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면서도 여전히 서툴고 흔들리는 나
밤이 깊어질수록 마음이 유리잔처럼 투명해집니다.
작은 충격에도 금이 가고, 스르르 눈물이 흘러내리죠.
어른이 되면 단단해질 줄 알았는데,
그저 더 얇고 조심스러운 유리잔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한 마디가 마음에 박혀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로등 불빛이 흐릿하게 번져 보였습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괜히 내 허물이 될까 입술만 깨물다,
결국 이불속에서 혼자 눈물 훔쳤습니다.
“나는 아직 어른이 맞는 걸까?
아니면 여전히 아이일까?”
우리는 늘 강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감정을 숨기고, 부족함을 감추고,
웃으며 괜찮은 척해야 한다고요.
하지만 진짜 괜찮아지는 방법은
어쩌면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괜찮지 않다고 말하고, 울고, 서툰 나를 인정하는 것.
오늘도 가슴을 토닥이며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그 말은 마치 비 오는 날 창문에 붙은 스티커처럼,
금방 떨어져 나가 버렸습니다.
"괜찮지 않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아!"
머리가 조금 자란 것 말고는 그리 달라진 게 없는,
자주 울고 쉽게 지치지만 조금만 안아주면 금세 웃는 그 아이.
나는 그 아이를 오래 바라보다가 조용히 안아줍니다.
“괜찮아, 오늘도 잘했어.”
울어도 괜찮고,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그러면 서서히 마음이 녹습니다.
우린 누구나 마음속에 작은 아이 하나쯤 품고 삽니다.
그 아이가 울 때, 외면하지 말고 들어줘야겠죠.
그래야 진짜 어른이 되는 길이 보일 테니까요.
<작가의 서랍>
며칠 전, 별일 아닌 일로 눈물이 터졌습니다.
지하철 한가운데서 터진 울음에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늘 집에서 모두가 잠든 밤에 이불속에 숨어 울었는데....
너무 참았던 걸까요?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에서 울음이 터지니
감정이 주체가 되질 않았습니다.
왜 울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누군가 내 마음을 조금만 알아줬으면 했던 것 같아요.
어른이니까 참아야 한다고 스스로 다독이면서도
결국 어린 나를 안아주지 못했던 거죠.
아직도 그 감정은 남아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괜찮지 않습니다.
하나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괜찮아, 오늘도 잘했어.”
이 말조차 아직은 조금 낯설기만 합니다.
하지만, 유리잔 같은 마음일지라도
폭신한 포장지로 싸주면 깨지지 않잖아요.
오늘은 그 포장지가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가슴을 토닥이며 나를 안아줍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괜찮아질 거야.
진실은 언제나 빛을 내니까."
어쩌면 우리 모두는 여전히 아이일지 몰라요.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부서질 듯 아픈 순간도 결국 나를 빛나게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