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흉내
다시 어려지는 마법 같은 말 ' 어른 흉내 '
by
브래드박
Apr 11. 2023
오랜만에 대학 때 항상 뭉쳐 다니고 누가 주인인지도 모르는 자취방에서 함께 뒹굴던 대학 친구들을 만나러 인천 영종도에 갔다.
집에서 새벽 두 시에 출발하니 경기도 화성의 송산포도휴게소에 6시쯤 도착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음식이 있는행담도휴게소가 있지만 어쩐지 '
송산포도휴게소
'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항상 여길 들린다.
송산포도휴게소 귀신반점의 귀신짬뽕
휴게소 내부 음식점들이 때마침 장사를 시작해서 이른 새벽에 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한식도 있었지만 왠지 속을 시원하게 해 주고 잠도 깰 것 같은 짬뽕을 선택했다.
그런데 아침부터 짬뽕이름이 오묘하다.
귀신반점의 귀신짬뽕
이름이 좀 괴상스러웠지만 오징어와 콩나물, 양배추가 많이 들어간 짬뽕은 국물이 시원하고 맛있었다.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옆에 음식 기다리던 아주머니가 잘 먹는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전에도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쩐지 쑥스러웠고 지금도 혼자 밥 먹는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젠 해 볼만하다.
별것 아닌 혼자 밥 먹기를 통해 성장해 가는 소소한 느낌이 든다.
영종도 구읍뱃터
영종도 구입뱃터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한 녀석은 먼저 와 있다는데 도대체 어디 숨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다른 한 녀석은 어제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서
오후까지
자다가 일산에서 택시를 타고 서둘러 넘어오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예전에 그랬듯이 빨리 오고 늦게 오고 하는 것이 확실하다. 변함이 없다.
그래도 전부 거구들이라 몇 번 두리번거렸더니 먼발치에 있는 녀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영종도 구읍뱃터에 있는 식당은 잘 모르기 때문에 두리뭉실한 성격의 세명은 정처 없이 길가를 떠돌다가 발길 닿는 식당에 들어갔다. 그 식당에 들어간 이유는 하나다. 구읍뱃터 맨 끝에 있는 식당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연히 들어간 횟집의 음식이 괜찮았다. 뭐가 그리 푸짐하게 나오는지 한상 가득하다 못해 넘쳐서 음식을 옆테이블에 놓아야 할 지경이었다.
" 어이, 친구들
어른 흉내
한번 내볼까? "
일산에서 택시 타고 온 친구가 건배하자며 한마디 했다.
"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가자 이거지?"
나이는 같지만 재수해서 들어왔다고 아직까지 우리를 형이라 부르는 가여운 친구가 또 한마디 거들었다.
순간 몸에서 기운이 솟는 것이 느껴졌다. 별것 없는 친구들의 한마디에 다시 어려진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야무지게 어른흉내를 내며 새벽 4시까지 술집을 전전했다.
다음 날 일어나서 다시는 '
어른 흉내
' 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영종도 구으팻터 횟집 영종섬
영종섬의 밑반찬
글 속 식당 소개
1번. 짬뽕: 송산포도휴게소 귀신반점 귀신짬뽕
송산포도휴게소 시흥방향
경기 화성시 송산면 평택시흥고속도로 25
2번. 회: 인천 중구 영종도 구읍뱃터 영종섬
( 횟집 이름이 영종섬입니다. )
영종섬
인천 중구 은하수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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