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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몬 Dec 05. 2020

잠에 대한 생각의 전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를 읽고


아데노신/멜라토닌 등 호르몬의 관점에서 잠이 오고 깨는 이유, 렘/비렘수면 등의 역할, 숙면에 좋은 생활 습관 등 수면에 대한 의학적인 이야기를 아주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낸 책이다. 책은 매우 두껍지만 잘 읽히도록 잘 쓰여져 있으니 수면과 꿈에 대해 궁금증이 많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1. 생각의 전환


푹 잡시다


어느 상황에서나 잘 자는 편이고, 몇 시에 자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으며, 체력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서 잠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내 삶의 영역에서 잠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기에, 나에게 잠은 '잠' 그 자체로 인식하기보다는 깨어있는 삶을 제외한 부분(24시간 - 일상 = 잠)으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일상의 효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잠자는 시간을 생각하며, 그 범위 안에서도 최소한으로 잠을 자면서 많은 것들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이번 책을  줄로 요약하면 '매일 충분한 잠은 삶에 필수적'이라는 이다. 저자에 따르면 잠은 매일 7~8시간씩 충분히 자는 것이 좋고 평일에 부족한 잠을 주말에 몰아 잔다고 회복되는 게 아니고 바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계속 쌓여간다고 한다.(암 유발, 우울증, 일상 효율성 악화 및 무기력, 졸음운전 사고 등) 마치 고금리 대출이자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가산의 일부가 빨간딱지가 붙어 압류당해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책을 통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잠은 어쩔 수 없이 가져야 하는 삶의 일부분이 아니라 잠 그 자체로 너무 중요하고 우선순위를 높여야 하는 삶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저녁 11시쯤에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는 것도 내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만, 졸리다면 그냥 이따금씩은 잠을 일찍 자는 것도 내 삶에 너무나 유익한 것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거 아닌가? 잠을 잘자는게 보약이며 만병통치약이라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왜 아까울소냐


잠이 보약. 잠이 만병통치약



2. 잠 부족이 가져오는 HR 이슈


잠은 기억 증진에 훨씬 더 식별력을 제공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강화하거나 그렇지 않을 정보를 추리고 고를 수 있다.(p179)

잠을 통해 운동 기억은 의식 아래에서 작동하는 뇌 회로 전체로 옮겨졌다. 그 결과 이 기술 수행은 이제 본능적인 습관이 되었다. 뇌가 운동 루틴을 자동화하도록 잠이 돕는다는 말이다.(p186)

잠이 기억에 제공하는 마지막 혜택은 가장 놀라운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바로 창의성이다. 잠은 뇌가 저장된 방대한 정보 사이의 연결을 시험하고 구축하는 야간 무대를 제공한다(p193)

미국의 많은 기업들을 조사했더니, 수면 부족이 연간 직원 1인당 거의 2천달러의 생산성 감소를 가져온다는 것이 드러났다. 연간으로는 5400만달러의 자본 손실을 본다는 뜻이 된다(p423)

수면이 부족하면 업무 처리 속도와 기본 업무의 완수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은 연구를 하자마자 일찌감치 드러났다. 또 잠이 부족한 사람은 맡고 있는 업무 관련 문제에 정확한 해결책을 내놓는 빈도와 횟수가 더 적다(p426)

사업의 성공을 어떤 척도로 판단하든 간에 밤에 또는 낮에 직장에서 잠을 충분히 잘 조건을 조성하는 것을 생리적 차원의 새로운 벤처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p434)


요 몇 달간 초과근무를 월간 150시간 정도 하고 있다. 한 달 30일에서 주말 8일 빼면 평일 22일인데, 초과근무 150시간이라는 건 대략 하루에 7시간쯤 한다는 것이다. (금요일은 그래도 뭐 일찍 가는 편) 그렇게 되면 보통 자정~1시쯤 퇴근하고 다시 8시쯤 회사 도착하게 되면서 수면시간은 5시간 앞뒤가 되었다. 업무 일정상 어쩔 수 없이 회사 수면실에 잔적도 있고, 뭐 그냥 그대로 꼬박 밤을 새운 적도 있다. (그래도 요즘은 그 정돈 아니다. 11시면 퇴근..ㅎㅎ)


11월 초중순이 업무강도가 피크였는데 그 당시 잠을 심하게 못 잤던 기간 나의 상태를 돌아보면 아래와 같았다. (책에서 나오는 잠을 부족하게 잤을 때 나오는 예시와 비슷한 상황들이 많이 있었다.)

머리가 맹해지면서 잘 안 돌아간다. 팀이 모두 예민해지면서 조직적으로 텐션이 생긴다 → 업무 효율이 안되며 업무 진행이 잘 안되면서 업무 시간이 더 길어진다 → 수면시간이 줄어든다 → 무한 루프 ~~

너무 늦게 퇴근해서 평일에 개인 시간이 없어진다 → 취미, 운동이며 못하게 되면서 삶의 에너지가 떨어진다 → 주말에 수면 보충한다고 시간을 많이 쓰게 된다 → 주말에 뭐 한 거 없이 지나가면서 허무해진다

허리, 목, 손목 등 사무직 현대인들한테 생기는 병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 잠을 많이 못자서 힘든 상태에서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는 순간 멘탈에 충격이 확 온다 → 굳이 이렇게 까지 일을 해야 하는지, 잠은 좀 자면서 일하고 싶다, 야근이 너무 심하지 않은 곳으로 이직할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며 이력서를 업데이트한다.

딱 봐도 피곤해보이는지 피부가 상했다든지 얼굴이 쾡해보인다든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 외모 어택을 받으니 그냥 짜증이 확 난다 ㅋㅋ

주당 평균 저녁 9~10시 퇴근 정도였으면 자는 시간을 뺏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평균 12시~1시가 되어버린다면 수면시간을 강탈당할 수 밖에 없다.


어떤 특정 기간에 바쁜게 아니라 꾸준히 계속 일이 너무 많아서 적정 수면시간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까지 간다면 조직의 입장에서 HR Cost가 급속도로 높아져 내부 인원들의 이탈이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채용 공고를 올리고 신규 인원을 채용하고 soft-landing까지 들어가는 총체적인 비용은 기존 인원을 유지하는 비용에 비해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높기에 조직적인 케어가 필요하다.


왕이 되고 싶은자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것과 같이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신규 서비스에는 그에 상승하는 엄청난 업무강도가 따라오게 된다. 외형 성장 속도와 내부 실속을 같이 가져가기란 참 쉽지 않다. 하지만 사람이 전부인 IT 서비스가 성장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사람을 잃는다면 차차 모든 것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일이 너어무 많아 힘들어서 퇴사를 한다면, 그건 연쇄 작용을 일으켜 남아있는 인원들에게도 절대로 좋지 않게 된다. 또한, 요즘과 같이 워라벨이 중요한 시대에 야근이 너무나 많은 조직은 뛰어난 인재들에게 선택을 받기 쉽지 않다.


따라서 조직적으로 판단했을 때 특정 부서의 초과근무가 너무 심하다면,  업무를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자동화, 프로세스 정립 등)을 적극 시도하고 신규 채용이든 부서이동이든 알바 채용이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필수적이며, 적정한 평가와 보상도 필요하다. 극단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서비스와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성장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하지만 물론 쉽지 않다.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는 것이고, 로켓에 모두를 태울수는 없는 법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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