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중물 사총사

'딱 10문장' 감성에세이

by 김남원


그 조합을 또다시 만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40년 지기 죽마고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루가 멀다고 몰려다니며 수박 서리하고, 고기 구워 먹으며 놀 궁리만 하던 우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선생님이 지어준 별칭이 ‘꾸중물 사총사’였다. 우리를 표현하는 말이 다소 투박할지라도, 비하의 뜻이 담겼어도 괜찮았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만큼 행복한 적이 없었기에.


한 녀석은 그림과 음식 솜씨가 뛰어났고, 다른 녀석은 무엇이든 뚝딱뚝딱 잘도 만들었다. 내 짝꿍이던 녀석은 미소가 워낙 선해서 보고만 있어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마지막 한 녀석이 나인데, 꾸중물 사총사의 비밀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어서 나타나면 어딘가 모르게 두려운 존재였다.


옛 친구들 이야기는 왜 할 때마다 익숙하면서 새롭고, 첫사랑만큼이나 설레는지 모르겠다. 가끔 내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친구들의 얼굴을 그려보는 오늘마저 그립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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