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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Jul 04. 2022

한 뼘 동화 3

작은집

"자기가 먼저 잘못해놓고 그걸 이르다니. 흥, 동생 같은 거 없었으면 좋겠어!"

유미가 방문을 쾅 닫으며 말했어요. 그때였어요.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래?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 그럼 내가 데리고 갈게."

갑자기 거실에서 울던 동생 소리가 조용해졌어요.

방문을 열고 나가니 동생이 보이지 않았어요.

"엄마! 유림이 어디 갔어?"

엄마가 말했어요.

"유림이가 누구니?"

맙소사!

동생이 울던 자리에 아주 작은 발자국이 보였어요. 유미는 그 발자국을 따라갔어요. 한참을 따라가니 아주 아주 작은집이 나타났어요.

유미가 문을 두드리자 작은 난장 이가 나왔어요.

"네가 내 동생 데리고 갔지? 빨리 돌려줘!"

난쟁이가 말했어요.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내가 데리고 살 거야."

유미는 고개를 저었어요.

"화가 나서 실수로 한말이야. 돌려줘! 아니면 너희 집을 통째로 들어 올릴 거야."

난쟁이가 놀라 주머니 3개를 꺼냈어요.

"이 중에서 골라. 기회는 단 한 번 뿐이야. 틀리면 주머니는 사라져 버려!"

유미는 잠시 고민하다 가운데 주머니를 손으로 가리켰어요.

난쟁이가 웃으며 말했어요.

"틀렸을걸?"

그러자 유미가 미소 지었어요.

"아니, 정확해. 난 단번에 알 수 있어. 넌 동생이 없어서 모르는구나."

난쟁이가 입을 삐죽거렸어요.

"치! 데려가."

그러자 뿅 하고 주머니에서 동생이 나왔어요.

"언니!"

유림이가 유미의 손을 잡았어요. 유미가 돌아가려다 난쟁이를 바라보았어요. 난쟁이는 잔뜩 풀이 죽어 있었어요.

"너도 같이 가자."

"싫어! 난 혼자 있을 거야."

난쟁이가 고개를 돌렸어요. 유미가 난쟁이의 손을 잡아끌었어요.

"우리가 재미있게 놀아줄게."

난쟁이는 마지못해 따라나섰어요. 셋은 집으로 돌아와서 즐겁게 놀았답니다.


며칠이 지났어요.

"엄마는 맨날 잔소리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 엄마가 없었으면 좋겠어!"

유미가 방문을 쾅 닫으며 말했어요.

"그래? 엄마가 필요했는데 잘됐다. 내가 데리고 갈게."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렸어요. 재빨리 문을 열고 나가니 엄마는 온데간데없고 아주아주 커다란 발자국만 남아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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