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5일, 칠보산을 가다
최 경 선
일곱 개의 보물을 찾아
온 산을 헤맨다
허망한 무지개를 쫓으며
끝을 모르는 탐욕
짧은 삶은 끝없는 갈망을 꿈꾸고
현실은 늘 기적을 바란다
가난은 성공을 좇다가
결국, 세월은 저만치 흐른다
발끝을 간질이는 피라미
하늘거리는 나뭇잎
졸졸대는 계곡물
나를 부러워하듯 시샘한다.
욕심이 떠나자
조용히 다가온 행복이
가만히 다가와
나를 꼭 안아준다.
●무더운 여름날, 칠보산을 오르다.
-2024년 8월 15일 칠보산을 가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날,
배낭에 간단한 속옷과 간식을 챙겨
칠보산으로 향했다.
떡바위를 지나자,
흐르는 땀만큼이나 마음속의 무거움도
조금씩 흘러내렸다.
'칠보산'은 7가지 보물을 품은산이다.
나는 어느새 '일곱 개의 보물'을 찾아 걷는
순례자가 되어 있었다.
무엇을 위해 걷고 있는가.
문득, 그런 물음이 들었다.
도시에 찌든 생활을 벗어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도 있었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갈망하던 무언가,
또한 잊어 보려는 것이 내 발걸음을
이끌고 있었다.
청석재를 거쳐 칠보산을 향할 때에는
이런 나의 바람이 더욱 커져 있음이
알 수 있었다.
활목고개를 넘어 쌍곡 폭포에
이르렀을 때, 시원한 물소리와
나무 그늘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아쉽게도 금줄이 쳐져 있어, 폭포 가까이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매우 아쉬웠다.
하지만 얼마를 내려오자, 더위를 피해 온
사람들이 계곡에 빼곡하게 있었다.
한가한 곳을 찾아 나만의 여유를 가졌다.
발끝에 닿는 계곡물, 잔잔히 떨리는 나뭇잎,
피라미 떼가 노니는 맑은 물속에서
나는 아주 잠시 세상의 욕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알탕처럼 온몸을 맡긴 계곡물속에서
나는 비로소 무언가를 얻었다.
그것은 말없는 자유였다.
진정한 보물은 '칠보산'의 일곱 가지
보석이 아닌 바람과 물소리,
그리고 잠시 멈춰 선 '마음'
그 자체에 있었다.
•시간대별 걸은 길:
10:10 들머리
10: 35 떡바위
10: 48 청석재
10: 55 정상
11: 03 활목고개
12: 03 쌍곡폭포
13: 08 쌍곡 휴게소
•산행거리, 소요시간
약 8km, 3시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