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나는 많이 아팠고,
그래서 캐나다에서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원과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한동안 연락하던 헬퍼와 인연이 끊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헬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이 나를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 헬퍼에게 나는 나의 마음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열 수 있었다.
“동물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고민과 뿌리내린 강한 감정들까지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왠지 그 사람 앞에서는 다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헬퍼는 내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었고,
자신의 생각도
솔직하게 나누어 주었다.
나는 점점 그 헬퍼를 많이
따르게 되었다.
함께 그룹 활동에 참여해
웃고 떠들고,
여러 번의 미팅을 통해
서로 가까워졌다.
나의 직업과 관련된 커넥션도
그 헬퍼가 내가 좋아할 만한
분과 연결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나의 첫 번째 반려견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난 뒤
나의 두 번째 강아지인
소피를 데려올 수 있게 도와준 사람도
바로 그 헬퍼였다.
나는 그 헬퍼 덕분에 두 번째
강아지를 만날 수 있게 되어 기뻤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였다.
나에게 아픔과 속상함과 슬픔과
고민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나는 내가 소피를 키우는
데에 있어서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는
말밖에는 안 나왔다.
나는 하다 못해 만약에 소피가 감당이
안되면 동물 보호소 같은데
소피를 보낼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까지 다 그 헬퍼한테 쏟아놓았다.
그 헬퍼는 내가 그런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너무나도 좋아해
함부로 대했었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자꾸 그렇게 대하는 나를 보게 돼
나도 너무 괴로웠다.
우리는 때로는 좋은 친구처럼
때로는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지는 사이처럼
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헬퍼의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그 헬퍼는 영국인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고,
우리도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그 후로 나는 마음속에 그리움과
외로움을 품은 채 지냈다.
이렇게 고향으로 돌아갈 줄
진작에 알았으면
내가 더 잘해주는 건데
그렇게 하지 못해 나의 마음에도
아쉬움이 찾아왔다.
그러던 오늘, 여름휴가를 맞아
그 헬퍼가 다시 캐나다에 들렀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어 나는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 헬퍼는 언제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나의 감정을 공감해 주고,
내가 힘들 때 말없이 곁을
지켜주었던 고마운 존재였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나는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나머지 다른 사람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 고민만 쏟아내기 바빴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미안하다는 말과,
그리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물론 그 헬퍼는 몇 주 뒤면
자신의 고향 영국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기에 나는
그 헬퍼를 만나서
놀러 가기로 약속했다.
나는 그 헬퍼를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배웠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그 헬퍼에게 받은
이해와 위로를 통해
나도 나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특별히 동물에 대한 거고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는
더더욱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