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소피 이야기 14

by Zootopia

이번 달은 유난히 바쁘게 보냈던 것 같았다.

소피의 케어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소피와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꼭 챙기려고 노력했다.


일을 하고, 아는 집사님들과 예배를 드리고, 블랙베리를 따고, 영국으로 돌아가는 헬퍼와 만나는 등.... 많은 일들로 하루하루가 꽉 차 있었다.


금요일은, 그동안 오지 않던 비가 갑자기 쏟아졌다. 온 세상이 눅눅해지고 습해졌다.

집에는 벌레들이 한 두 마리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소피는 그런 날씨를 싫어하는 듯,

산책 나가길 거부했다.

그래서 거의 우리는 집 안에서 하루를 보냈다.


나는 빗소리를 들으며 소피에게

책을 읽어주고,

빨래를 개면서 소피가 가장

좋아하는 물고기 장난감으로 함께 놀았다.


하지만 소피의 산책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었다.

항상 하던 루틴이었기 때문에 산책을 하지 않으면 소변과 대변을 하루 종일 참아야 하기 때문에 밖에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날씨가 흐려도 날씨가 해가 쨍쨍해도 날씨가 더워도 시리도록 추워도 매년 365일을 매일매일 소피를 집 앞에라도 데려가야 한다. 대변은 보지 않더라도 소변은 보게끔 집 앞까지 데려가야 한다.


이게 내가 나의 첫 번째 강아지 토리를 키울 때부터 항상 지키려고 노력하던 생활 루틴이었다.


강아지는 산책을 데리고 나가지 않으면 소변과 대변을 참는다. 아니면 계속 데려나가지 않으면 집안에서만 해결한다.


소변과 대변을 집안에서만 싸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어떤 강아지는 불안하면 소변과 대변을 집안에서만 해결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밖에서 보호자랑 산책을 하면서 싸야 하는 게 정상적인 강아지라고 수많은 훈련사가 말했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다.


당신이 강아지의 입장이라면 집에서만 싸야 하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고 시원하게 싸지도 못하고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겠는가?


그래서 나를 포함해서 반려동물인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산책을 짧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안하게 느껴질 것 같다. 그리고 강아지 산책을 게으르게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내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고, 소피와 함께 잠시 밤 산책까지 짧게 다녀온 뒤, 지하실에서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등 뒤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느낌이 전해졌다.


순간 긴장하며 옷장을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안심하고 다시 글을 쓰려던 순간,


고개를 홱! 돌려보니.... 나의 시선이 옷장 옆에 있던 동생의 작품들이 모여있던 쪽으로 향했다. 거기엔 내 손바닥만 한 커다란 거미가 꼼짝하지 않고 딱 붙어 있었다. 만약 동생이 봤더라면 바로 119까지 불렀을 만한 크기였다. 거미의 사이즈는 조그마한 쥐 만했다.


나는 "글을 다 쓰고 나서 때려잡자"라고 생각하고 그냥 놔뒀다. 하지만 계속 두면 도망갈까 봐 불안해졌다. 일단은 글을 짧게 마무리하고, 결국 엄마 신발을 들고 와 그 거미를 때려잡았다. 녀석을 잡은 뒤 엄마에게 잠시 보여주고 나서는 하늘나라로 떠나갔다. 녀석한테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내가 그냥 놔두면 동생이랑 엄마가 그걸 보고 기겁을 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그 작은 소동이 벌어지고 난 후 나는 소피와 곯아떨어지기 전 동생에게도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나: "나 지하실에서 내 손바닥 만한 거미 잡았어 엄청나게 컸어."

나: "나 아직도 소름 돋아".

동생: "ㅋㅋㅋㅋㅋㅋ."

동생: "잘했어."

나: "It was Humongous!"

동생: "으악! 너무 싫어.

"나: "잘 잡아서 하늘나라로 보내줬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잘 자."

나는 이렇게 문자를 보낸 뒤 잠을 편하게 잤다.


토요일은 특별한 일 없이 소피와 함께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주일에는 아는 집사님들과 야외예배를 드렸다.


예배가 끝난 뒤에는 산책을 하며 블랙베리를 따는 즐거움도 있었다.


집사님들과 헤어진 뒤에는 엄마 아빠와 함께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에 들러 장을 보고는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늘 그렇듯, 집에 오자마자 소피를 산책시키고 저녁을 차려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영국으로 돌아가는 헬퍼와도 좋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는 함께 "Bird Dome"에 가서 새들을 보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고,


엄마 아빠와 함께 점심을 먹으며 따뜻한 시간을 나누기도 했다.

이렇게 8월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흘러갔다.


이제 여름은 서서히 저물어 가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나무에 푸르게 매달려 있던 잎사귀들은 인사를 하는 듯 하나둘 떨어지고, 곧 단풍으로 물든 계절이 찾아올 것이고, 캐나다의 가을 겨울은 늘 그렇듯 비가 잦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계절 속에서도 나는 소피와 함께 또 다른 하루하루를 채워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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