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로 번지던 날들은
바람의 뒤편에 눕혀 두자
한때 밀어붙이던 마음의 무게도
잘 버텨냈던 날들조차
옛 그림자에 기대어 쉬게 하자
짧은 가을 끝에 남은 상처들은
낙엽 속에 덮어 두고
말끝이 흐려지던 관계도
겨울바람에 흩어 버리자
잠시 스쳐간 사람도
붙잡지 못한 사랑도
어쩔 수 없던 이별들마저
저마다의 빛과 그림자를 품고 있었음을
나를 이끄는 마음 끝 어딘가
아직 이름조차 갖지 못한 꿈들이
조용히 피어나고 있음을
느리게 머물던 생각도
한 걸음씩 떨리던 발끝도
사실은 이 길 위에서
가장 나다울 수 있음을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