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이야기 17
오늘도 나는 소피랑 같이 죽을 뻔했었다.
소피와 함께 오후 산책을 나갔는데, 우리 집과 이웃집, 그리고 숲으로 이어지는 트레일 사이에서 또다시 곰을 마주쳤다. 이번이 두 번째다.
나는 곰이 우리 뒤에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천하태평하게 우리 동네에 같이 사는 산책 나온 다른 강아지들과 보호자를 소피랑 산책하면서 만나고 있었다.
그때 그 이웃 사람이 먼저 나랑 소피 뒤에 곰이 있다고 말해 주어 내가 소피랑 뒤돌아보는 순간 곰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실 우리 동네에 사는 사람이 내 뒤에 곰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나는 소피랑 나의 첫 번째 강아지 토리를 보러 하늘나라에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도 소피 만한 조그마한 작은 강아지 두 마리랑 함께 산책을 하는 중이었다. 내가 휴대폰을 꺼내 곰 사진들을 찍으려고 할 때는 그 사람은 이미 자기네 강아지들을 데리고 건너편에 도망가 있었다.
곰을 다시 만나는 순간 나는 나름대로 운이 정말 좋았다고도 생각했다.
그야말로 LUCKY였다.
지난번과는 다르게 이번엔 휴대폰을 들고 소피랑 산책을 나갔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고, 증거라도 남기고 싶어 오늘은 곰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ㅎㅎ
하지만 곰은 사진 속의 피사체로만 머물지 않았다.
내가 곰의 사진들을 찍는 와중에
녀석은 우리를 향해 정면으로 어슬렁어슬렁 거리면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내 휴대폰에 있는 카메라 셔터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누르고, 곰을 피해 소피를 번쩍 안아 들고는 도망치듯이 집 쪽으로 향해 달렸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내가 곰의 사진을 찍는 중에도) 소피는 산책을 나온 다른 개들에게 으르렁거리고 짖어대고 있었다.
곰이 우리 바로 눈앞에 있었는데, 소피에게 곰은 마치 안드로메다로 이미 날아간 것처럼 안중에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소피는 마치 “내 보호자는 내가 지켜준다!”라고 말하는 듯 용감무쌍하게 곰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산책 나온 동네에 다른 개들한테 짖어대기 바쁜 것 같았다. 정말 우리 둘 다 무식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소피가 나를 곰으로부터 지키려 했던 건지,
아니면 단순히 산책 나온 다른 개들이 눈에 거슬렸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 와중에도 산책을 나온 다른 개들이랑 만나 놀고 싶어서 짖어댔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곰을 피해 집으로 다시 돌아갈 때 나는 소피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피야! 너 그렇게 촐싹 되다간 죽어!”
이것이 작은 개들의 특징인 것 같다. 특히 자기보다 큰 존재들 앞에서는 겁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소피의 몸을 샅샅이 살펴봤다.
혹시 곰에게 다치지 않았는지, 상처는 없는지.
다행히 곰을 피해 집으로 도망칠 때 산책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소피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 나는 소피와 함께 무탈했다.
소피를 안심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나도 긴장이 풀렸다.
하지만 곰들이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면 또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 참 걱정이다.
겨울에 곰을 또 만나면 소피를 어떻게 산책시키나? 하고 말이다.
오늘 본 곰은 지난번 집 근처 공원에서 봤던 곰보다는 그렇게 크지 않아서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결국에는 소피의 오후 산책을 짧게 마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오늘의 산책은 그야말로 생생한 스릴러였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소피가 항상 내 곁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