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등이 더 굽기 전에

'딱 10문장' 감성에세이

by 김남원


일, 잠, 그리고 술.

아버지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단어들이다.


그들은 밖에 몰랐고, 쉬는 날이면 으로 피로를 달랬다. 한잔 말고는 시름을 털어내는 방법도 몰랐다. 그렇게 버티고 견디며, 우리를 키워냈다.

다정한 말은 배우지 못했다. 자상하면 남들이 본다는 세상 속에서 사랑조차 투박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아버지처럼, 한평생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묵묵히 헌신할 수 있을까.


그분의 등이 더 굽고, 걸음이 더 느려지기 전에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안 그러면 남은 건 당신의 눈물뿐일지 모른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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