..
일도, 자기계발도, 쉼도 빡세게 하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 같다. 시대가 주는 무언의 압박으로 인해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기타 줄도 주기적으로 풀어줘야 오래 쓸 수 있듯이, 바쁜 와중에서도 쉬어가며 나를 되돌아보는 여유는 꼭 필요한 것 같다.
따라서 쉴 때에는 조용한 곳을 찾아가서 여유 있게 책을 보거나, 최근의 나의 일상과 업무를 되돌아보면서 생각과 고민을 정리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야 오래갈 수 있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
벌써 연말이다. 감사하게도 대표님이 쿨하게 연말 전사 off를 했기에(물론 절반은 출근을 했지만 ^^;), 더 여유로워졌다. 2019년 나의 성과, 배운 점, 아쉬운 점에 대해 돌아보자. 회고를 해보자. 2020년을 준비하자.
성과는 수치적으로 증명되야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명시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1) B마트 폭발적인 성장
현재 배달의민족 앱의 좌상단 1번 배지와 첫 배너를 활용하고 있는 B마트는 올해 초에만 해도 송파구에서만 시범적으로 beta버전으로 운영해보고 있는 '배민마켓셀'이라는 실험 조직이었다. 4월 강남구 오픈을 시작으로 매달 1~2개의 구에서 오픈을 하면서 서울 전역을 커버하는 서비스로 확대되었다. 당연히 연초에 비해 하루 주문건수도 폭발적으로 성장하였고 취급하는 SKU 수 약 3,000개로 증가하면서 웬만한 편의점 및 동네마트 수준의 외형을 갖추었다.
따라서 11/19일부로 beta 버전이었던 '배민마켓'을 종료하고 우아한형제들의 정식서비스로서 'B마트'가 출범하였고 위와 같이 대표님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1~2인 가구 확대, 배달시장의 외연 확대, 빠른 배송의 시대, HMR 확대 등의 트렌드 앞에서 식료품을 소비하는 패턴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에 발맞춰 우아한형제들은 치킨,피자를 배달하다가 장어덮밥, 수제버거를 배달했고 이제는 아이스크림 1개, 사과 1알도 배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12/7일부터 위와 같은 TV CF 티저와 본편으로 본격적인 Mass MKT에 돌입하였고 가장 치열한 전쟁터인 e-commerce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연히 전통 유통강자들이나, 거대 e-commerce 업체들 대비 우리는 신생이며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우리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거하게 한판 해볼 생각이다.
그동안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었던 우리 조직과 화이팅이 넘치는 우리 팀을 믿는다. 내년에 더 치열해질 것이지만, 그만큼 내가 경험하는 것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대 반 설렘 반이다. 잘해보자 2021년 B마트, 그리고 나.
2) 신뢰
커머스와 사업관리도 처음이고 전략기획실에 있다가 갑자기 현업에 assign 돼서 초반에 어리버리를 많이 탔던 것 같은데, 이제는 팀 내에서 조금씩 신뢰를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어쩌면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보다 '신뢰'가 더 값진 것일지도 모른다.
신뢰는 업무적으로 일상적으로 많은 비용을 줄여준다. 서로 간에 기대되는 업무적인 역량과 결과물의 수준, 그리고 상호 합의한 due-date 등에 대해 동일한 믿음을 갖는다는 것. 서로에게 해주는 피드백을 달게 받아들이고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해결하고 같이 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믿음. 이러한 것들을 기반으로 우리는 조직 내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고, 당연히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신뢰는 벽돌 쌓기와 비슷한 것 같다. 한 번의 큰 무언가가 있었다고 한들 신뢰가 단번에 생기지는 않는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업무로, 약속 지킴으로, 언행으로, 마음씀으로 작은 신뢰라는 벽돌 하나를 쌓아가게 된다. 그런 작은 벽돌 하나하나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쌓여갈 때 언젠가 우리는 신뢰라는 멋진 집을 갖게 되는 것 아닐까?
