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줍는 참새
빨래를 주 3회 정도 돌린다.
수건, 아이옷, 어른옷
색깔을 구분할 정도의 여유는 나에게 사치다.
경우에 따라 +알파가 되기도 하니 거의 하루 걸러 하루는 빨래를 돌린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 빨래를 건조기에서 꺼내어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정리하고 있으면, 큰아이는
“이건 어떻게 접는 거야? ”하고 궁금해하곤 한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를 따라 하며 재밌어하지만 그럴 시간에 가서 숙제나 하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나도 어쩔 수 없는 K-엄마다.
보통 아이들 속옷이나 양말은 내가 개어서 모아두고 “자기 것은 자기 서랍에 가져가라”라고 하는데, 그것만 잘 도와줘도 노동의 강도가 한결 줄어든다.
그런데 어느 날은 둘째가 양말을 하나씩 일부러 떨어뜨리면서 옷방으로 가져가는 게 아닌가?
‘저 놈의 자식…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속으로 생각하며 소리를 빽 지르려는데
첫째가 웃으며 말한다.
“야 ㅋㅋ 뭐야~? 너 헨젤과 그레텔이야?”
“응 ㅋㅋㅋㅋ 나 길 잃을까 봐 양말 뿌리면서 가는 거야.”
‘아쭈 꿈보다 해몽이네. 에휴 그래도 저걸 또 내가 주워야겠지. 그냥 내가 할 걸‘
겉으로는 함께 웃으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데 첫째가 동생을 따라가며 양말을 하나씩 줍는다.
“그럼 난 참새 할게. 짹짹.
따라가면서 양말 주워 먹어야지.”
동생 눈높이에 맞춰 기분 상하지 않게 수습해 주는 누나.
가끔은… 아니 꽤 자주… 엄마보다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