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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별무슨별 Sep 07. 2023

극적인 날씨 변화를 보여준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 1편!

역대급 날씨변덕을 보여준 우유니! 비현실적으로 환상적이었던 투어 상세후기

*ariel magic tours 투어사의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 상품 가격정보 & 투어 상세 일정 有



밤버스를 타고 오전 8시쯤 우유니 시내에 도착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온 동네가 물폭탄을 맞은 것처럼 물에 잠겨있었다. 날씨야말로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뭐 어쩌겠어하는 마음이었고, ‘오늘은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에 가기 힘들겠구나’를 직감했다.


구매했던 쓰리심 유심은 남미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터넷이 터지는데 유독 볼리비아에서만 먹히지 않았다. 이 부분을 깜빡하고 숙소 가는 방법을 전날 제대로 찾아두지 않는 게 생각이 났고 등골이 서늘해졌지만, 캡처해 둔 숙소 주소를 오프라인 지도에 검색해서 다행히도 무사히 찾아갈 수 있었다. 혼여행 만렙러인 나도 가끔 이렇게 깜빡할 때가 있긴 하지만 먼 길을 이동할 때나 목적지에 처음 방문하는 날에는, 길을 잃거나 헤매지 않도록 이동 경로를 상세하게 미리 준비하고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버스에서 내릴 때쯤엔 다행히 퍼붓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 덕에 남미 여행 중 최초로 배낭에 레인커버도 씌워보고, 10분이면 도착할 숙소를 엄청난 물 웅덩이의 훼방으로 뱅글뱅글 돌아서 한참 뒤에나 도착할 수 있었다. 짐작컨대 우유니 시내는 배수 시스템이 없는듯했다.(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나 물이 안 빠질 수 없다)


숙소에 도착하니 체크인 시간이 한참 남아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일단 어젯밤 버스에서 준 간식과 챙겨뒀던 요깃거리로 아침을 먹었고, 배낭에서 짐을 꺼내 지난밤 잠옷 차림에서 일상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렇게 나름대로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했는데도 한 시간밖에 흐르지 않은 오전이었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보니 비가 와서 더 그렇게 보였을 수 있겠지만 시내에는 정말 할 게 없어 보였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였다. 이곳은 익히 듣던 대로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 외에는 할 게 없는 곳. 하지만 밖에는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다. 돈을 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투어를 갈 것이냐, 아니면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날이 좋아지면 나갈 것이냐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이 고민은 주간 날씨를 확인해 보고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머무는 내내 비가 왕창 쏟아지고 먹구름이 가득하다는 예보가 있었고, 심지어 ‘정월대보름' 주간이라 연 중 달이 가장 밝아서 별이 거의 보이지 않을 거라고 했다. 지구 반바퀴를 돌아 이 먼 땅까지 우유니 소금 사막을 정말 고대하면서 왔는데 하필이면 이런 날씨라니.. 다른 데는 다 안 좋아도 우유니만큼은 맑기를 바랐던 나의 소망은 대자연의 흐름에 꺾여버리고야 말았다.


이렇게 된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건 일단 부딪히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투어사로 미리부터 점찍어뒀던 ‘ariel magic tours’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했다. 바로 시작하는 투어가 있냐고 물으니 데이투어가 10:30시부터 시작한다고 했다.(끝나는 시간은 7:30) 투어사 위치나 가격 등 상세 정보를 확인한 뒤 바로 숙소를 나갈 준비를 했다.


[Arielmagictours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 정보]

1. day tour = 180 bs / 10:30~19:30

2. sunset & star light = 150 bs / 16:30~22:00

3. star light & sunrise = 150 bs / (새벽에 출발하여 일출 보고 오전 도착)


숙소에서 택시를 잡아줘서 3볼인가 내고 시내로 갔다. 그런데 분명 투어사 앞으로 데려가준다고 했으나 알 수 없는 길가에 내려줘서 매우 당황스러웠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혹시 못 찾을까 봐 택시를 탄 거였는데… 남미는 역시 믿을 게 못된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볼리비아에서는 유심이 터지지 않아서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는데, 투어사에서 dm으로 보내준 간략한 지도를 보면서 무작정 걸으며 투어사를 찾아 나섰다.


정처 없이 헤매다 길 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투어사가 모여있는 길거리를 찾아다녔고, 정말 운이 좋게도 극적으로 ariel magic tours를 찾았다. 도착하니 이미 한국인 세 분이 먼저 모여있었고 나 포함 여자 둘, 남자 둘 이렇게가 이번 투어를 함께하는 인원이었다. 어색하게 첫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날이 좋지 않은데 오늘 밖에 시간이 안 돼서 온 사람들이었다.


날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떠나는 투어 멤버라 다들 체념한 듯 보였고 ‘뭐 어떻게든 되겠지~’의 마인드라 오히려 좋았다. 한껏 쳐질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언제 또 비가 왕창 오는 우유니에 오겠나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했던 것 같다. 약간의 대기 시간을 지나 각자 사이즈에 맞는 장화를 신고 투어 차량이 출발했다. 약 10~15분 정도 이동 후 처음 도착한 곳은 기차가 덩그러니 있는 포토스팟이었다.


