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친구들’ 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1장 수상한 내 친구 나동철_강창욱 편]
수상한 친구들』 1장에 담긴, 나의 진짜 이야기
오늘은 제 책 『수상한 친구들』의 1장, <수상한 내 친구 나동철_강창욱 편>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소설 속에서 동철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의 주인공 ‘강창욱’, 그리고 씩씩한 ‘나동철’. 이 두 사람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들은 누구였을까요?
지금부터 그 시절, 저의 가장 뜨거웠던 우정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1. “철판, 나동철!” 사실은 제 별명입니다
1장에서 아이들은 동철이를 ‘철판’이라고 부릅니다.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부끄러움을 모르고 당당하다는 뜻이지요. 사실 이 별명은 중학교 시절 제 실제 별명이었습니다.
그때 저희 집은 참 가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교에서만큼은 기죽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밝게, 더 크게 웃고 떠들었습니다. 운동회 날이면 항상 응원단장을 도맡아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던 아이, 그게 바로 어린 날의 저였습니다.
가난하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스스로 초라해지지 않으려 애썼던 그 시절의 제 모습이 소설 속 ‘나동철’의 당당함으로 다시 태어난 셈입니다.
2. 소설 속 ‘강창욱’의 실제 모델, 내 친구 김창욱
1장의 화자인 ‘강창욱’은 가상의 인물이 아닙니다. 중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만나 단짝이 된 제 실제 친구, ‘김창욱’이 바로 그 모델입니다.
창욱이는 늘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한 친구였습니다. 제가 ‘철판’이라는 별명 뒤에 슬픔을 숨기고 억지로 밝은 척을 했다면, 창욱이는 구김살 없이 진짜 밝고 멋진 친구였죠. 그래서 소설 속에서도 동철이를 편견 없이 바라봐 주고 응원해 주는 든든한 친구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3. 갈 곳 없는 주말,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준 집
고등학교 2학년 말부터 수능을 볼 때까지, 저는 기숙사 생활을 했습니다. 평일은 학교에서 보낸다 쳐도, 주말이 되면 기숙사를 나와 집으로 가야 했죠.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텅 빈 집에는 저를 챙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쓸쓸한 주말마다 저를 거두어 준 곳이 바로 창욱이네 집이었습니다.
창욱이 부모님께서는 저를 손님이나 친구가 아니라, 정말 ‘또 하나의 아들’처럼 대해주셨습니다. 따뜻한 밥을 먹여주시고, 잠자리를 내어주시며 친부모님 이상의 사랑을 베풀어 주셨지요.
수능이 끝나고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약 3개월 동안은 아예 창욱이 집에서 살았습니다. 창욱이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고, TV를 보고, 잠을 자며… 저는 그 집의 여섯 번째 가족이었습니다. 그 시절 창욱이와 그 가족들이 없었다면, 저는 그 춥고 외로운 겨울을 어떻게 버텼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4. 헝가리에 있는 친구에게
가족보다 더 가족 같았던 내 친구 창욱이는 지금 멀리 헝가리로 이민을 가서 지내고 있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제 마음속에는 여전히 중·고등학교 시절 그 교회에서 함께 웃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수상한 친구들』 1장은, 힘들었던 시절 내 곁을 지켜준 그 친구와 가족들에게 바치는 저의 작은 감사장입니다.
소설 속 동철이 옆에 창욱이가 있었듯, 제 인생에도 창욱이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그 친구가 보고 싶네요.
“동철아, 친구들이 철판이라고 부르는 거 싫지 않아?”
“뭐 어때? 유명해지고 좋잖아. 그리고 나를 철판이라고 부르는 애들도 지금만 그렇지 금세 잊어버릴 거야.”
- 『수상한 친구들』 본문 중에서
어쩌면 제가 저렇게 말할 수 있었던 건, 제 있는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 준 진짜 친구가 곁에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여러분의 곁에는 어떤 ‘수상하고도 고마운’ 친구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