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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육공 Nov 08. 2022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늘의 bgm: What's up-4 Non Blondes>


  '25살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인생을 오르려 노력해'라는 가사의 노래를 들으며, 그보다 N년을   나는 내적 고함을 지르는 중이다. 미리 얘기하지만 꺄아악이 아닌 락커의 으아아아아아아아에  가까운 지름이다. 레즈비언  명으로 구성된 락밴드가 혁명을 노래하는 것과, 의자에 앉아 월급을 축내며 내적 고함을 지르는 삶은  거리가 있긴 하다. 어쨌든 혈중  농도를 높여야 하는 때다. 출근길에 하드락을 들으며 긴급 수혈을 받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알고 있을지 모르나는 락덕후다. 락이 세상을 구제하리라 믿는 그런 인간! 가슴을 둥둥 울리는 베이스 라인, 환상적인 드럼, 일렉의 존재감, 거기에 끝내주는 보컬까지 합쳐지면 세상 모든 감정이 뒤섞여 폭발해 생각은 멈춰버리고 그저  감각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게 생각이 많은 인간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기에 글을 쓰기 작했고, 현재는 생각나는  '아아아아아아아아아'밖에 없다. 그래서 제목도  모양이다. 막상 쓰고 보니 마음에 든다. 유식하게 말하면 전화위복이고, 밈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좋아'이다. 단순하게 표현해서, 머리가  들어차서  터져버린 상태이기에 오늘은 평소 보다 더욱 아무  대잔치를 해보려 한다.


  락덕후들은  번쯤 악기를 배워보려 했을 거다.  그런가? 내가 선택한 악기는 기타인데, 놀랍게도 일렉이 아니라 통기타를 배웠었다. 이유는  쓰잘  없는데, 당시에 맘에 들었던 인간이 통기타를  치는 인간이었다. 그치를 꼬시기 위해 ' 통기타 배워보고 싶어'라고 내뱉었고,  친구 집에서  10  잠들어 있던 통기타를 갈취해 본격적인 수작질에 들어갔었다. 우습게도  인간은 교육적 재능이 전무했다. 나는 호감이 있거나 말거나 답답한   참았기에 그냥 돈을 내고 전문가가 제공하는 레슨을 받았다. 결론만 말하자면  기타 실력은 바닥을 찍었고, 기타 선생님과는 절친이 되었다. 기타 선생님의 친구들과 남편, 거기에  동생까지 우리는 모두 집단적 친구 상태가 되었, 내가 꼬시려 했던 인간은 뭐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기타를 배우기로 마음먹었을 때엔 인생이 이렇게 굴러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내가 기타 선생님의 결혼식장에 가서 눈물을 훔치며 '둘이 잘살아야 해~!!!'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심지어 나와 내 동생이 신부 바로 뒤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 신부가 바로 기타 선생님이다. (사족이지만 기타 선생님의 남편은 나와 카트라이더를 같이 하는 길드장이다.)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따로 있나, 내 인생이 바로 그거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인생이라면 굳이 왜 생각이라는 걸 하고 살아야 할까 싶다.


  그러게?  생각이란  하고 살아야 하지? 어차피  뜻대로 되는 일보다는,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   많은 삶인데 말이다. 그런데 생각을  하려면 생각의 서류더미를 쌓아놓고 그걸 터뜨리는 생각을 해야 한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게 이미 너무 생각에 중독되어 도무지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을 끊을  없다. 락의 도움을 받거나 게임을 하거나 단순작업을 하거나, 어쨌든 무언가는 해야지 그나마 머릿속이 잠잠해진다. 어떨 때는 도저히 생각의 해일에서 도망칠  없어서 생산성에 미친 워커홀릭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워커홀릭 진짜 적성에  맞아.  한량이 적성인데. 고대 아테네에서 남성 귀족으로 태어나 광장에 쭈그려 앉아 생각을  밖으로 쏟아내고 밥을 얻어먹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안타깝게도 나는 생각이 즉각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21세기의 동양 여성으로 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영화의 서평을 쓰려했는데, 어쩌다 이런 아무 말을 하고 있나! 그건 그렇다. 애초에 계획을 짜는 데엔 재능이 없다. 그걸 실천하는 것에는 더더욱 재능이 없고. 그러니까  같이 대충 살았으면 좋겠다. 대충 나처럼 헛소리나 하면서 비실비실 웃어젖히고, 힘든 일이 생기면 블랙 코미디로 승화하고, 생각의 실타래로 엉켜있는 뇌를 꺼내 씻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구제불능 잡생각 중독 인생을 감내하는 !  그렇게 나와 같은 기분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당연히 헛소리에 불과한 소망이지만 말이다. 하여튼 오늘의 글도 말도  되게 마무리하겠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ㄴ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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