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와 약속한 블루베리 따러 가는 날이다.
아침 햇살이 아직 부드러울 때, 나는 소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잔잔함 속에서 짧은 산책을 마치고, 소피의 약과 밥을 챙겨주고는 나도 외출할 준비를 했다.
엄마랑 나는 끓여둔 갈비탕을 먹고 외출 준비를 난리법석 하게 서둘렀다.
아마도 소피는 오늘 나랑 같이 못 있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소피야,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다시 올게."
농장으로 가는 길은 덥고 먼 길이었다.
하지만 처음 가보는 블루베리
농장이라 마음은 이미
설렘으로 가득 찼다.
예전엔 사과나 복숭아를 따러
농장으로 간 적이 있었지만,
블루베리를 따는 건 처음이라
작은 열매 하나하나가
유난히 소중하게 느껴졌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파란
열매들을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따면서,
문득 소피가 생각났다.
소피가 좋아하던 이 간식도
이제는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 마음이 저려오는 듯 아팠다.
왜냐하면 소피가 어렸을 때부터
소화기관이 많이 약한 강아지여서
특히 먹는 것을 신경 써주어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작고 소중한 생명을
하루의 끝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어쩌면 가장 큰 행복이라는 걸,
블루베리를 따면서 다시 느꼈다.
블루베리 농장 주인은 참 까칠했지만
친절했다.
블루베리를 다 따고 나서
농장에서 돌아오는 길,
함께 갔던 집사님과 점심을 같이 먹고는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나의 방문을 열어
소피를 부르면 소피가
꼬리를 흔들며 내 주변을
냄새 맡는 모습에
내가 얼마나 그리웠을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나는 소피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집 잘 지키고 있었어. 기다려줘서 고마워.
우리 산책 나갈까요?”라고..
하지만 내가 너무 힘들어해서,
그렇게 말해주지 못했다.
오후의 해가 길게 드리운 동네를
소피와 함께 걸었다.
나는 소피를 파크에 데려가서 책을 읽어주면서,
소피는 얌전히 내 옆에 있는 연습을 했다.
그래도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뜨거운 햇살이,
나와 소피를 반겨줬다.
그 모든 것이 오늘을 완성해 주는
마지막 퍼즐 같았다.
이런 날이면 생각한다.
더운 날 블루베리를 따던 손끝의 감촉도,
소피가 나를 반겨주는 오후도
모두가 나를 살아있게 하는 하루의
증거라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설레었던 오늘을,
마음 한 편에 조용히 간직해 본다.
그렇게 오늘 하루가 다시 저물어간다.
루이야~ 맛있는 간식 맛있게 많이 먹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