상대방이 나를 믿을 수 있다는 것, 나에게 신뢰를 준다는 것, 참 대단한 일 같다. 앞으로도 계속 어디서나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부단한 노력을 해야겠다. 특히나 나의 현실적인 유익이 걸리지 않은 회사가 아닌 곳에서 말이다.
1) 새로운 취미, 테니스
매해 새로운 취미를 배워보려고 한다. 2015년에는 방송댄스, 2016년에는 독서모임, 2017년에는 업계 스터디 모임(마케팅, 조직문화 등), 2018년에는 캘리그래피와 스쿠버다이빙, 그리고 2019년에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하였다.(thanks to @matt_cha). 조금 관심 가져본 것에는 런닝와 등산이 있지만, 많이 해보지는 못했다.
아직 필드에 나가보지도 못했고 실내 테니스장에서 이제 막 랠리를 시작하는 수준이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 하는데 생각보다 운동이 진짜 많이 되고, 타격감이 좋아서 스트레스도 퐝퐝 풀린다. 테니스장이 회사 근처에 있기 때문에 바쁜 와중에서도 꾸준히 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야근 있으면 하고 돌아오면 된다. 거의 그랬다..)
이와 같은 새로운 배움은 내 삶의 시야와 풍미를 넓혀준다. 그로 인한 작은 성취는 내 삶에 작은 자신감을 만들어주며 예상치 못한 상황들 앞에서도 맨땅에 해딩을 해야하는 순간들에서도 당당히 마주할 수 있게 하는 작은 용기도 선물로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취미가 재밌는 운동이라면 땀을 흘리며 스트레스도 풀리고 체력도 길러주기에 일석이조다. 바쁜 일상에서 체력이 무너지면 자연스럽게 정신력이 무너지며 업무 성과가 떨어지게 되는데, 미리 준비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운동 취미는 참 건설적이고 좋다.
앞으로 나이를 계속 먹는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40이 되어도, 50이 되어도 다양한 시도를 하며 시행착오와 실패를 또 겪게 되겠지만, 그것이 내 삶의 자양분이 되어 지금보다 조금 더 현명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엔 또 어떤 취미에 도전해볼까나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어쩌면 실패했기에 더 많이 배웠을 수 있다. 그리고 측정이 안 되는 영역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은 더욱더 많다. 곰곰이 돌아보자. 작년보다 올해의 나는 생각보다 많이 성장했을 것이다.
1) 커머스와 사업관리 직무에 대한 이해
물건을 사고파는 상행위인 커머스에 연차가 조금이라도 낮을 때 와보고 싶었는데 참 운이 좋았다. 물론 객단가가 매우 낮은 커머스이기에 굉장히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대한민국에 없던 주문 즉시 배송이라는 파괴적인 소비자 편익이 있기에 고객 최접점에서 경험하는 게 무지 많다.
올 한해 동안 플랫폼이며 미디어며 모두 커머스를 하기 위해 죽자고 달려드는 상황에서 다양한 업계 플레이어들의 전략과 현황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그리고 역시 B2B보다는 B2C가 재밌고, B2C 중에서도 경쟁 강도가 빡센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인 식음료, 공산품, 패션 등이 실무자로서 힘들긴 하지만 더 흥미진진 하다.
사업관리라는 직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사업이 잘되기 위한 모든 일을 하는 것'이다. 즉, 매출을 확대하고 비용을 감소시켜 손익을 좋게 하는 것이고, 아래 채용공고의 일들을 실제로 하고 있다.
B마트 사업관리 채용공고의 업무 내용
B마트 사업 전략 수립, KPI 수립 및 관리
사업 실적 다각도 분석, 마케팅/MD와 협업하여 실적 개선 방안 수립
Projection, Pricing, 사업 타당성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의사결정 지원
B마트 서비스 프로세스 내 유관부서(고객서비스, 영업지원, 플랫폼, 재무, 우아한청년들 각 부서및 각 센터 관리자)와 협업을 통한 운영 상 이슈 해결
이제까지 경영관리, 해외영업, 마케팅/pr 등 다양한 일들을 해왔는데, 지금 하고 있는 사업관리 업무가 나한테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찾았다 요놈!
