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나만의 19호실은?

by 이연화

《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이건 모두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야.

처음에 나는 어른이 된 뒤 12년 동안 일을 하면서 나만의 인생을 살았어. 그리고 결혼했지.

처음 임신한 순간부터 나는, 말하자면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넘겼어. 아이들에게.

그 후 12년 동안 나는 단 한순간도 혼자였던 적이 없어. 나만의 시간이 없었어. 그러니까 이제 다시 나 자신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해. 그뿐이야.”

P.290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우리는 사회와 타협하고,

때로는 인내하며 살아가지만 그 자체가 기쁨이 되지는 않는다. 기쁨은 고독 속에서, 오로지 충만한 자신과의 일대일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다.


‘나는 혼자야. 나는 혼자야. 나는 혼자야.’

온전히 혼자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도 귀한 일일까.


《19호실로 가다.》를 본 것은 코로나팬데믹 때 온라인 독서모임에서였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궁금증을 자극했다.

19호실?


책을 읽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 역시도 주인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결혼과 양육!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 사치라 생각했다. 생각과 달리 내 안에서는 나만의 19호실로 가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게 끌어 올랐다.

꽉 막힌 답답함, 한순간도 시선을 놓지 못하는 현실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간절함이 클수록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졌다.

하지만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였기에, 양육의 책임과 의무가 있었기에 쉽지 않았다.

잠시라도, 잠깐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으며

편하게 쉬고 싶었던 나를 외면할 수 없었다.


짐을 정리하고, 방을 치우며 나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 작은 방에 작은 책상과

의자를 옮겼다. 며칠 동안 틈틈이 정리를 하고, 청소를 했다. 결혼할 때 선물 받은 조명도 꺼내 책상 위 한쪽에 놓았다. 서점에서 읽고 싶었던 책도 몇 권 구입했다.

문구점에선 다이어리 겸 노트, 3색 볼펜도 샀다.

그릇가계에서 예쁜 커피잔도 주문했다.

아이들을 재우고 조용히 따스한 차를 준비해

의자에 기대어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은은한 조명, 향기로운 차향,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얼마 만에 갖는 시간인가.

꿈만 같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있으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행복해서 흘리는 눈물은 단맛이 났다.

잠시나마 피로를 풀 수 있게 잘 자는 아이들이 고마웠다. 이런 게 필요했구나.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삶을 행복하게 하는지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나만의 19호실을 만들어가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의 19호실은 다양하다.

어느 날엔 영화관이 19호실이 되어주기도 한다.

공원, 산책로, 한적한 커피숍, 빵집, 바다, 산, 호텔등이

나의 19호실이다.


당신의 19호실은?

없다면 지금이라도 괜찮으니 내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보자.

힘들고 두려운 삶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나의 행복은 나만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나만의 19호실에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여행을 하고 있다.

그러함에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



#19호실로가다 #내삶을바꾼책 #나만의19호실을찾아서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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