해탈한 여행자의 순간을 즐기는 법 jpg


우유니 소금사막 가는 길목에 들리는 코스라고 하던데, 소금사막 이외엔 관심이 없어서 이런 곳에 들리는지 처음 알았다. 날이 맑을 때는 이곳에서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고들 하던데 비도 많이 오고 잔뜩 흐려서 그냥 ‘이런 곳도 있구나’ 했다. 차에서 내려야 하는데 이 날씨에 굳이 내려서 봐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언제 또 여길 와보겠어’ 하고 비가 거세개 내리는 날씨에 굴하지 않고 우비를 입은 채 차 밖을 나섰다.


해탈한 여행자의 순간을 즐기는 법2 jpg


비가 오든 말든~ 나는 나의 길을 간다~~


해가 전혀 없이 먹구름이 잔뜩 껴있는 데다가 비가 많이 왔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꽤 쌀쌀하다고 느껴지는 날씨였다.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을 10배 정도 강조하면 지금의 풍경을 설명하는 데 적절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 와중에 우리 넷은 이제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서, 바람에 흩날리는 빗물을 맞으며 사진과 영상을 신나게 찍었다. 그래도 이 우울한 상황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동지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무지게 타이어 그네에서도 놀아줍니다


그렇게 잠시 동안 해탈의 경지에서 빗속을 노닐다, 비도 많이 맞고 추워져서 얼른 차로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는 원래의 행선지인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향했는데 놀랍게도 날이 점점 개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우리는 소금사막에 있는 동안 잠시만이라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길 손꼽아 기도했다. 그렇게 희망을 품고 약 3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기념품샵 등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오오.. 희망이 보인다..!!! (제바아아알)


비 오고 흐리던 날씨는 거짓말처럼 쨍하게 맑아졌고 한껏 들뜬 마음으로 소금사막까지 이 날씨가 유지되기를 다시 한번 간절히 기도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여러 종류의 소금 결정들과 포장된 소금이 가득한 소금 가게부터, 판초를 파는 가게, 여러 남미스러운 용품들을 파는 가게, 식음료를 파는 가게들을 구경했다. 마음에 드는 판초가 있다면 사진용으로 잠깐 쓰더라도 사볼까 싶었는데 그렇게까지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은 없었다. (라파스의 마녀시장이 훨씬 종류도 많고 예쁜 디자인도 많으며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소금 박물관이 따로 없었던 곳! 기념으로 하나 사올까 싶었지만 짐이 될 것 같아서 패스~


살만한 것은 딱히 없다는 판단이 들었고, 약간은 출출한 감이 있어서 요깃거리를 사 먹어볼까 싶던 차에 라마 고기 덮밥을 발견했다. 투어를 함께하는 동행친구 중 한 명과 같이 사서 나눠먹기로 했고, 하나에 10 볼(약 2천 원)로 가격은 한국 기준 저렴한 편이었다. 양고기처럼 특유의 향이 있었고 제법 간이 있는 편이었는데 쌀밥이 있어서 밸런스는 얼추 맞았고 한 번쯤 먹어볼 만한 맛이었다. 언제 또 이렇게 캐주얼한 라마고기 덮밥을 먹어볼 수 있겠나 싶었고, 쨍해진 날씨 아래 라마고기를 먹고 있자니 현지인 빙의한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인생 첫 라마고기 덮밥! 고기도 맛있는데 감자가 진짜 미쳤음!! (남미에서 실패 없는 메뉴 = 감자)


라마고기 인증샷이지만 저 하늘을 좀 보세요. 정수리 타는 것 같은 뜨거운 태양 볕이었답니다 (이래놓고 또 금세 비가 오는 우유니란..)


출출함을 어느 정도 해결했겠다 여유롭게 구경도 했겠다 다시 투어 차량으로 향하는데 먹구름이 또 한 번 밀려오더니 비가 쏟아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해가 너무 쨍해서 뜨겁다 싶었는데 두꺼운 구름하나로 이렇게 날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다니.. 역시나 남미답게 긴장을 조금도 늦출 수 없겠다 싶었다. 여행은 정말 하늘의 운에 맡겨야 하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소금사막에서의 날씨는 과연 어떨까 긴장반 설렘 반으로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데…!!!



(과연 소금사막에서의 날씨는 좋았을까요 나빴을까요?

말 그대로 정말 드라마틱했던 우유니 투어 후기! 다음 편에서 계속~~~)



[우유니 1일 차 투어 일정 요약 1/2] *feat. 악마의 날씨

8:00: 밤 버스로 우유니 시내 도착 (라파스 버스터미널에서 22시 출발, 약 10시간 소요)            

8:30: 도보로 숙소 Eucalyptus 도착            

9:10: arielmagictours 인스타그램 dm으로 투어 문의 및 상세 확인 후 당일 데이투어 예약 완료          

~10:00: 체크인 전이라 짐 맡기고 환복 후 갖고 있던 음식들로 아침식사. 공용 공간에서 잠깐의 휴식       

10:30: 숙소에서 잡아준 택시로 ariel magic tours 도착 (택시가 엉뚱한 곳에 내려줘서 헤매다 가까스로 찾아서 무사히 도착)            

11:00: 투어 출발            

11:10: 기차 포토스팟 도착            

11:30: 사진 촬영 및 포토스팟 둘러본 뒤 다시 출발            

12:30: 소금가게, 기념품샵 등 모여있는 곳 도착            

13:00: 구경, 쇼핑, 간식타임 후 진짜 목적지인 소금사막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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