2) 일 잘하는 주니어의 특징
현재 직급상으로는 다른 팀원들과 동일하지만 경력, 연차, 업무의 능숙도에 의해 시니어 역할을 하면서 주니어들을 업무적으로 관리, 육성, 케어해줘야 했고 리소스상 팀장님이 챙기지 못한 팀 전체의 업무를 먼저 챙겨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의 시니어로서 배운 점이 많았고, 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일 잘하고 인정받는 주니어의 특징과 시니어의 역할에 대해 한번 고민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먼저 일 잘하는 주니어는
1) 일단 지시한 업무를 잘 듣고, 잘 이해하며, 시킨 대로 한다.
2) 어떤 상황에서도 핑계가 많지 않다.
3)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이고 진취적이다.
4) 예상 가능한 모습들(지각, 듀데이트, 성과물의 수준, 꼼꼼함 등)을 보여준다.
5) 다양한 업무적인 상황에 대해 고민의 깊이가 있다.
6) 이렇게 하기 위해 일과 삶의 균형도 조절할 줄 아는 것 같다.
보통 1), 2)까지 하면 '시키는 일은 잘하네'이고 3), 4)까지 하면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피드백을 더 많이 해주고 그 뒤로 6)까지 가는 건 역시 경험이 조금 차야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시니어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1) 일단 나의 업무적인 성과가 명확해서 내 목소리에 힘이 실려야 하고
2) 업무 지시를 아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하고
3) 업무적인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해주며
4) 주기적으로 1:1 티미팅을 통해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5) 어떤 방법으로든 나를 따르면 국물이 떨어지는구나를 보여주고 마음을 잡아놔야 하는 것 같다.
이젠 온전히 나의 업무역량으로만 평가받는 연차는 지나가는 것 같고, 팀으로서 어떻게 성과를 내는지 주니어를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하는지에 따라 평가의 무게중심이 실리는 시기가 된 것 같다.
3)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과제
첫째, 기준정보 관리. 보통 초기 서비스에서는 대부분의 리소스를 moving forward에만 힘을 쏟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기준정보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서비스의 외형만 커지는 경우가 많고 어느 센가 내부 업무 비효율성이 터져나간다.
동일한 의미를 갖는 내부 용어는 반드시 통일해야 하고, 각 지표의 정의도 명확해야 하며 모두가 인지할 수 있게 wiki 등에 잘 정리해놔야 한다. 또한 그 정보가 갖는 속성 값들도 합의한 기준에 맞게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가 잘 돼야만 하며, 시스템에서 일괄적으로 조회가 가능해야 한다. 기준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급할 때 뒷다리를 꽉 잡히게 되기에, 제대로 만들기 어렵지만 집중해서 잘 만들고 집착증에 걸린 사람처럼 끈질기게 관리해가야 한다. 안 그러면 이것 때문에 모두가 계속 질질 끌리게 된다.
둘째, 업무 분배와 자동화. 어느 조직이나 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게 방치해둬서는 팀 내 전체적인 업무 불균형으로 인해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어렵다.
value가 낮은데 루틴한 업무라면 1) 그 업무를 꼭 해야 하는지 확인해서 최대한 없애고 2) 해야 한다면 주니어나 단기계약직을 뽑아서 업무를 이관하고 3) 정해진 프로세스로 시스템을 구축해서 최대한 자동화해야 한다. value가 높고 루틴하지 않은 업무인데 몰린다면 1)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른 업무를 빼주고 2) 해당 업무가 가능한 사람을 빨리 뽑든지 3) 해당 업무가 가능해 보이는 주니어를 빠르게 육성해야 한다. 그리고 또 사람 뽑아줘서 넘겨줘야 한다.
