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지 않는 회사가 아닌 더 단단해지는 회사

역사만이 아닌 전망과 실적으로, 튼튼하게 버텨줄 기업의 건강 진단

by 완연

오래되고 역사가 깊은 기업은 앞으로도 걱정없이 튼튼하고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을까? 역사가 깊다는 것은 훈장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방향 전환에 제동이 걸리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역사가 깊고 전세계 사람들에게 유명한 기업이라 해도 시대에 맞춰 진화하지 못한다면 결국 정체를 넘어 퇴보의 길을 걷게 된다.


약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드는 40여년 연속 미국 내 픽업 트럭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다. 현재에도 미국내 자동차 판매량의 강자인 사실은 변함없지만 겉모습과 달리 내부 사정은 녹록지 않다. 2025년 한해에만 수백만대의 리콜을 발표했고 전기차 시장에는 브랜드 유명세를 업고도 큰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며 위기를 맞이했는데 문제는 이 위기가 큰 손실을 동반했다는게 문제다.


26년 02월 11일에 제출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5년 전기차 사업부의 매출은 59억달러, 손실이 무려 50억 달러로 24년 47억 달러보다 적자폭이 늘었는데 . 이 손실을 내연기관과 상용차 부문에서 메우다 보니 전체적인 마진 압박이 심각하다. 판매량 1위라는 타이틀 뒤에서 천문학적인 리콜 비용과 보증 수리비가 기업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물론 포드가 망할 회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상용차 부문에서 91억 달러의 이익을 내며 전년도 71억 달러 대비 성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지금 놓여진 위기를 잘 헤쳐나가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받는다면 투자 가치는 높아지겠지만 상황 타개를 위해 노력하지 않거나 그저 그런 성적만 계속 보인다면 역사만 남은 기업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처럼 트랜드나 미래 기술에 따라 변화에 발맞춰 가야 지속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업은 주춧돌이 될 종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거나 경쟁사가 등장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그렇다면 경쟁사가 많더라도, 안정기에 접어든지 오래되고 기업의 큰 성장이 기대되지 않더라도 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담당해줄 종목은 존재하지 않는걸까?


그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주가 그런 경우인데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처럼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올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금융주는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종목들이 많다. 국가가 허락한 면허 사업이며, 돈 자체가 상품이기에 실물이 썩거나 재고가 쌓일 걱정이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 어디 듣도 보도 못한 떨거지 회사가 아닌 규모가 있는 증권사나 은행이라면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포트폴리오에 한자리 차지 했을때 심적 부담감을 많이 덜어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 상관없이 들어가는 것보단 역시 저렴할때 매수하는게 더 좋은건 변함이 없으니 항상 급하지 않게 공부해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금융주 이외에도 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줄 기업들은 많다.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나 섭취하는 식품,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참고해서 종목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방법도 있다.


당신은 지구상에서 벌레가 사라질 날이 올거라 생각하는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롤린스 형제의 회사 롤린스는 1964년 미국의 방제 업계 1위를 자랑하는 오킨을 인수하며 기존 방송업을 정리하고 해충 방제 회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오킨이라는 메인 플랫폼에 전국의 작은 방역 업체들을 하나씩 인수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거창한 미래 기술이 없어도 돈이 마르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었으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회사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몸집이 커지기 시작했다. 롤린스가 안정기에 접어든 후 회사는 탄탄대로만 걸을 수 있었을까? 이럴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는 법이다. 영국의 렌토킬은 2022년 당시 미국 해충 방제 2위를 달리고 있는 터미닉스를 67억 달러에 인수합병했고 이 합병으로 인해 매출 규모에서 렌토킬이 롤린스를 앞질러 북미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우리는 투자를 할 때 업계 1위이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바로 자본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봐야한다. 롤린스의 이익률은 렌토킬에 비해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중이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을 인상 하여 인건비 상승분을 서비스 가격에 100% 전가하면서도 고객 이탈률을 낮게 유지했다.


근 10년간 롤린스와 렌토킬의 ROIC(Return On Invested Capital, 투하자본수익률)와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를 비교해보자


근 10년간 평균 ROIC 롤린스 ~24% 렌토킬 ~8% (16% 차이)

근 10년간 평균 ROE 롤린스 ~32% 렌토킬 ~14% (18% 차이)


이 수치는 롤린스가 렌토킬보다 훨씬 적은 바존으로 훨씬 많은 현금을 뽑아내는, 즉 수익의 밀도가 높음을 입증한다.


물론 이 차이가 영원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우리가 포트폴리오에 방어력이 강한 종목을 선정해야 할 때 이러한 기업의 내실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는걸 말하고 싶다. 재무의 건정성 뿐만 아니라 CEO의 성향이나 경영 스타일도 알아보는 것이 당연시돼야 하고 현재 주가가 매수하기에 매력적인 가격인지도 봐야한다. 좋은 회사라고 어차피 우상향 할것이라고 무턱대고 매수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주식은 비싸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꼭 사야하는 생필품이 아니다. 기다리다 적정가격이 왔을때 매수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주식시장에서 상승과 하락은 필연이다. 상승만 계속되지 않고 하락만 계속되지도 않는다. 우리가 힘들게 번 돈을 맡길 때는 반드시 계산된 행동과 명확한 근거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름값에 속지 않는 안목, 그것이 당신의 계좌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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