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키 Feb 05. 2024

전 스포츠맨이니까요!

주말에 태백을 다녀왔다. 3X3 길거리 농구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서.. 정확히 말하자면 '대회' 참여가 목표는 아니였고, 대회에 참여한 아마추어 선수들을 향한 응원에 함께 참여하기 위해..!!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이 팀을 이루어 대회에 참여했고, 이를 응원하기 위해 함께 한달음에 태백으로 달려갔다.


경기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실력의 차이는 명확했기에, 아쉬울 것도 없이 패배했다. 완벽하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내 친구들이 농구를 하는 이유는 농구의 '즐거움' 때문이다. 공을 튀기며 달려나가는 행위의 즐거움. 슛을 넣고 골대에 공이 들어갔을 때의 즐거움. 네모난 코트 속에서 팀원들과 공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팀워크의 즐거움. 그 수많은 즐거움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였다.


난생 처음 대회에 참가한 친구들은 아마추어 수준이 이정도일줄은 몰랐던 거다. (나도 몰랐음)

20살 초반의 참가자들은 날다람쥐마냥 날쌨고, 깃털처럼 가벼웠다.

평균나이 3X의 직장인들은.. 일주일에 1번 퇴근 후에 만나 공을 튀기는 내 친구들은 젊은이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젊음의 힘' 이라는게 저런거구나. 응원석에서 연신 감탄하며 지켜봤다.


경기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실력의 차이는 명확했기에, 아쉬울 것도 없이 패배했다. 완벽하게.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아니었던거다.

경기가 끝나고 응원석으로 돌아온 친구들은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그 10분만에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버린 것은 당연하고, 손가락 손목 무릎 할 것 없이 피멍이 올라오고있었다. 10분 내내 팔팔하게 뛰어다니던 친구들은 코트 밖으로 걸어나오자마자 다리를 절뚝이며 그새 쉰 목소리로 서로를 보듬으며 껴안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왜 눈물이 나던지..

경기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었다. 친구들은 코트 안에서 온 힘을 다해 골을 막았고, 골을 넣었다.

아쉬울 것도 많았다. 친구들과 내가 흘린 눈물이 그 아쉬움의 증표였다.


친구들도 느꼈을거다. 상대방의 손 끝에서 날아오른 공이 골대를 유연하게 통과해 나갈 때, 재빠른 속도로 그들의 수비를 피해 앞으로 뻗어나갈 때. 이 경기는 승부가 되지 않는다는 걸.

그럼에도 그들은 그 10분동안 단 1초도 뛰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음 번엔 꼭 1승을 노려보겠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보며.. 뜨겁게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꼈다.

왜 나를 울려 .. 

작가의 이전글 계약직의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