그렇기에 평소에 팀 내에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것이고 이런 상황을 미리 잡아내고 처리하기 위해 어쩌면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weekly 미팅이 없어지지 않고 유지되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셋째, human error 방지와 시스템화. 어떤 업무가 사람 손을 심하게 타면서 퀄리티 관리가 안되게 둬서는 안된다. 조금 더 꼼꼼한 사람이든, 조금 더 덜렁대는 사람이든 근본적으로 human error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가능하다면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짜고 고도화 되야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예외 케이스는 업무 프로세스에 주기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서비스 초반에는 꼼꼼한 소수의 인원으로 업무 퀄리티 관리가 가능하나, 서비스가 확대되기 시작하면 손을 쓸 수 없기에 빠르게 시스템화 시켜야 한다. 그런데 마냥 시스템화가 능사는 아니다. 결국 사람이 돌리게 되는 밑바닥 운영 프로세스와 현장을 몰라서 정교하게 짜여지지 못한 시스템은, 안 쓰느니 못한 최악의 괴물딱지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내부 admin의 ux와 기능은 필히 내부 운영 빠꼼이가 주도해서 기획해야 한다.
커머스 기획자면 누구보다 자사 서비스를 많이 써보고 고객 경험 모든 단계의 정보와 value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알아야하고, 금융 기획자면 누구보다 금융을 잘 알아야 하고 공부를 미친듯이 해야한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다
1) 사랑, 온유함, 오래 참음
신규 서비스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것보다, 교회 조장이 내적으로는 더 힘들었고 그만큼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의 성품에 관한 고민도 많았고 성장이 있었던 것 같다. 오랜 기간 교회를 출석했지만 교회에서 리더십 역할을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목사님께서 조장해보라고 연락을 주셨을 때, 잠깐 머뭇했지만 이 과정 또한 모두 나를 키우시고 단련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여 순종하는 마음으로 한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렇지만 나의 성향과 조원들의 상태를 미루어 짐작해봤을 때, 예상되는 난관이 딱 보였고 정말 그 난관들이 그대로 펼쳐졌다.
월급, 직위, 명예 등 철저하게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인센티브로 돌아가는 회사와는 달리, 교회는 성경의 가이드와 신앙이라는 가치관에 따라 사랑과 헌신으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에 회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돌아간다. 그 말은 회사와 세상에서 먹히는 방식들이 교회에서는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똑같은 방식과 가치관으로 적용하려고 해서도 안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효율성, 빠른 피드백과 결과, show off 등과 같은 시대가 추종하려는 가치는 교회와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보물을 이 땅에 쌓지 않고 하늘에 쌓으라는 교훈, 참된 믿음은 그에 걸맞은 올바른 언행과 성품이 삶에서 조금씩이라도 드러나야 한다는 말씀 등 이와 같은 교회의 권면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을 일상에서 몸으로 실천하기는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쉽지 않더라도 노력의 흔적은 분명 삶에 명확히 보여야 한다. 원래 나라는 사람의 언행 습관, 생각 패턴, 감정 들까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고쳐가려는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제자와 무리의 차이인 것이다.
성격이 급하고 통제력을 잃는 것을 싫어하는 나에게 교회의 리더십으로써 신앙적으로 성품적으로 어린 조원들을 이끌고 그들을 신앙으로 온전히 받아내는데 참 오랜 기간이 걸렸다. 여전히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 이 자리를 맡지 않았다면 고민도 안 했을 테고 배우지 못했을 것 같다. 사실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아주 많지만(왜 계속 지각을 하는지, 숙제를 성실하게 하지 않는지 등), 오래 참음과 온유함 그리고 사랑으로 끈질기게 기다려주려고 한다.
매일매일 되새기기 위해, 올 10월쯤에 나의 캘리 선생님에게 위와 같은 성경 구절을 써달라고 했다. 내 안에 성령으로 인한 성품의 열매가 더 맺히길 진심으로 소원한다. 특히나 사랑과 오래 참음과 온유. 중간에 조장을 놔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1년간 해왔던 내 자신에게 참 수고했다고 해주고 싶다.
나를 직면해야 하기에 가장 용기가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다. 어려운 환경 앞에서 우리는 보통 핑계를 댄다. 상황, 시간, 팀장, 회사...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내 역량 부족, 내 끈기 부족, 내 체력 부족, 내 자존심 때문이 아녔던가?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이걸 잘 짚고 넘어가야 성장할 수 있다.
