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정치(政治)의 본질은 명징하다.
국민의 안전을 살피고, 안위를 보살피며, 넉넉한 삶을 일궈내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대한민국 여의도에는 '정치'는 없고 '쟁투'만 남았다.
민생이라는 숭고한 가치는 정치인들의 화려한 수사(修辭) 속에 박제되었고, 여야는 오로지 자파의 생존과 상대 진영을 궤멸시키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오만과 방종의 극치다.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문제를 어설프게 전개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자초하는 것은 물론, 당 내부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
전재수 의원의 통일교 관련 의혹부터 강선우ᆞ김경ᆞ김병기 등 주요 인사들의 뇌물 수수 의혹까지, 사법 리스크가 '철철' 넘쳐흐르는데도 여당은 이를 뭉개기에 바쁘다.
특히 제2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가관이다. 특검의 공정성을 담보하기보다 계파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특정 인사를 밀어붙이려는 지도부와 이에 격렬히 반발하는 친명계의 자중지란은 국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권력 투쟁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국정을 책임진 공당으로서 자정 능력은 실종된 채, 비리 혐의자들을 비호하고 계파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한심하기는 매한가지다.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민생 대안을 제시해야 할 야당이 내부의 '친한 계 박살 내기'라는 암투에만 모든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는 지지부진하고, 한동훈 전 대표에 이어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등 계파 갈등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구 용산의 눈치와 당권 장악에만 매몰된 사이, 고물가와 고금리에 신음하는 국민의 한숨 소리는 야당의 담장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정치의 난맥상은 이웃 나라 일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최근 일본 자민당은 중의원 300석 돌파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강력한 대오를 형성했다.
특히 다카하시 총리의 탁월한 지도력 아래 여당이 일사불란하게 한 목소리를 내며 국가적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이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한국 정치권은 내부 총질과 비리 덮기에 급급하며 '정치 실종'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에 엄중히 일갈한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여당이 사법 리스크와 계파 이익을 위해 입법권을 사유화하고, 야당이 내부 권력 쟁탈을 위해 민생을 팽개치는 순간, 그 정치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지금 당장 조잡한 권력 게임을 멈추고 국민의 밥상과 안전을 살펴라.
정치의 품격은 상대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예의에서 나온다.
신중(愼重)하게 민의를 읽고, 도탑게(敦) 국민의 삶을 보듬는 '진짜 정치'의 귀환을 촉구한다.
국민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음을 여야는 뼈아프게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