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아이가 아침에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문자를 보냈다.
"엄마, 나 결핵예방접종 맞았어?"
문자를 받자마자 예방접종도우미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한 결과 태어나자마자 맞는 예방접종이었다.
"응~ 맞았네"
"그럼 나 결핵 걸린 적은 있어?"
"없지~"
학교에 결핵에 걸린 학생이 1명 발생하게 되어 전체적으로 결핵검사를 받고 설문조사를 해야 되어서 묻는 질문들이었다.
얼마 전 둘째 아이는
" 내 태몽은 뭐였어?"라고 물어보았다.
" 응~ 할머니가 꾸셨는데 비단잉어 큰 거 한 마리가 할머니한테 와락 안겼다고 하더라"
이 또한 학교에서 과제로 자신의 태몽이 무엇인지 알아오라고 해서 물어온 질문이었다.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문득 드는 생각 하나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나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
물어볼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어릴 때 입양이 된 어느 누군가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해 평생을 방황하며 살다가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에 오기도 한다는데 그들이 얼마나 아득한 마음일지 평범한 질문들 속에서 순간 느껴진 아픈 마음이었다.
혼자가 아니기에 가능한 그 별것 아닌 물음에 순간 울컥한 이유는 가을이 오고 있기 때문일까.
이제 나이가 들어 기억의 조각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 요즘 어릴 때의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 나누며 기억의 조각을 함께 맞추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