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잘조잘, 함께 일하는 사회복지사의 떠드는 소리로 하루가 시작된다. 이건 이랬고, 저건 저랬고, 오늘은 이걸 해야하고, 내일은 저걸 해야하고, 저 선생님은 아침에 제일 컨디션이 좋구나, 하고 새삼 깨닫는다. 그 조잘조잘, 떠드는 말 소리와 웃음 소리가 사람을 얼마나 기분 좋게 만드는지, 본인은 모를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 선생님은 자신의 볼펜에 이름을 엉뚱하게 써놓는다. 그 볼펜이 돌아다니다가 누군가에게 발견이 되게 되면, 이런 이름을 가진 선생님이 우리 회사에 있어?라는 말이 나오게 만든다. 본인도 빵터지며 웃는다. 다함께 깔깔깔, 웃는다.
참 사랑스럽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하루를 계획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그 선생님은 하루일과표를 꼭 컴퓨터 창에 띄워놓고 하루 종일 심각하게 고민한다. 옆에서 볼펜을 훔쳐가도 모를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아침마다 내놓는 하루일과표는, 오늘 하루 이렇게 나아가면 되는구나, 하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그 책임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 알기에, 머리를 쓰담쓰담 해준다. 엄마 뻘 사회복지사의 머리를 쓰다듬는 나를 눈이 동그래져서 쳐다보는 따가운 시선이 있지만 모른척 한다. 다 큰 어른도 칭찬받고싶지 않을까, 싶어서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듬고 칭찬을 한다.
그렇게, 다 큰 어른인 우리도, 서로 말없이 쓰다듬어주고 의지한다. 그렇게 말없이 무게를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
내가 이 일을 가장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