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 이혜인

by 멋쟁이 토마토


"작가가 아닌 평생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 혜인님




질문자 : 스스로를 작가가 아닌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셨어요.

어떤 의미로 그렇게 소개하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혜인님 : 보다 쓰는 행위에 집중을 하고 싶었어요.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면 글을 쓰는 일이 너무 멀게 느껴지는데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면

당장 노트북 앞에 앉아서 그냥 무작정 쓰게 되요.

저는 그냥 쓰는 사람이에요.


질문자 : 그렇다면 혜인님이 글을 쓸 때

특별히 지켜내고 싶은 태도나 원칙이 있을까요?


혜인님 : 일단은 그냥 씁니다.

그리고 소리 내어 읽어봐요. 부자연스럽게 읽히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마음에 안드는 글이더라도 드러내는 과정을 꼭 거쳐요.


질문자 : 마음에 안드는 글이더라도 드러낸다는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혜인님 : 저는 제 자신의 미숙한 부분을 부끄러워하고 숨기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글을 쓸 때 마음에 안드는 글이더라도 드러낸다는 것은

마음에 안드는 나의 어떤 부분도 결국은 나 자신의 일부구나라고 받아들이는 훈련이에요.


질문자 : 해주신 말씀을 정리해보자면

혜인님에게는 글을 쓴다는 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혜인님 : 네 맞아요.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이에요.

저는 저를 진짜 바닥까지 싫어했어요.

근데 진짜 싫어할때까지 싫어해보니까 지겨워졌어요.


이제는 나도 나를 좀 좋아해주자 그만하자라고 포기하고 나니까

조금씩 스스로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그 즈음부터 글을 쓰는 것도 편안히 쓸 수 있게 됬어요.


질문자 : 나 자신을 싫어하는 뼈를 깎는 고통이 있었고

그 다음에 스스로를 조금씩 좋아하게 되셨네요.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혜인님이 스스로를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유가

타인이 바라보는 나 자신이 아닌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다. 라고 이해하게 되네요.


혜인님 : 맞아요.

저는 저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그냥 아무생각 없이 계속해서 쓰고 싶어요.


질문자 : 그렇게 계속해서 쓰다 보면 혜인님이 만나게 될 혜인님은 어떤 모습일까요?


혜인님 : 사실 그건 아무도 모르는거에요.

내가 바라는 모습이 되고 싶다는 욕심은 내려놓은지 오래된 것 같아요.

그냥 쓰는 순간에 집중하다 보면 어떤 모습에 닿아있지 않을까요?


저는 오늘의 제 모습에 충분히 만족해요.

누가 봐도 저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고 쓰고 있어요.

그렇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쓰고 있으니

제가 되어있을 어떤 모습도 결국에 제가 원하는 모습에 닿게 될 것 같아요.

그냥 제 자신을 계속해서 다듬을 뿐이에요.


질문자 :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이 글을 읽은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혜인님 : 불필요한 생각은 최대한 덜어내고 글을 쓰는 순간

고요히 내 자신이 되는 순간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그냥 쓰시면서 해방이 되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라요.


앞으로도 저는 제 자리에서 쓰는 사람으로 있을 것 같아요.

그저 지켜봐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25년도에도, 26년도에도

난 여전히 쓰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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