1) 공격수보다는 수비수
올해 팀 내에서 수비수가 해줘야 할 역할들(운영 효율화, 비용 관리, 내부 지원부서 응대 등)을 많이 수행하였다. 막 부서에 왔을 때 팀 내 업무 프로세스가 거의 잡혀있지 않았고, 시스템이 전무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비에 더 에너지를 많이 쏟을 수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한번 깊게 발을 담가서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놓다 보니, 내가 쭉 잡고 가는 게 팀 전체적으로도 매우 효율적이었다.
사입형 커머스의 특성상 서비스가 확대되면 될수록 수비수가 해줘야 할 역할들이 더더욱이 중요해지겠지만, 그래도 내년에는 조금 더 공격수와 같은 프로젝트도 진행해보면서 7 : 3= 수비 : 공격 비율을 유지해야 나의 균형 있는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팀원도 많이 늘어난 만큼 업무의 위임과 분배, 그리고 시스템으로 통한 효율화 및 자동화를 통해서 리소스를 확보해보자.
2) 이끌기보단 따르기
내 업무 영역에 있다면 광범위하게 챙겼고, 특별히 나에게 assign된 업무에 대해서는 매우 충실했다. 그 외에 팀내 다른 팀원들에게 assign된 업무에는 내 업무에 더 집중하고 리소스를 지켜내기 위해 일부러라도 관심을 더 두지는 않았다. 팀원으로써 팀장님도 계시고 그 위에 실장님도 계시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완전 괜찮았다.
하지만 점점 시니어로서 해줘야 할 책임이 커져간다. 전반적으로 모든 업무에 관심을 두자. 더 잘되기 위해 개입하고 조언하고 아이디어를 내야한다. 그런 일 하는 사람이 팀장이다. 그러다 보면 의사결정을 할 수 밖에 없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면 할수록 그걸 더 잘하게 되는 것 같다. 여전히 잘 따라야 하지만, 이젠 잘 이끌어도 보자.
1) 비효율적 시간 활용
연초에 신생 부서에 조인하면서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시키는데 집중하다 보니 매일매일 에너지가 엄청나게 소모되었다. 따라서 1Q까지는 집에 와서 그냥 쉬기 바빴던 것 같다. 그리고 2~3Q는 그래도 적응을 잘하면서 개인시간도 잘 활용했는데, 4Q때는 나사가 풀렸던 것 같다.
운동 갔다온 저녁 11시부터 별로 도움도 되지 않을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에 너무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다.그래서 결과적으로 작년보다 책을 많이 보지 못했고, 독서의 퀄리티 또한 높지 않았다. 2018년엔 총 72권(상반기 39권/하반기 33권)을 읽었었는데, 2018년엔 총 50권 (상반기 34권 / 하반기 16권)을 읽었고 특히 하반기에 많이 떨어졌다.(저것도 12월 쉬는날에 몰아쳐서 본게 몇권 된다).
저녁 11시 이후는 하루 중에 가장 귀한 개인 시간 중에 하나인데 이제부터 그 시간에는 필요 없는 행동들은 끊어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반성!
2) 재테크 노관심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이점은 올바른 선택에 이례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린치 p137>
내년에 시작하는 '투자 & 창업' 관련 트레바리 책을 읽다보니,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노동 소득만으로는 구조적으로 힘들고, 결국 주부사(주식, 부동산, 사업) 중에 하나 이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리마인드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재테크 문제를 곱씹게 되었다. 재테크는 엄청 중요한 삶의 문제인데, 올 한해 너무 간과했던 것 같다. 바빠서 신경 못 썼다라는 것은 사실 말도 안되는 핑계이다. 중요한 문제를 회피했던 것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이젠 직면하자. 이 클럽에는 투자보다는 창업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왔지만 기왕 들어온 김에 2020년에는 주식에 관심을 더 가져보자.
3) 현재 연애를 안 하고 있음
올 한해 아예 손 놓고 있었던건 아닌데, 현재 연말에 연애를 안하고 있다. 덕분에 전사 off 기간 연말 연휴에 이런 회고 글을 여유롭게 쓸 여유가 생긴 걸지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