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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아빠 Aug 15. 2022

노을이의 첫 접종

폭풍성장의 시작

생수통 보다 작고 귀여운 아이

노을이가 집에 오고 나서 드디어 첫 접종을 하게 되었습니다. 몰랐어요. 대형견의 성장 속도가 이리도 빠를지, 지금은 정말 작고 귀여운 아이지만 성장과 동시에 개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만 1세가 되기 전까지는 항상 개춘기인 거 같아요. 우리 애는 다르겠지~ 했지만 멍멍이들은 다 비슷하더라고요. 그나마 얌전해서 다행이에요.

왜 이리 짠하고 불쌍한 척을 하는지 체중계에 올라갔을 뿐인데, 수의간호사 선생님께서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답니다. 왜냐하면 정말 빨리 성장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사진을 가장 많이 찍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하나 배웠습니다. 정말 256GB의 용량이 꽉 차게 될 줄이야. 노을이는 첫 방문한 병원에서 1차부터 5차(광견병 접종)까지 전부 다 했어요. 처음 키우는 반려동물이기에 밥과 간식량에 대한 조절을 잘 몰랐고, 엄마 없이 자라는 애라서 부실하게 자랄까 봐 정말 아낌없이 밥을 줬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첫 배탈이 낫고 처음 접하는 배탈에 난처했던 저는 흰 죽을 써주기도 하고 참 난감했는데, 나중에 유튜브나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의 조언으로는 배탈 낫을 때 한 끼가 아니라 하루 치의 음식을 금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아련한 표정으로 쳐다보면 저도 모르게 챙겨주고 싶었답니다.

처음 맞는 주사에 피로함을 느낀 노을이

지난 일에 대해서 회고로 작성하게 되는 노을 이야기를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 아가의 성장과 아빠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어요. 첫 접종을 다녀온 뒤에 분부니(응가)를 했는데, 숙주나물 같은 이상한 것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어? 우리 애기가 콩나물을 먹었나 해서 다음 접종에 물어보니 회충이 나온 거라며 회충약을 처방해주셨어요. 노을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저에게 오기 전까지는 실외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아마도 질병에 취약했었나 봅니다. 몇 번의 분부니를 거친 뒤 더 이상 회충은 나오지 않았어요. 그 덕분에 모든 영양분을 200% 흡수하기 시작했습니다. 1차에 5kg으로 시작하여 2차에 8-12-18-23kg으로 폭풍 성장을 했는데, 수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제가 아는 노을이가 맞냐며 되물으셨습니다.


 반려견들이 성장할 때 체중만 성장하는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본격 개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입질과 짖음이 시작되었어요. 우리 아가가 정말 말괄량이구나 덕분에 앞으로 심심하지 않겠구나…

사악한 눈빛의 시작

 장난꾸러기도 이런 장난꾸러기가 있나 싶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땐 수줍은 소녀이었는데… 물론 지금도 공주님입니다. 저렇게 사악한 표정을 지을 때는 어떻게 아빠를 괴롭힐까 어떻게 장난쳐야 즐거울까 하는 표정이 보일 정도로 강아지의 감정도 사람처럼 얼굴에 드러나는 걸 알았어요.

아빠한테 처음으로 혼난 노을이


 아마도 돼지머리고기 같은 말랑말랑한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제 코를 콱 물었답니다. 아직 유치이기에 매우 날카로워요. 이때부터 이갈이가 시작되었습니다. 거실에 있는 캠핑의자를 모조리 씹어서 날카로워지고 제 귀와 코를 무는 걸 참 좋아하더라고요 코를 콱 물려서 피가 줄 줄났습니다. 그래서 벌로 목줄을 매어놨습니다. 근데 왜 귀여울까요? 반항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짖음이 시작되는데 이 요구성 짖음이 정말 아빠를 피곤하게 하더라고요. 이제부터 서로 의사소통이라는 걸 음성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반려견들이 똑똑하면 말도 잘 듣고 저 대신 무언가를 해줄 거 같은 영화 같은 환상을 갖고 있던 노을 아빠예요. 하지만 이 요구는 뭐 해달라 뭐 해달라고 계속 큰 소리로 짖습니다. 본인도 처음으로 짖는 거라 음량 조절을 못하더라고요. 짖을 때마다 아빠가 다 들어주니깐 요구의 단계가 계속 올라갑니다. 마치 자기 전에 불 꺼줘~ 물 갖다 줘~ 이런 것처럼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딸 바보가 된 노을 아빠는 공주님이 해달라는 걸 다 해주다가 이제 교육이라는 걸 시작하게 됩니다. 요구성 짖음을 해결하는 데에는 약 2주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입질은 안돼! 안돼! 단호하게 말해도 안 통하길래 특단의 조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초보 반려견을 키우시는 견주들의 고민이지만 특단의 조치로 주둥이를 손으로 움켜쥐고 20초 동안 기다렸습니다. 아이가 고통스러워도 둘이 편안하게 살기 위해선 교육이라는 걸 해야 한다고 강형욱 훈련사님께서도 항상 언급하시더라고요.


어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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