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은 성장의 디딤돌인가

by 김세은

알프레드 아들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다. 그는 미래 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한 ‘개인심리학’의 창시자로,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미움받을 용기’는 그의 사상을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사유의 자리로 초대한다.


책을 읽는 동안 책장 넘기다 멈칫 했던 문장들,

납득이 안된 채로 고개가 갸웃거려 지기도 하고, 책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계속 머리에 남아 책장을 여는

내내 까만 글씨만 성의 없이 보고 있다.

“트라우마는 존재 하지 않는다”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책 속의 논리와 부딪히면서 책을 읽어 간다.


.”우리가 매일 읽거나 보는 방송에서 어렸을 적 아픈 경험과 상처가 마음을 닫고 힘겨워 하는 사연들을 접할 때,

어린 시절의 결핍이나 실패가 현재의 삶을 얼마나

옭아 매고 스스로 짓 누르고 있는지 종종 본다.


우리는 흔히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또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나를 규정한다고 믿어왔다.

우리는 트라우마(마음의 상처)가 현재의 불행을 만들었다는 말에 기꺼이 설득 당한다.

그런데 아들러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유지하기 위해 과거를 끌어다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경험이 우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에 부여한 의미가 우리를 결정한다는 주장이다.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내 삶의 무게를 ‘선택’이라고 말하는 순간, 핑계로 삼아왔던 많은 것들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 균열 속에서 묘한 해방감도 느꼈다. 만약 과거가 나를 완전히 규정하지 않는다면, 지금 여기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들러는 또 말한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한다.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또래 친구 사이에서도, 사회 속에서도. 누군가 더 예쁘고, 더 잘나가고, 더 인정받는 모습을 볼 때 마음 한켠이 서늘해진다. 그 감정이 바로 열등감일 것이다.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 역시 열등감에서 비롯 되는 것은 아닐까?

어릴 적 받아쓰기 시험을 보다가 친구가 먼저 다 썼다고

말하는 순간,

내 공책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넌 어릴 때부터 지기 싫어했어.” 그 말 속에는 나를 향한 웃음이 섞여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그 마음 깊은 곳에는 늘 비교와 경쟁이 있었다.


나는 열등감을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아들러는 그것을 병이 아니라 성장의 자극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기에 더 나아가고자 애쓴다.

부족함을 느끼기에 배우고, 넘어서고,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 열등감은 우리를 멈추게 하는 족쇄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책의 모든 주장에 고개를 끄덕인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과거에 묶여 스스로를 설명하기보다,

지금의 선택으로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


어제보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타인의 시선에 매이지 않고,

때로는 미움받을 용기를 내어 한 발 내딛는 것.


열등감이 나를 무너뜨리는 감정이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다지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지금, 여기’를 선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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