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Jobs.

by Zootopia

나는 동물병원에서 나온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느라고 유독 바쁜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나에겐 동물병원에서의 일자리를 그만두었다고 슬퍼할 시간도 없었다는 게 슬픈 일이었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동물병원에서의 일을 잠시 마음속에 고이 접어두고, 지금은 펫 스토어에서 파트타임으로 (Customer Service and Pet Specialist)로 일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게 펫 숍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알 것 같다.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낄 때가 많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몇 년을 해보니까 알겠다.


나는 몇 년 전 만해도, 내가 이런 분야에서 일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좋아 그 필드에서만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 분야에서만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나는 동물병원 일이 너무 하고 싶어 그 분야에만 매달렸다.


왜냐하면 내가 이 꿈이 매우 진실하다고 생각했고 강하게 느꼈으니까....

나는 이 길을 계속해서 가야만 나의 적성에 맞는 것 같았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동물병원 일은 내게 맞지도 않았고,

나도 뒤끝이 장난 아니어서 정말 정말 정말 속상했다.


그래서 몇 년간 토리 때부터 동물병원 관련 일을 하다가 소피를 데리고 와서부터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일시적으로 이든 장기적으로 이든 잘은 모르겠지만 접어두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옛날에 동물병원에서 일하면서 했던 실수들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아, 내가 지금 새롭게 일하는 데에서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내가 그날 했던 말들이나 잘못 내가 저지른 사고들을 생각하면서 소처럼 곱씹으려 노력한다.


“아, 이런 말은 하지 말아야지, 아, 이런 실수는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을 하려 노력한다.


일하는 요일과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어떤 주는 하루, 어떤 주는 이틀, 많으면 사흘까지도 일한다.

간혹 오너의 실수로 출근이 취소된 적도 있지만, 그래도 일 자체는 할 만하다.


우리 일터에는 매니저가 두 명이나 있다.


보통 출근을 하면 가장 먼저 거북이 친구에게 밥과 물을 주고 거북이 친구가 사는 집을 청소해 준다.


특히 거북이 친구 밥은 내가 줄 때도 있지만, 때로는 직원들이나 매니저나 오너가 돌아가면서 주기도 한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개 사료, 고양이 사료, 각종 동물 용품들이 담긴 무거운 박스들을 옮기고 쌓아놓는다.


그리고 물건들이 몇 개나 들어왔는지 인보이스에 체크를 하고 난 후에 프라이스 건으로 날짜랑 가격표 스티커를 붙이는 일까지 이어지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특히 나는 박스를 차곡차곡 쌓는 일은 이제 달인이 된 것 같다.

내가 쌓아놓은 박스들은 마치 테트리스 게임 같아 보인다.


일이 적은 날엔 일을 내가 스스로 사냥해야 하기도 해서 조금 허전하기도 하지만, 물량이 많은 날은 숨이 턱까지 막히기도 한다.

그래도 물건들이 많이 들어오는 날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없어서 행복하다

특히 주말 이벤트 준비 기간에는 일이 더욱 몰려서 여유를 가지기 힘들다.


내가 보통 일하는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나 4시까지다. 점심시간이 따로 없어서 아침을 먹고 출근하면, 집에 돌아올 때까지 거의 굶은 상태로 일하게 된다. 특별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9시나 10시에 출근해야 하고, 일이 많을 땐 저녁 5, 6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하이고, 바쁘다 바빠!


그런데 일이 바빠질수록 나는 더 긴장한다.

일을 잘해야만 하고, 큰 실수들은 하지 말아야 하기에 내가 일을 가는 날들은 일을 시작해 일을 마치는 시간까지 하루 종일 긴장을 안고 있다가 집에 돌아오는 순간 비로소 그 긴장이 풀린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것도 쉽지 않다. 몸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옆에서 믿어주고 이끌어주는 동료들, 매니저, 그리고 오너가 있기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이 제일 하기 힘든 이유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서로 그동안 믿었던 믿음이 깨질 때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새로운 일터에서 가장 편할 때는 서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낼 때가 가장 편하다.

그리고 맡은 일에 정말 몰입할 때가 가장 편안하다.


무거운 사료와 박스를 카트로 나르다 보면 허리가 부서질 것 같지만, 그래도 멈출 수 없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바로 소피 때문이다. 소피의 병원비, 수술비, 혹시 모를 응급실 비용, 그리고 한국에 갈 때나 (소피랑 가까운데 여행을 갈 때) 소피를 맡길 데이케어 비용까지… 소피가 먹는 사료와 소피에게 좋은 물건을 사주는 것도 모두 내가 버는 돈에서 나온다.


그래서 올해 12월부터는 조금씩 돈을 모으려고 한다. 나의 2026년도 Financial 목표는 2000불 조금 넘는 돈을 모으는 것.


그중 1000불은 친동생의 결혼 축의금으로 나갈 예정이고, 나머지 돈은 내년에 한국에 갈 때 소피를 맡길 비용으로 쓰려한다.

결국 이 모든 수고와 땀은 소피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소피의 병원비나 약값이 워낙 많이 나가기 때문에 내가 정한 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고 내가 소피를 데이케어에 맡기고 한국에 나가기 전까지 내가 꼭 해결해야 되는 나의 숙제가 될 거 같다.


소피와 함께하기 위해, 소피를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도 무거운 박스를 옮기며 하루를 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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