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싶다.
잠자코 있고 싶다.
하지만
정신 차리고 보면
어디선가 손뼉 치며 깔깔대고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옆 사람까지 치며 웃고 있다.
사실 나는 내향형 인간이다.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잠옷 차림에 집에서만 뒹굴거려야만 에너지가 충전된다.
소싯적에도 난 며칠을 연거푸 약속을 잡는 편이 아니었다.
박수 치다 집에 오면
결국 에너지가 바닥이다.
적어도 3일은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해소될 것 같은 피곤함이라
다음날 겨우 몸을 추슬러 멱살 잡고 출근을 이어간다.
잠시 후, 박수 치며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에너지도 많지 않으면서,
그 많지도 않은 에너지를
밖에 나가 왜 그렇게 대차게 아낌없이 쓰냔 말이다.
애써 의식적으로 조절해야 집에서 그나마 사람답게 걸어 다닐 에너지를 세이브할 수 있었다.
박수 치고 웃어야 한다고 누가 알려주었던가.
아무도 그러라고 떠밀지 않았다.
태생이 손뼉 치는, 에너지 부족형 인간이다.
이 언발란스 어쩔.....
인간발달을 전공한 나는 개인적으로는 발달의 꽃을 "적응 행동"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비단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자라나는 성인"의 발달수준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우린 이걸 사회화라고도 부른다.
한 줌밖에 안 되는 에너지에도
겁 없이 손뼉치고 웃게 된 건
분위기를 살리는 쪽이 안전했다고 믿었고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쪽이 되려 편안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게 된 이후
이젠 그에 걸맞게
내가 가진 에너지를 하루에 적절히 배분할 수 있게 되었다.
박수 한번 덜 치고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날린다.
친절은 체력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