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부터 운동까지, 하고싶은 것이 너무 많았던 나
오래토록 좋은 연인이 되기 위해 공통의 관심사가 될 수 있을 것들을 찾아보려 참 많은 것들을 해보았습니다. 등산도 하고, 마라톤도 하고, 암벽등반도 해 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스키도 타고... 그 덕분에 추억도 많이 쌓이고, 공통의 취미도 하나, 둘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난 참 하고싶은게 많았지. 박수홍이 얘기하는 세상만즐(세상이 만든 것들은 다 즐기며 살자)이 마치 나의 삶의 방식과도 같았어. 그래서 오빠에게 매번 다른 것들을 얘기하며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그랬지.
그런데 말야. 오빠랑 오래 잘 만나고 싶어서 그랬던 것도 있어.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니까 공통의 관심사를 가질 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오빠는 운동을 좋아하는 것 같았고, 나도 활동적인 것을 좋아했던 터라 운동과 관련된 여러가지를 제안했지.
실내 암벽등반부터 등산, 스키타기, 자전거타기, 배드민턴, 공 던지기, 마라톤 등... 초심처럼 자주 가진 못했지만 이제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줌바댄스, 요가까지.
자전거 타기에 재미를 붙일때 쯤, 아쉽게도 내가 자전거 타다 넘어져서 쇄골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두 번다시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돼서 아쉬워. 그 다음 해, 또 그 다음해에도 자전거를 보거나 조금만 경사진 곳을 보더라도 그 때 기억이 나서 소름이 돋았어. 그런데 이제는 오빠랑 다시 한 번 자전거를 타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 때 좋았는데.
그 덕분에 우리의 겨울 스포츠는 하나 찾았잖아. 스키! 우리 둘이 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 덕분이긴 하지만. 이제 겨울이 다가오면 오히려 이번 시즌권은 어디로 끊을지, 장비는 대체 언제 사면 좋을지, 언제부터 타러 갈지만 고민하면 되니까. 매년 이 고민을 할 때면 신나고 즐거워. 3년 전 처음 탈 때나 지금이나 나는 별로 실력이 늘지 않았지. 오빠는 정말 많이 달라졌고, 지금은 멋있게 타더라고. 나는 언제쯤...
올해 초에는 그림에도 도전했지. 나도 그림실력이 꽝이라 어차피 둘 다 못그리니까 하면서 갔는데, 오빠가 나를 보고 따라 그리길래 웃겼어. 아, 우린 그림실력은 정말 별로더라. 하하하. 어쩜 미술에 소질없는 것도 닮았을까. 그래도 한 번 또 그림을 그리러 가보고싶어. 오빠가 맘에 든다고 했던 앵무새 그림그리러 한번 가볼까?
여러가지를 제안한 데에는 고마움의 의미도 있어. 나 만나고 일년 쯤 뒤, 담배를 끊었잖아. 중간에 몇 번이고 금연에 실패하긴 했지만, 2015년 9월 이후로는 담배와 이별을 선언했지. 그래서 오빠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줘야겠다, 나도 같이 해야겠다 싶었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건강한 활동을 찾아서 같이 하고 싶었거든. 아직 오빠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어주는 건 확실하게 찾지 못한 것 같긴 해. 스키를 제외하고. 꼭 찾아서 함께하고 싶어. 그게 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