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See now,, Buy now”,

층동구매에서 벗어나기

by DKNY JD

[Prologue]


“당신의 시선이 머문 그곳에, 삶이 스며들고 있습니까?”


어느 깊은 밤, 무심코 켠 화면 속에서 당신은 완벽한 세계를 만납니다.


따스한 조명 아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 주인공의 어깨 위로 흐르는 부드러운 코트의 질감, 그리고 그들의 입가에 번지는 여유로운 미소. 그 찬란한 영상의 서사는 속삭입니다.


"이것을 가지면, 당신의 삶도 이렇게 빛날 거야."


그 유혹은 너무나 매끄럽고 빨라서, 우리의 이성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습니다.


손가락 끝의 가벼운 터치 한 번에 ‘결제 완료’라는 문구가 뜨고, 우리는 찰나의 승리감에 취합니다. 이른바 ‘See Now, Buy Now'의 시대.


보는 것이 곧 소유가 되는 이 마법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듯 보입니다.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우리 집 문 앞을 점령한 수많은 택배 상자 속에, 당신이 그토록 갈망했던 그 '영상 속 행복'도 함께 들어 있었나요?


우리는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어쩌면 영상이 설계한 ’ 편집된 욕망'을 산 것인지도 모릅니다.


결제의 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그 물건이 내 삶에 왜 필요했는지 고민하던 '기다림의 시간'은 증발해 버렸습니다.


사유가 사라진 자리에는 물건들이 층층이 쌓여가고, 마음의 허기는 되레 깊어만 갑니다.


이 칼럼은 그 광속의 질주를 잠시 멈추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화면 속 화려한 불빛에 빼앗긴 당신의 시선을 다시 당신의 투박한 일상으로 데려오기 위한 ‘멈춤의 초대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제 잠시 화면을 끄고, 이 칼럼에 집중해 보세요.


알고리즘이 당신의 지갑을 열기 위해 쳐놓은 촘촘한 그물망을 확인하고, 그 너머에 숨겨진 진짜 당신의 필요를 대면해 보시길 바랍니다.


시선의 주권을 되찾는 순간, 당신의 삶은 비로소 당신의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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