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의 영리함 2

M군의 이야기

by Zootopia

요즘 나는 종종 쥐가 얼마나 영리한 동물인지 깨닫곤 한다.


작디작은 머리 안에 무슨 생각이 가득 들어 있는지, 쥐는 늘 “어떻게 하면 잡히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듯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도망 다니며 천적으로부터 살아남는다.


우리 집안 곳곳에는 아직도 지난겨울에 놓아둔 쥐덫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쥐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것을 보면, 쥐는 잔머리를 굴릴 줄 아는 놀랍고도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동물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큰 동물이나 인간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 영리함은, 야생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반대로 집에서 키우는 쥐들은 다르다. 그들은 야생의 잔머리를 쓰는 대신,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이 있다. 그 교감의 능력은 도망치는 야생 쥐가 가지지 못한 특별한 재능이다.


그래서일까, 쥐덫에 걸린 쥐를 볼 때면 늘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존재 앞에서, 인간으로서 내가 가진 선택이 이것뿐이어서, 너무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릴 적 영화 라따뚜이를 처음 봤을 때도, 난 신기했다. 저 작은 머리에서 어떻게 저렇게 많은 생각을 굴려내며 살아가는 걸까.


지금도 쥐를 떠올리면 여전히 신비롭고 놀랍다.


생각해 보면, 세상이 위험하기에 쥐들은 더욱 영리해질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비록 인간에게 잡히면 쓰레기통으로 향하거나, 큰 동물에게 잡히면 먹잇감이 되고, 실험실에서는 이용당하는 신세일지라도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 발휘되는 쥐의 영리함은 강아지 못지않다.


나는 그 작은 영리함을 은근히 응원한다.


그리고 동시에 쥐들이 처한 현실을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짠하기도 하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쥐조차도 불쌍하다고 느낄 것 같다.


어쩌면 이런 감정은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만이 가질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마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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